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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실핏줄 멈췄다…산업계 셧다운 공포

민주노총 산하 화물연대가 24일 집단 운송 거부에 들어갔다. 철도노조와 서울지하철노조는 이날 준법 투쟁으로 가세했다. 서울지하철노조는 30일, 철도노조는 다음 달 2일 전면 파업을 예고한 상태다. 정부는 “불법 행위에 관용 없이 엄정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지난 총파업 때보다 강경한 입장을 보임에 따라 ‘강대강’ 대치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자칫하면 육상 물류의 축인 화물차와 철도가 동시에 멈추는 최악의 상황에 직면할 수도 있다. 산업계의 물류 동맥이 끊긴다는 뜻이다. 물류가 멈추면 전체 산업의 셧다운으로 번질 수 있어 가뜩이나 어려운 국가 경제에 치명상을 입힐 수 있다.

화물연대는 이날 오전 10시 전국 16개 지역본부별로 총파업 출정식을 열고 운송 거부에 돌입했다. 철도노조는 준법투쟁에 들어가면서 철도 민영화 정책 철회, 구조조정과 정원 감축 시도 철폐, 인력 충원을 통한 안전대책 마련 등을 요구했다. 그러면서 ‘대국민 호소문’을 내고 “본질적으로 시민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두려는 것”이라며 “불편해도 인내하고 투쟁에 함께해 달라”고 호소했다.

산업계는 비상이 걸렸다. 파업 참여자가 운송을 거부하면서 제품을 출고하지 못하는 공장도 생겨나고 있다. 물류가 실핏줄에 비유되는 만큼 파업이 장기전에 접어들 경우 경제 전반으로 부작용이 확산하는 건 시간문제란 지적이다.

국토부는 전국 12개 항만의 컨테이너 장치율이 오후 5시 현재 64.2%로, 평상시(64.5%)와 큰 차이가 없다고 밝혔다. 장치율은 항만의 컨테이너 보관 능력 대비 실제 보관된 컨테이너의 비율을 뜻한다. 그러나 컨테이너 반출입량(오전 10시~오후 5시)은 1만4695TEU(1TEU는 20피트짜리 컨테이너 1개)로, 평상시(3만6655TEU)보다 60% 떨어졌다

철강 업계에선 파업으로 제품 출고가 멈췄다. 현대제철 포항공장은 이날 제품 출하를 전혀 하지 못했다. 이 공장에선 하루 평균 8000t을 출하하는데 파업 사태로 꼼짝할 수 없었다. 화물연대 포항지부 조합원 1000여 명은 이 공장 앞에서 출정식을 열고 총파업에 돌입했다.

현대제철 당진공장에서도 화물연대 파업 출정식으로 정문 앞 도로가 막히면서 육상 운송을 통한 철강재 출하가 전면 중단됐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물류가 완전히 막혀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며 “출하가 되지 않으면 시간이 지날수록 피해가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시멘트 업계에서도 파업으로 인한 출고량 감소가 나타나고 있다. 이번 파업으로 육로로 시멘트를 운반하는 시멘트 트레일러 운행이 대부분 중단됐다.

철도까지 멈추면 최악의 상황…경제6단체, 파업 중단 호소문

한덕수
강원도 삼척에 있는 삼표시멘트는 이날 해상으로만 시멘트 2만5000t을 출하했다. 이 공장에선 육로와 해로로 하루 평균 시멘트 2만7000t을 출하하는데 육로가 막히면서 해로만 이용해 시멘트를 출하했다.

한국시멘트협회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지난 6월 운송 거부로 시멘트 매출 손실이 1061억원에 달하는 등 업계는 최악의 위기 상황에 직면한 바 있다”며 “명분 없는 운송거부 행위를 단호하게 반대한다”고 밝혔다.

이날 한국경영자총협회와 전국경제인연합회, 중소기업중앙회, 무역협회, 대한상공회의소, 한국중견기업연합회 등 경제6단체는 화물연대의 집단 운송거부 중단을 호소하는 입장문을 발표했다.

올해 6월 화물연대가 8일 동안 운송거부를 했을 때 산업계가 입은 피해액은 1조6000억원에 달했다.

2016년 9월부터 72일간 이어진 철도노조 파업 때는 코레일만 하루 14억원의 손실을 냈고, 산업계 전반에 미친 간접 피해는 더욱 컸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불법적인 운송거부나 운송 방해 행위에 대해서는 일체의 관용 없이 모든 조치를 강구해 엄정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날 화물연대의 집단 운송거부에 대해 합동담화문을 발표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과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원희룡 국토부 장관, 윤희근 경찰청장 등 8개 부처 수장의 공동명의다. 정부는 합동담화문에서 ▶운송거부자에 대한 과태료 부과 ▶운송 방해, 협박 등 불법행위 강력 대응 ▶업무개시 명령 발동과 불응 시 예외 없는 법적 조치 등의 방침도 밝혔다. 업무개시 명령에 불응하면 화물운송 자격이 취소될 수 있다.



김기찬.강갑생.강기헌.이희권(wols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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