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뉴스를 확인하세요.

많이 본 뉴스

광고닫기

기사공유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
  • 공유

국산 1호 백신의 눈물…SK바사 백신 두달만에 폐기 위기, 왜

지난 9월 19일 오후 서울 송파구보건소 예방접종실에 관련 백신 접종 안내문이 붙어 있다. 연합뉴스
SK바이오사이언스가 지난 9월 출시한 국산 1호 코로나19 백신 ‘스카이코비원’의 완제품 생산을 두 달 만에 잠정 중단했다. 이미 한국에선 전 국민의 87%가 기초접종(1ㆍ2차)을 완료한 데다가 해외에선 아직 품목허가가 나지 않아 수요가 저조해서다. 질병관리청은 초도물량 61만도즈(회분)뿐 아니라 아직 도입되지 않은 나머지 940만도즈 역시 개량백신으로 나오지 않는다면 전부 폐기될 수 있다고 밝혔다.

국산 1호 백신 스카이코비원, 4000여명 접종 그쳐
23일 SK바사는 접종률이 저조해 자체 개발한 코로나19 백신 스카이코비원 완제품을 생산하고 있지 않다고 공시했다. 앞서 지난 6월 29일 국내 품목 허가를 획득한 후 정부와의 선 구매 계약에 따라 지난 9월 61만도즈를 초도물량으로 공급한 지 두 달 만이다. 다만 SK바사는 백신 생산이 중단된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SK바사 관계자는 “백신은 원액과 완제로 구분해 생산하는데 완제로 만들 경우 유통기한이 짧다. 질병청 접종 계획이 추가로 나올 때까지 장기로 냉동 보관이 가능한 원액 중심으로 생산하며 휴지기를 갖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생산 중단 소식이 알려지며 SK바사 주가는 직전 거래일보다 6800원(7.84%) 급락해 7만99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질병청의 SK바사 백신 선 구매 계약 물량은 총 1000만 도즈다. 양측은 지난 3월 2024년 3월까지 공급하는 조건으로 2000억원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다. 공급된 초도물량은 61만도즈이지만 23일 0시 기준 1~4차 접종으로 사용된 물량은 3787도즈 뿐이다. 나머지 60만6000도즈는 내년 5월(유통기한 9개월)까지 사용되지 않으면 전부 폐기해야 한다.

백경란 청장 “개량백신 아니면 나머지도 폐기 불가피”
8월 10일 경북 안동 SK바이오사이언스 L하우스에서 연구원이 국산1호 코로나19 백신 스카이코비원을 검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 백경란 질병청장은 아직 도입되지 않은 나머지 939만도즈도 개량백신으로 개발되지 않는다면 대부분 폐기될 수 있다고 밝혔다. 백 청장은 “이미 선 구매 계약이 완료된 경우 계약을 취소할 수가 없다. 현재 계약 기간을 2024년 6월까지로 연장해 놓은 상태”라면서도 “개량백신 개발이나 생산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폐기는 불가피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현재 질병청은 기존 우한주 기반 백신을 1ㆍ2차 접종에만 사용하고 3ㆍ4차에는 오미크론 변이 기반 2가 백신을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SK바사 측은 개량백신 개발을 두고 고심 중이다. SK바사 관계자는 “개량백신을 못 만드는 건 아니다”라면서도 “개량백신 개발까지 수개월이 걸리는데 그사이 계속해서 새로운 변이 바이러스가 나오는 상황이 문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떤 변이 바이러스로 임상을 해야 할지 모니터링하면서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화이자·모더나는 최근 변이 바이러스에 대응하기 위한 개량백신을 내놨으나 백신을 개발하는 사이 우세 변이가 바뀐 상황이다.

지금 당장은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리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지난 7월 영국 의약품규제당국(MHRA)과 유럽의약품청(EMA)에 조건부허가(CMA)를, 9월 초에는 세계보건기구(WHO)에 긴급사용목록(EUL) 등재를 신청했지만, 아직 승인을 받지 못했다. SK바사 측은 “연말 정도엔 허가가 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중소개발국 중심으로 활로를 뚫을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후발주자 설움…백신 개발 성과 폄훼는 안 돼”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전문가들은 “백신 개발에 성공하기까지 상대적으로 시간이 오래 걸려 발생하게 된 문제”라면서도 “백신 개발 성공 경험까지 폄훼해선 안 된다”고 입을 모았다. 정기석 코로나19 특별대응단장 겸 국가감염병위기대응자문위원장은 SK바사의 완제품 생산이 중단된 것과 관련해 “후발주자의 설움”이라고 표현했다. 정 위원장은 오미크론 변이가 전 세계의 유행을 주도하고 있는 상황임을 강조하며 “옆에선 에어컨을 파는데 우리만 얼음을 팔고 있는 격”이라고 말했다. 다만 “국내에서 처음으로 오리지널 백신을 만들어 본 경험이다. 그만큼 의미 있는 일이고 노력을 폄훼할 수 없다”라며 “아직은 기술력이 떨어져 어쩔 수 없지만, 다음 팬데믹을 생각하면서 개발을 이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사실 이렇게 짧은 기간에 새로운 백신을 국내에서 자체적으로 개발한 건 처음이다. 다음 팬데믹 상황에선 이번에 개발된 백신 플랫폼을 통해 신속히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경험은 돈으로 따질 수 없는 가치”라며 “실패를 하더라도 계속해서 정부가 지원을 해야 다음 신종 감염병 상황에서 앞서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질병청이 선 구매한 1000만도즈가 무용지물이 될 수도 있다는 우려에 대해선 “지난 2020년 겨울, 코로나19 백신을 늦장 구매한 것에 대한 질타가 높았다. 이때 구매 계약이 늦었던 건 과거 신종플루 상황에서 백신 초과 계약을 한 공무원들에게 페널티를 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엄 교수는 “신종 감염병 상황에선 백신이나 항바이러스제 수요를 정확하게 예측하는 건 불가능하다. 결국 기회비용이라는 게 생길 수밖에 없는데 이번에 다시 페널티를 주면 다시 공무원들이 백신 계약에 소극적이게 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우림(yi.woolim@joongang.co.kr)

Log in to Twitter or Facebook account to connect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help-image Social comment?
lock icon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