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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뜨락에서] 복 많이 받읍시다

내가 전에 다녔던 어느 한인 교회 담임 목사님이 전도하는 말씀은 항상 간단하고 분명하다. “여러분들 교회에 나오세요. 교회에 나오면 복 많이 받습니다”라는 말이다. 나는 그 말을 들을 때마다 맘 속으로 ‘목사님 그 말씀은 그만 좀 하시지’하고 생각했었다. 그 당시의 내 경험과 생각에 비추어 신빙성이 별로 없는 말처럼 들리기 때문이다. 우리 부부는 그 당시 시카고 남부에 집을 하나 마련하였고 우리 막내 아이가 고등학교 졸업을 앞두고 대학 입시 준비를 할 무렵이었다. 나는 직장 생활을 하면서 병원에 입원 중인 내 환자들을 회진하러 분주하게 계단을 오르내리며 이 병동 저 병동을 찾아다녔었는데 그때부터 내 무릎에 통증을 조금씩 느끼기 시작했다. 그래서 계단을 피해서 승강기를 이용하면서 다녀보기도 했지만 점차로 다리에 오는 통증은 더해만 가고 때로 밤잠을 설치기도 했다. 그래서 나는 전문의를 찾아가서 무릎관절 사진도 찍고 투약도 받고 주사도 맞고 하는데도 별 차도가 없는 상태로 나의 아픔은 오랫동안 더 계속되었다.
 
어느 날 아주 이른 아침에 내가 교회에 다녀 나오는데 내 뒤에 나오던 S 정형외과 의사와 마주하게 되었다. 그분의 말이 자기가 내 뒤에 따라 나오면서 직업상 나의 걸음걸이를 주의 깊게 보았다고 한다. 그런데 내 걸음이 어딘지 보기에 좀 심상치 않으니 한 번 무릎 사진이 아닌 좌골 사진(Hip X- Ray)을 찍어 보라고 권하는 말을 했다. 나는 좀 의아했지만, 그분은 명성 있는 정형외과 의사인 데다가 나는 여전히 무릎 통증으로 괴로운 상태로 있으니까 그의 말 대로 그 사진을 찍어 보았다. 아- 그런데 어떻게 이럴 수가 있느냐 말이다. 나는 무릎 통증으로 고통 중인 데 반하여 이 Hip X-ray 안에는 나를 그렇게 오래 괴롭혀 오던 문제의 원인이 한눈에 볼 수 있도록 선명하게 들어 있었다.  
 
그 후 나는 그 결과를 가지고 시카고 대학병원에 가서 즉시 다리 시술을 받았고 지금까지 아주 여러 해 동안 그 골칫거리였던 다리 통증으로부터 완전히 해방되어 살고 있다. 누가 만일 ‘교회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하면 좀 아는 이들은 “예수님을 나의 구주로 고백하는 사람들의 모임이다”라 답할 것이다.  
 
한편 교회는 그 구성으로 보아서는 한 조각의 파이처럼 우리가 사는 사회에 일부인 것도 분명하다. 그러니 한인 교회는 특별히 여러 다른 배경의 이민자들이 서로 다른 직종을 가지고 모인 곳이며 물론 모두가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교회는 예수님의 가르침대로 서로 사랑하며 살려고 하는 사람들의 친교와 나눔이 있는 곳이기도 하다.
 
그날 내가 S 정형외과 의사를 만난 곳 역시 교회당이었고 시간은 이른 아침 사람들이 많이 모이지 않는 새벽기도 시간 이후였다. 나는 왜 그날 아침에 한 번도 새벽에 교회에 오지 않던 S 의사가 그날따라 교회에 왔었는지 물어보고 싶었지만 그러지 못했다. 그러나 그일 이후에 내게 주어진 삶의 변화와 회복은 세상 누구에게서나 또는 다른 어느 곳에서도 찾아보거나 기대하지 못할 큰 사건이며 하나님의 은혜였음이 분명하다.
 
만일 지금이라도 누가 전에 우리 목사님처럼 “교회 나오세요. 교회에 나오면 복 많이 받습니다”라는 말을 한다면 나는 필경 그 옆에서 “아멘” 하며 큰 소리로 응답했을 것이다.

황진수 /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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