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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다음 타깃은 나?"…野 중진도 3년치 자기 계좌 열어봤다

“야당 탄압은 과거 권위주의 시대를 방불케 한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2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의원총회에서 윤석열 정부를 겨냥해 한 말이다. 박 원내대표는 “야당 파괴에 검찰ㆍ경찰을 포함한 모든 사정 권력이 총동원됐다”며 “그 대상도 전직 대통령부터 야당 대표 주변 인사, 현역 국회의원까지 가리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 의원총회가 2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예결위회의장에서 열렸다. 박홍근 원내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당초 이날 회의는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전략을 논의하기 위한 자리였다. 하지만 전방위적인 야당 사정 정국이 주요 의제가 됐다. 이재명 대표를 겨냥한 검찰 수사망이 조여오는 가운데, 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구속기소) 수사에서 촉발된 ‘이정근 리스트’가 169석 거대 여당을 덮쳤기 때문이다. 박찬대 당 검찰독재정치탄압대책위 공동위원장은 비공개회의에서 “개별 의원에 대한 수사가 시작됐다. 검찰이 민주당을 궤멸시키려는 의도로 수사를 확대할 것”이라 말했다.

‘이정근 리스트’ 발칵…야권 게이트 비화 우려
이정근 발(發) 수사 칼날에 선 노웅래 의원도 비공개회의에서 자신의 결백함을 호소했다. 그는 이 전 사무부총장에게 10억 원대 금품을 건넸다고 지목된 사업가 박모(62)씨로부터 뇌물ㆍ불법 정치자금 6000만 원을 받은 혐의로 검찰 압수수색을 받은 뒤 출국금지까지 됐다.

노 의원은 의원들을 향해 “이건 윤석열 정부의 정치공작 신호탄”이라며 “저는 그렇게 살지 않았다. 반드시 결백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노 의원은 그러면서 “제 문제가 당 전체의 문제로 번질까 봐 걱정된다”는 발언도 했다. 뒤이어 안민석 의원은 “힘들 때일수록 힘을 합치자”며 노 의원을 지지했다.

당 전체가 노 의원의 말을 경청한 건 이번 사건이 단순히 노 의원 개인으로 끝나지 않을 거란 위기감 때문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이 전 부총장 공소장에 등장하는 야권 인사 이름만 10명이 넘어 ‘이정근 리스트’라 불린다”며 “자칫하면 민주당 전체가 엮이는 게이트로 비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의원총회가 2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예결위회의장에서 열렸다. 박홍근 원내대표와 의원들이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이중 노영민 전 대통령비서실장의 경우 이미 검찰 수사선에 올랐다. 2020년 이 전 부총장이 CJ 계열사 상근고문으로 취업하는 과정에서, 노 전 실장 개입 여부에 대한 수사를 검찰이 개시하면서다. 노 전 실장 외에도 이 전 부총장의 공소장엔 ▶A 장관 ▶B 장관 ▶C 장관 ▶D 중진 의원 ▶E 초선 의원(이상 사건 당시 직책 기준) 등 문재인 정부의 고위인사나 민주당 전·현직 의원 이름이 올랐다고 한다. 민주당 내부에서 “이러다 리스트에 등장하는 모든 사람이 다 수사 대상이 되는 거 아닐까 우려된다”(당직자)는 말이 나올 정도다.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쌍방울 불똥 튈라…“중진도 3년치 자기 계좌 확인”
대장동ㆍ쌍방울ㆍ성남FC 사건 등 세 축으로 진행되는 이 대표 겨냥 수사에선 쌍방울그룹 수사가 야권을 뒤흔들 뇌관으로 꼽힌다. 한때 이재명 대표의 측근이었던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이미 뇌물 혐의로 구속기소 된 데다, 검찰이 문재인 정부 시기 지자체 등 남북교류 사업 전반으로 수사를 확대하고 있어서다.

공공임대주택 예산삭감 저지를 위한 간담회가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더불어민주당 당대표회의실에서 열렸다. 이재명 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검찰이 들여다보고 있는 ‘쌍방울 대북 송금 의혹’은 쌍방울그룹이 2018~2019년 북한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등에 640만 달러(당시 환율로 약 72억원)를 건넸다는 의혹이 골자다. 검찰은 안부수 아태평화교류협회(아태협) 회장을 북측에 돈을 건넨 혐의로 구속했고, 주변 인사로 수사망을 넓히고 있다.

국민의힘은 이미 “쌍방울이 건넨 돈은 남북정상회담 개최 대가로 사후 지급된 게 아닌가. (당시) 서훈 국가정보원장과 조명균 통일부 장관이 이를 몰랐을 리 없다”(지난 17일,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는 공세를 개시했다. 이에 민주당에선 “문재인 정부는 북한에 1원 한장 준 적 없다”(윤건영 의원)는 격한 반발이 나왔지만, 야권 일각에선 “서해사건처럼 없는 죄를 만들어 뒤집어씌우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 연합뉴스

정치권과도 얽혀있는 사단법인 동북아평화경제협회가 ‘쌍방울 수사’와 민주당의 연결고리가 될 것이란 관측도 있다. 검찰이 이 전 부지사가 쌍방울 법인카드로 산 고가의 라디오 등 일부 물건이 동북아경제협회 사무실로 배송됐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해외 도피 중인 김성태 회장이 최근 검찰과 접촉 중이라는 소문이 돌면서, 당내에선 “김 회장이 (대장동 사건의) 유동규처럼 진술하면 게이트가 될 수도 있다”(친문 재선 의원)는 우려도 제기된다. 다만 민주당 당직자는 “이와 관련해 시중에 이름이 거론되는 인사가 최근 본인 계좌 3년 치를 확인해봤는데, 다행히 별문제는 없었다고 한다”고 전했다.

서해사건 수사도 속도…野 “한쪽만 치는 검찰은 처음”
윤석열 정부 취임 초부터 시작된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 수사도 여전히 진행 중이다. 검찰은 이날 현직 육군 소장 A씨(사건 당시 합동참모본부 정보융합부장)를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한 데 이어, 이르면 23일 서훈 전 국가안보실장도 소환할 계획이다. 지난주엔 서주석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 제1차장을 세 차례 불러 조사하는 등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민주당은 서해사건의 종착지는 결국 문재인 전 대통령이 될 거라 의심하고 있다.

민주당 의원들에 대한 개별 수사도 전방위로 진행 중이다. 임종성 의원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치르고 있고, 오영훈 제주지사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지난 19일 검찰에 소환돼 7시간 넘게 조사를 받았다.

오영훈 제주지사. 사진 제주도의회
전방위적 수사에 민주당도 나름의 반격 채비는 갖추고 있다. 민주당은 최근 이 대표 수사에 주로 대응하던 ‘검찰 독재 정치 탄압 대책위원회’를 크게 세 가지 분과로 확대 재편했다. 박범계 의원이 문재인 정부 관련 수사를, 박찬대 의원이 이 대표 관련 수사를, 김승원 의원이 개별 의원 관련 수사를 담당하는 식이다.

하지만 이 대표 수사 대응에도 벅찬 상황에서 대책위가 전방위 수사에 모두 대응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국회 법제사법위 소속 민주당 의원은 “여야 균형 없이 이렇게 한쪽만 치는 검찰은 처음”이라며 “검찰이 마구잡이로 달려드는 상황에서 일단은 똘똘 뭉쳐 맞서야 한다”고 말했다.



김준영.강보현(kim.ju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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