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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정치자금 저수지' 제공 의혹…김만배 석방 "송구하다"

성남시 대장동 특혜개발 의혹의 핵심 인물인 김만배(57·화천대유 대주주)씨가 24일 새벽 서울구치소에서 풀려났다. 김씨는 “소란을 일으켜 여러모로 송구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대장동 개발에 참여한 민간사업자 중 맏형인 김씨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측근들과 민간업자 사이에서 가교 역할을 했다. 남욱 변호사 등 민간업자들이 이 대표 측에 총 40억원 넘는 돈을 줬다고 주장하는 가운데 전달자였던 김씨가 이를 인정할지 여부에 따라 이 대표를 겨냥한 검찰 수사 향방도 정해질 전망이다.

대장동 개발사업을 주도한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 씨가 24일 구속기간 만료로 석방돼 서울구치소를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김씨는 이날 오전 0시 3분 서울구치소를 걸어 나왔다. 지난해 구속 이후 1년이 지나 구속기간 만료에 따른 석방이다. 김씨는 “법률적 판단을 떠나 죄송하다. 재판에 충실히 임하겠다”라고 말했다. 앞서 석방된 유동규(53)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과 남욱(49) 변호사가 정진상(56·구속) 대표실 정무조정실장과 김용(56) 민주연구원 부원장 등 이 대표 측근들에 지난해 대선 경선자금 8억4700만원을 포함해 2013년부터 40억원이 넘는 뇌물 및 선거자금을 제공해왔다고 폭로한 데 대해선 질문에는 아무런 답을 하지 않았다.

김씨 측은 이날 오전부터 입장문을 통해 “법정에서 모든 걸 말씀드리겠다. 어떤 언론과도 인터뷰하지 않겠다”며 말을 아끼는 모습을 보였다.

김씨가 주목받고 있는 건 그가 이 대표 측에 대장동 민간사업자 수익 몫 중 가장 큰 비중의 천화동인1호 지분(30%) 약속하고, 이후 배당이익 중 공동 사업비와 세금 등을 공제한 428억원을 주기로 약속하고, 유 전 본부장과 함께 2014·2018년 지방선거 선거자금을 중간에서 전달했다는 의혹이 있기 때문이다. 2021년 대선 경선자금은 김씨는 요구는 받았지만 주지 않아 남욱 변호사가 돈을 마련해 유 전 본부장을 거쳐 김용 부원장에 전달됐다고 한다. 검찰은 이 대표 측이 성남시장 시절부터 대장동 사업 이익을 ‘정치자금 저수지‘로 사용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앞서 21일 구속기간이 만료로 석방된 남욱(49·천화동인 4호) 변호사에 따르면, 김씨는 당초 로비스트로 영입됐다. 언론사 법조팀장 경력을 바탕으로 법조계 인맥이 두터워 ‘성남도시개발공사 설립 조례’ 통과 등을 노린 로비가 그의 역할이었다. 이후, 김씨는 정진상 실장, 김용 부원장, 유동규 전 본부장 등 이 대표 측근들과 의형제를 맺으면서 민간사업자 내 주도권을 갖게 됐다고 한다. 2014년 6월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이 재선에 성공한 직후 정 실장, 김 부원장, 유 전 본부장 등 4명이 의형제가 됐고, 이후 김씨가 정 실장 등에 천화동인1호 지분을 주기로 했다는 것이다.

남 변호사는 법정에서 "천화동인1호는 이재명 시장 측 지분", "2014년 성남시장 재선 선거자금, 2018년 경기도지사 선거자금을 줬다", "화천대유 운영비에서 매달 1500만원씩 (이 대표 측근인) 정진상, 김용에게 전달됐다"면서 그 근거로 "김만배가 그렇게 말해 알았다"고 증언했다. 김씨가 이 같은 의혹을 인정하면, 검찰로선 이 대표에게 정치자금법 위반 등 관련 혐의를 적용할 근거를 갖추게 되는 셈이다.

남욱 "천화동인 1호(30%), 李시장측 지분" 법정 증언.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하지만 지난해 9월 대장동 수사 초기부터 김씨는 검찰에 비협조적이었다. 최근 남 변호사와 유동규(53)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이 대표 측근들의 뇌물 수수 의혹 등을 폭로한 데 대해서도 “모른다"거나, 이 대표의 천화동인1호 차명 소유 및 배당이익 428억원 약속 의혹에 대해서도 “천화동인1호는 내 것이다. 이 대표 측에 돈을 줄 의사도 없었고, 주지도 않았다"고 부인했다고 한다. 또, 간경화 말기라며 건강상태 악화를 주장해 검찰은 조사 일정 조율도 쉽지 않았다고 한다.

법조계에선 남 변호사의 법정 증언이 ‘김만배가 그렇게 말하는 걸 들었다’는 전언 수준이어서 결국 김씨가 직접 입을 열어야 실체적 진실이 드러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김씨 입장에서 뒤늦게 진술을 바꿔도 얻을 게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형사전문 변호사는 “남욱의 증언은 결국 ‘김만배가 모두 다 안다’는 의미다. 김씨 입장에서 본인이 민관 유착의 통로였다고 시인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철웅.왕준열(kim.chulwo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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