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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인회 멤버 김영진도 돌아섰다…친명 10여명 줄줄이 '탈명' [흔들리는 이재명의 민주당 上]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23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검찰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정조준하면서 민주당의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이 대표는 지난 8월 28일 전당대회에서 77.7%의 압도적인 득표로 당선됐지만, 그 이후 석 달간 사법리스크만 커졌을 뿐 당내 세력확대엔 사실상 실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대선 때 이 대표를 도왔다가 ‘탈명(脫明)’을 택한 인사들이 줄을 이었고, 중립지대 의원들도 이 대표의 위기를 수수방관하는 모습이다.

23일 중앙일보 취재에 따르면 169명 민주당 의원 중 공개적인 탈명 인사는 10여명, 중립성향 인사는 약 40여명에 달한다. 여기에 친문재인계 30여명, 친이낙연계 20여명까지 합치면 비명계는 100명을 훌쩍 넘는다. 이 대표 취임 후 60여명의 신(新)명계가 당 주도권을 잡았지만, 당 전체를 아우르진 못한 셈이다.

2018년 경기지사 선거 당시 이재명 민주당 후보(가운데)를 응원하는 김영진 민주당 의원(왼쪽). 오른쪽은 임종성 민주당 의원. 페이스북 캡처

친명계 핵심인사이자 7인회 멤버였던 김영진(수원병) 의원은 지난 6월 지방선거 당시 이 대표가 인천 계양을에 출마한 뒤론 정치적 조언을 하지 않는다. 김 의원은 2017년 민주당 대선 경선부터 이 대표를 도왔고 지난 대선에서는 총무본부장(사무총장)을 맡아 사실상 대선 캠프를 총괄 지휘했다. 2017년 문재인 당시 대선 경선 후보가 “도와달라”고 했을 때도 이 대표 곁에 머물렀던 그는 지난 8월 이 대표 취임 이후에는 어떤 당직도 맡지 않았다.

김 의원은 최근 중앙일보에 “인천 계양을 출마와 당 대표 출마를 만류했지만 더는 이 대표가 듣지 않았다. 그래서 가끔 술을 마시고 얘기는 나누지만 더는 정치적 조언을 하지 않는다”고 했다. 대선 패배 후 휴식기를 가진 뒤 정치적 재도전을 하라는 조언을 했지만, 이 대표가 듣지 않자 그의 곁을 떠났다는 얘기다. 이후 소원해진 관계는 더는 좁혀지지 않고 있다.

이 대표의 사법연수원 18기 동기인 조응천(남양주갑) 의원은 최근 이 대표 비판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 대표 최측근인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과 정진상 정무조정실장이 구속되자 그는 지난 21일 “이 대표가 유감을 표명할 때가 됐다”며 “이 대표가 (대장동 의혹과) 무관한지 알 도리가 없다”고 지적했다.

2019년 당시 이재명 경기지사(오른쪽)와 조응천 민주당 의원이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귀엣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는 지난 대선에선 선대위 공동상황실장을 지내며 캠프 내 ‘레드팀’을 이끌었다. 국민의힘이 이 대표를 공격하면 언론 인터뷰에서 “내가 다 따져봤다는데 문제없다”며 적극적으로 방어했다. 그는 최근 중앙일보에 “대선 패배 후 이 대표에게 잠시 휴식기를 가지라고 했다. 그를 북돋기 위해 부부동반 모임까지 제안했지만, 연락이 오지 않더라”고 말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대장동 의혹을 적극적으로 해명하기보다 ‘믿어달라’고만 하는 말에 조 의원이 환멸을 느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원욱(화성을) 의원은 2018년 이 대표의 경기지사 도전 당시 캠프 종합상황본부장을 지냈고 지난 대선에선 조직본부장으로 활동했다. 그의 변화는 좀 더 극적이다. 지난 6월 지방선거 당시 민주당 전략공천관리위원장을 맡았던 이 의원은 송영길 전 대표의 서울시장 출마와 이 대표의 계양을 출마를 적극적으로 반대했다. 이 때문에 ‘개딸(이재명 지지자)’에 공격을 받거나 이 대표 측근으로부터 “한 대 맞자”는 말까지 들었다.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이 의원은 지방선거 패배 후 이 대표를 향해 “(혼자만 당선된) 상처뿐인 영광”이라고 비꼬았고 8월 전당대회에서는 ‘이재명 사당화(私黨化)’를 비판했다. 이 의원은 23일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이 대표가 계양을이나 전당대회에 출마한 것은 사당화가 목표였기 때문에 반대했다”며 “그런 사람이 어떻게 나라를 이끌 지도자가 될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지난 대선에서 전략본부장(전략기획위원장)을 맡았던 강훈식(충남 아산을) 의원도 탈명계 인사로 분류된다. 이 대표를 지근거리에서 조언했던 그는 지난 8월 전당대회에서 이 대표와 경쟁했다. 그는 세대교체론을 꺼내 들며 이 대표를 은근히 압박했다. 그는 최근 중앙일보에 “대선 패배 후 이 대표가 성남 자택에 오라고 했지만, 자신의 출마 문제를 상의할 것 같아서 일부러 가지 않았다”며 “몇 차례 피하니 이후에는 별다른 연락이 없더라”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다시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가운데)가 울산중앙전통시장을 방문했을 당시 강훈식 의원(이 후보 왼쪽)이 수행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9월 민주당 대선경선 당시 이 대표를 공개지지한 친노·친문 직계 전재수(부산 북·강서갑) 의원도 이 대표에게서 완전히 돌아섰다. 전 의원은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인 이 대표가 방산주를 거래해 이해충돌 논란을 빚자 “이 대표를 지지했던 사람들이 대선 패배 후 널브러져 있는데 혼자 주식거래를 한다는 건 실망스럽다”고 공개 비판했다.

대선 전략기획수석부본부장이었던 송갑석(광주 서갑) 의원도 8월 전당대회 당시 최고위원에 도전하면서 “이 대표는 대선·지선 패배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다”며 직격했다. 또 대선 당시 대변인을 맡아 이 대표의 현장행보에 자주 함께했던 홍정민(고양병)·이소영(의왕·과천) 의원도 더는 당직을 맡지 않고 이 대표와 함께 다니지도 않는다.

지난해 10월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가운데)가 경기도 고양 킨텍스에서 열린 '2021 로보월드'에서 참가 업체의 굴절 모션 로봇 작업을 지켜보고 있다. 이 후보 왼쪽이 홍정민 의원, 이 후보 오른쪽은 이소영 의원. 페이스북 캡처

문제는 이 대표와 거리를 두려는 의원들이 점점 많아진다는 점이다. 계파색이 옅은 한 의원은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가 불거지면서 대선 때 그를 적극적으로 방어했던 의원들도 이제는 거리를 두는 경우가 많다”며 “특히 당 대표 취임 뒤 사람들을 폭넓게 쓴 게 아니라 성남시·경기도 라인 등 기존 측근들을 전면 배치한 게 문제를 키운 측면이 있다”고 전했다.

이때문에 이 대표가 대표 취임 이후에도 비주류의 한계를 벗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친명계 초선 의원은 “이 대표가 진짜로 믿는 사람은 성남시장 시절부터 함께 한 서너 명 정도가 거의 전부여서 이들을 계속 쓸 수 밖에 없는 구조”라며 “이 대표가 여의도 경력이 짧다 보니 친한 의원들이 별로 없어 세력화가 어려운 측면도 있다”고 전했다. 당내에서는 “이 대표가 다양한 의원들과 접점을 가지려고 애써 노력하지 않는다”(비례 초선)는 평가도 나온다.

익명을 원한 지도부 관계자는 “과거 친문재인계 핵심이었던 김경수 전 경남지사가 수사받았을 때는 거의 모든 민주당 의원이 방어막을 쳤다”며 “이 대표의 경우는 도와줄 사람들이 너무 적어 안쓰러울 정도”라고 전했다.

지난 3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오른쪽)가 대선 패배 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선대위 해단식에서 이낙연 총괄선대위원장과 악수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비명계에서는 벌써부터 ‘포스트 이재명’ 체제를 대비하려는 움직임이 나온다. 대선 직후 해체됐던 이낙연 전 대표의 싱크탱크 ‘연대와 공생’은 오는 28일 행사를 열어 ‘이낙연 복귀설’에 불을 붙일 예정이다. 친문재인계 당권주자 가운데는 임시 전당대회를 준비하기 위해 벌써부터 지방을 다니며 조직관리에 나선 이도 있다. 비명계 인사는 “이 대표 본인에 대한 검찰 수사가 본격화 되면 본격적으로 반명계의 반발이 터져 나올 것”이라며 “차기 총선까지 이 대표 체제가 유지될 거라고 관측하는 인사들이 점점 줄어드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효성(kim.hyos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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