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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과녁" 위협에 "尹 천치바보" 막말…김여정 발끈한 배경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동싱인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지난 8월 평양에서 열린 전국비상방역총화회의에서 연설하는 모습. 연합뉴스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이 이틀 만에 또 담화를 내놓고 대미·대남 공세를 이어갔다. 특히 이번엔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막말을 쏟아내며 한국을 직접 위협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친 여동생이자 그의 '입' 역할을 하는 김 부부장이 한국을 직접 공격 대상으로 언급했다는 점에서 우려가 나온다.

김 부부장은 24일 담화에서 "(한국)국민들은 윤석열 저 천치바보들이 들어앉아 자꾸만 위태로운 상황을 만들어가는 정권을 왜 그대로 보고만 있는지 모를 일"이라며 "그래도 문재인이 앉아 해먹을 때에는 적어도 서울이 우리의 과녁은 아니였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미국과 남조선 졸개들이 우리에 대한 제재압박에 필사적으로 매여달릴수록 우리의 적개심과 분노는 더욱 커질 것이며 그것은 그대로 저들의 숨통을 조이는 올가미로 될 것"이라고 위협 수위를 높였다.

전문가들은 윤 대통령과 문 전 대통령을 직접 거론한 이날 담화에 대해 최근 한반도의 긴장이 고조한 책임을 윤석열 정부에 떠넘기는 동시에 한국 내 여론을 자극해 '남남갈등' 증폭시키려는 다목적의 포석이 담겼다는 분석을 내놨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서울 과녁까지 언급한 것은 윤석열 정부의 대북 기조에 대한 극도의 적개심과 분노를 상징적으로 표출한 것"이라며 "자신들의 연속적이고, 무모한 도발들이 초래하고 있는 한반도에서의 위태로운 상황에 대한 책임을 남측에 전가하는 측면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전직 정부 고위당국자도 "전·현직 대통령의 실명을 담화에서 직접 비교하며 언급한 것은 전형적인 대남 심리전의 일환"이라며 "남북관계 상황과 대북정책을 두고 의견을 달리하는 한국 내 보수와 진보 세력을 극단적으로 갈라치기를 하려는 의도"라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3일(현지시간) 캄보디아 프놈펜 한 호텔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 부부장은 이틀 전인 지난 22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문제를 논의한 데 대해 "명백한 이중기준"이라며 반발하는 담화를 발표하며 지난 8월 이후 3달여 만에 전면에 등판했다. 9월 중순 이후 집중되고 있는 북한의 무차별 도발 상황에서도 직접 나서지 않았던 김 부부장이 연이어 전면에 나선 이유가 대북 제재, 즉 '돈줄'과 관련이 있다는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특히 이틀 전 담화가 유엔의 대북 제재 시도가 중국·러시아의 반대로 사실상 어려워지자 이를 조롱하는 데 초점을 뒀다면, 이날 담화는 안보리 회의 이후 한·미가 별도로 추진하는 독자 제재에 발끈한 성격이 강하다.

김 부부장은 지난 담화에서 "미국과 그에 추종하는 반동 무리들의 이러한 망동을 우리의 자주권에 대한 난폭한 침해로, 조선반도 정세를 새로운 위기 국면에로 몰아가려는 엄중한 정치적 도발로 강력히 규탄한다"며 "자위권 행사를 시비질하는 데 대하여서는 그가 누구이든 절대로 용납하지 않을 것이며 끝까지 초강경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반공화국 적대 행위에 집념하면 할수록 보다 치명적인 안보 위기에 직면하게 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며 "초강경 대응을 하겠다"고 위협했다.

그리고 이날 담화에선 한·미가 암호 화폐 탈취 등을 차단하려는 움직임을 특히 문제 삼았다. 외교가에선 제재의 방향이 김정은 정권의 핵심 자금줄로 향하는 데 대해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김 부부장은 특히 이날 담화에서 "지난 22일 남조선 외교부 것들이 우리의 자위권행사를 '도발'이라는 표현으로 걸고 들며 그것이 지속하고 있는 것만큼 추가적인 '독자 제재' 조치도 검토하고 있다는 나발을 불어댔다"며 한국의 외교부를 담화를 낸 배경으로 직접 등장시켰다.

지난 22일 임수석 외교부 대변인이 정례 브리핑에서 "북한의 사이버 활동 관여 인사에 대한 제재 대상 지정, 사이버 분야 제재 부과 등도 검토할 예정"이라며 암호 화폐 등에 대한 제재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것을 겨냥한 말로 해석된다.

김 부부장은 "미국이 대조선(대북) '독자 제재'를 운운하기 바쁘게 토 하나 빼놓지 않고 졸졸 따라 외우는 남조선 것들의 역겨운 추태를 보니 갈 데 없는 미국의 '충견'이고 졸개라는 것이 더욱 명백해진다"며 자신들의 '돈줄'을 옥죄는 주체가 한국과 미국임을 분명히 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던져주는 뼈다귀나 갉아먹으며 돌아치는 들개에 불과한 남조선 것들이 제 주제에 우리에게 도대체 무엇을 어떻게 '제재'하겠다는 것인지 정말 보다보다 이제는 별꼴까지 다 보게 된다"고 맹비난을 가했다.

한·미는 암호화폐를 김정은 정권의 핵심 자금줄로 인식하고 공조를 강화하고 있다. 중앙포토
북한이 한·미의 독자 제재 움직임에 대해 김여정이 노골적으로 비난한 배경과 관련해선 "북한이 한·미 연합 군사훈련에 이어 독자 제재를 새로운 추가 도발의 명분으로 삼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대진 원주 한라대 교수는 "북한은 지금까지 자신들의 핵·미사일 개발이 국방력 강화라는 자위권 차원의 정당한 행위라고 주장하면서 도발의 명분으로 삼아왔다"며 "한·미 훈련에 이어 이날 독자 제재 움직임을 구체적으로 비난한 것을 빌미로 삼아 향후 ICBM 발사나 7차 핵실험을 감행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통일부도 김여정 담화에 대한 입장을 내놨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김여정 부부장이 우리 국가 원수에 대해 저급한 막말로 비난하고 초보적인 예의도 갖추지 못한 것에 대해 매우 개탄스럽게 생각한다"며 "현 한반도의 긴장 국면은 북한의 연이은 미사일 도발 등으로 초래됐음에도 도적이 매를 드는 식으로 우리에게 책임을 전가하려는 태도에 대해 강한 유감을 표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 국민에 대해 반정부 투쟁을 선동하고 체제를 흔들어보려는 불순한 기도를 강력히 규탄하며 이러한 시도에 우리 국민은 누구도 동조하지 않을 것이며 오히려 북한 당국에 대한 인식만 더욱 나빠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영교(chung.yeonggy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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