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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건보 기금화해야 투명" 추진…공단 "정치에 흔들린다" 반박

서울 영등포구 국민건강보험공단 영등포남부지사의 모습. 연합뉴스

정부와 여당이 국민건강보험 재정을 국가재정에 포함시키고 국회의 심의와 의결을 거치도록 기금화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지난 21일 오후 국민의힘이 건보 기금화와 관련한 비공개 당정 협의를 연 것으로 확인됐다. 기획재정부, 보건복지부 등 관계 부처와 국민의힘 정책위의장, 보건복지위 소속 의원들이 참석해 기금화 필요성을 두고 의견을 교환했다. 이 자리에서 기재부는 건보 재정 투명성을 위해 기금화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복지부는 재정을 좀 더 투명하게 관리해야 한다는데는 공감하지만 기금화 할 경우 얻는 것보다 잃는게 더 많다고 반박했다.


지난 2004년 감사원이 건보 재정의 적자 관리를 위해 기금화 필요성을 제기한 이후, 건강보험 기금화를 둘러싼 논쟁이 20년 가까이 이어졌다. 현재 건보 재정은 국회의 통제 없이 건강보험공단의 일반 회계로 운영된다. 복지부가 관련 예산을 승인하며, 다른 사회보험과 달리 국회의 심의나 의결 거치지 않는다.

건보료율 등 주요 정책은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건정심)를 통해 결정된다. 건정심은 복지부 차관을 위원장으로 하고 가입자(노동계·경영계 등) 측 위원 8명, 공급자(의약계) 측 위원 8명, 공익위원(복지부·건보공단·심평원 등) 8명으로 구성된다. 해당 위원들은 복지부가 임명 또는 위촉해 복지부의 통제가 이뤄지는 구조다.

“재정 건전성·지속성 위해 기금화해야”
기재부, 여당에서는 재정 운용의 투명성을 이유로 기금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지난 7일 서정숙 국민의힘 의원은 건보 재정을 국가 기금으로 운용하는 국민건강보험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건보 사업에 사용하는 기존 적립금을 국민건강보험 ‘기금’으로 변경·설치해 정부가 관리∙운영하도록 한다는 내용이다. 기금화가 이뤄지면, 건보 역시 다른 사회보험 재정과 마찬가지로 기획재정부가 총괄하는 국가재정에 들어가게 된다. 또 기금 운용계획은 국회 심의∙의결을 거쳐 확정되고 국회에 결산 보고를 하게 돼 있다.

서 의원은 법안 발의 배경에 대해 “건강보험은 4대 사회보험 중 재정 규모가 가장 큰데도 국민이 들여다볼 근거가 없다”면서 “재정 건전성과 지속성을 위해 재정 당국이 기금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고령화 등 인구구조 변화가 급격하게 이뤄지는 상황에서 국가 재정으로 포함해 들여다봐야 우리 사회가 큰 청사진을 그릴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정수 이화여대 행정학과 교수는 “건보 기금화가 필요한 가장 큰 이유는 투명성 때문”이라면서 “건보료는 사실상 세금 성격이 있는 만큼 기금으로 정부 재정에 포함해 재정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건보 재정 적자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노인 인구는 꾸준히 늘어나는 만큼 개혁이 필요한데, 국민이 내용을 모른 채 (건정심 등) 그들만의 의사결정을 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말했다.

건보공단 “기금화되면 자율 운영에 한계”
하지만 기금화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지난달 23일 국민건강보험공단은 국회 보건복지위에 제출한 국정감사 서면질의 답변서에서 “(건강보험이) 기금화 방식으로 운영될 경우 국회의 정치적 의사결정, 지역·직역·이익단체 등의 영향으로 당사자 간 자율적 운영에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 "코로나19 신속항원검사 급여화의 경우 급여 결정에서 시행까지 5일 만에 추진됐다"면서 "기금화 시에는 감염병 등 재난·재해 상황에서 신속한 의료·방역대응에 다소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고 했다.

복지부는 기금화 추진에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건보가 보험자·가입자·공급자 등 당사자 간 자치 원칙에 따라 운영되는 만큼 외부 통제에 대해서는 검토를 잘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금화 대신에 건정심에 국회 등 다양한 주체를 포함하거나 국회 보고 절차를 강화하는 등의 투명성 제고 대안이 일각에서 나온다. 이에 대해 관계자는 “아직은 구체적으로 말씀드릴 수 있는 안은 없다”면서 “기금화 얘기가 나온 배경에 투명성, 지속가능성 등이 있는 만큼 재정지출 효율화 관련 대책을 준비하는 등 여러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어환희(eo.hwan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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