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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日기시다, '백지 영수증' 문제 인정..."내년 초 국회 해산" 소문도

각료들의 연이은 낙마로 책임을 추궁받고 있는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가 이번에는 자신의 선거법 위반 혐의가 드러나 취임 이후 가장 큰 위기에 처했다. 지난해 중의원(하원) 선거 당시 총리의 선거사무소에서 지역 선관위에 제출한 영수증 중 일부가 어디에 사용됐는지 적히지 않은 '백지 영수증'이었다는 의혹에 대해 기시다 총리는 24일 "일부 불충분한 점이 있었다"고 인정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지난 19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열린 태국 방콕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NHK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기시다 총리는 24일 오전 총리관저에서 기자들에게 "(지난 선거에서 제출한) 첨부서류였던 영수증에 기재된 내용 가운데 일부에 불충분한 점이 있었다"면서 "이후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사무소에 지시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선거운동에 관한 지출은 보고서에 기재된 대로 적정했다"며 위법 행위는 없었음을 강조했다.

앞서 일본 시사주간지 '슈칸분슌'은 기시다 총리가 지난해 10월 31일 중의원 선거를 치르고 제출한 선거운동 비용 보고서에 사용 명세와 수신자가 모두 적히지 않은 '백지 영수증' 94장이 첨부됐다고 보도했다. 금액으로는 총 9만 5000엔(약 91만 4000원) 정도다. 또 사용 목적만 없는 영수증도 약 106만엔(약 1020만원) 상당의 98장에 달했다.

일본 공직선거법은 선거 운동과 관련된 모든 지출에 대해 사용 금액과 날짜, 목적 등을 기재한 뒤 영수증과 함께 선관위에 제출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사용 목적이 기재되지 않은 영수증을 제출한 것은 공직선거법 위반의 가능성이 있다고 슈칸분슌은 지적했다.

신임 총무상도 정치자금 의혹
최근 한 달 사이 기시다 내각에서 각료 3명이 연이어 그만두는 '사임 도미노' 상황에서 총리 자신의 혐의마저 불거지면서 정권의 기반이 흔들리는 양상이다. 지난 20일 총리의 측근인 데라다 미노루(寺田稔) 총무상이 정치자금 관련 문제로 사임했고, 11일엔 자신의 직무를 "사형 집행 도장 찍을 때나 뉴스에 나오는 일"이라고 실언한 하나시 야스히로(葉梨康弘) 법무상이 경질됐다. 지난달 24일엔 통일교와 접점이 확인된 야마기와 다이시로(山際大志郎) 경제재생담당상이 사퇴했다.

이외에도 아키바 겐야(秋葉賢也) 부흥상과 데라다 총무상에 이어 취임한 마쓰모토 다케아키(松本剛明) 새 총무상도 야당으로부터 정치자금 관련 의혹이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사퇴 도미노가 있었던 정권은 단명으로 끝난다"는 말까지 퍼지자 기시다 총리가 분위기 쇄신을 위해 어떤 선택을 할지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내년 1월 개각과 당내 인사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23일 아사히신문은 "총리의 구심력이 떨어진 가운데 인사를 단행하면 오히려 혼란을 부추겨 정권에 심각한 타격을 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해산밖에 방법 없다" 의견도
지지통신은 24일 내년 초 총리가 국회를 해산하고 총선거를 치러 재신임을 물을 것이란 소문이 정치권에 퍼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통일교와의 유착 관계 등으로 정치권에 대한 불신이 극에 달한 상황에서 선거를 통한 의원 물갈이로 정권의 새 기반을 마련할 수밖에 없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하지만 내년 5월 히로시마(広島)에서 선진 7개국(G7) 정상회의가 예정돼 있는 등 정치 일정이 빡빡해 자민당 내에선 "(내년 초) 해산은 무리"라는 의견이 대다수라고 지지통신은 전했다.




이영희(misquic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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