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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생명 끝난 '말레이 국부' 마하티르 "국민 선택 받아들인다"

97세에 총선 또 출마했으나 참패…"집필 활동에 집중할 것"

정치생명 끝난 '말레이 국부' 마하티르 "국민 선택 받아들인다"
97세에 총선 또 출마했으나 참패…"집필 활동에 집중할 것"


(방콕=연합뉴스) 강종훈 특파원 = 지난 19일 열린 말레이시아 총선에서 낙선해 화려했던 정치 인생의 막을 내리게 된 마하티르 모하맛(97) 전 총리가 23일 국민의 선택을 받아들인다며 은퇴 소감을 밝혔다.
자신의 지역구인 랑카위에 또다시 출마했으나 낙선한 뒤 침묵을 지키던 마하티르 전 총리는 이날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그는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이번 선거에서 한 석도 얻지 못한 것이 슬프지만 국민의 선택을 받아들인다"고 했다.
이어 "이번 총선에서 125개 선거구에 후보를 냈으나 모두 패함으로써 의회에 야당으로도 참가하지 못하게 됐다"며 "국가를 위한 당의 모든 계획을 그만두게 됐다"고 덧붙였다.
1957년 영국에서 독립한 후 60년 넘게 말레이시아를 통치한 국민전선(BN) 정권에서 그는 22년간 총리를 지냈다. 지난 총선에서는 야권 지도자로 변신해 정권교체를 이루고 93세에 총리에 다시 올라 '세계 최고령 국가 정상' 기록을 세웠다.
2020년 내부 분열 끝에 정치적 승부수로 사임하고 재신임을 노렸지만, 총리직을 되찾지 못했다.
심장 질환 등으로 여러 차례 입원한 그는 올해 초에는 위독설이 돌기도 했다. 회복 후 "살아있는 게 기적"이라고 말하기도 했던 그는 다시 정치활동에 나섰다.
그러나 그가 결성한 조국운동(GTA)은 단 한 석도 건지지 못했고, 그 역시 지역구에서 후보 5명 중 4위에 그쳤다. 마하티르의 지역구 득표율은 10%에 그쳐 기탁금도 돌려받지 못할 정도의 참패였다.
불과 4년 전 말레이시아 사상 첫 정권교체를 이끌었던 그는 '마하티르 시대'가 끝났음을 스스로 확인했다.
마하티르는 "이 나라의 역사와 활동에 대한 글을 쓰는 데 집중하겠다"며 사실상 정계 은퇴를 선언했다.
그는 "영국의 지배를 받던 시대에 일어난 일을 포함해 기록되지 않은 다양한 사건들이 있다"며 "나 역시 작가들과의 인터뷰에 열려 있다"고 말했다.
1925년 7월생으로 의사 출신인 마하티르 전 총리는 1981년부터 2003년까지 총리를 맡아 강력한 국가 주도 경제발전 정책을 펼쳤다.
후진 농업국가였던 말레이시아를 신흥공업국으로 변모시켜 '말레이시아 근대화의 아버지', '말레이시아의 국부'로 칭송받기도 했다.
동시에 그는 독재에 가까운 철권통치로 비판도 받았다. 언론에 재갈을 물리고 수단과 방법을 다해 반대 세력을 억압했다.
마하티르 전 총리는 새 정부 구성을 둘러싼 혼란에 관해서는 "선거에서 승리한 정당이 정부를 구성해 국가의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과반을 확보한 다수당이 배출되지 않은 총선 이후 말레이시아는 정치적 혼란에 빠졌다. 제3당인 BN이 희망연대(PH)나 국민연합(PN) 등 어느 연합도 지지하지 않겠다고 발을 빼면서 정부 구성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베르나마통신에 따르면 압둘라 국왕은 전날 PH 및 PN 측과 통합정부 구성을 논의했으나 결렬됐고, 이날은 BN 소속 의원들의 개인 의견을 수렴했다. 국왕은 24일에는 각 주 최고 통치자들과 특별회의를 열어 정부 구성을 논의할 예정이다.
doubl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강종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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