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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크 트위터에 정신 팔렸는데…손놓은 '거수기' 테슬라 이사회

NYT "기업지배구조 전문가들 '이사들이 CEO 견제해야' 지적"

머스크 트위터에 정신 팔렸는데…손놓은 '거수기' 테슬라 이사회
NYT "기업지배구조 전문가들 '이사들이 CEO 견제해야' 지적"



(서울=연합뉴스) 임화섭 기자 = 지난달 말 트위터를 인수한 일론 머스크가 최고경영자(CEO)로 있는 전기자동차 업체 테슬라에서 이사들이 견제 역할을 제대로 하지 않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고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NYT는 테슬라 이사 중 상당수가 머스크와 개인적 친분이 있고 보수도 이례적으로 높다고 지적하면서 기업지배구조 전문가들의 말을 빌려 이사들의 행태를 비판했다.
특히 머스크가 트위터 인수 이래 자신이 유일무이한 이사로 있는 트위터의 경영에 거의 모든 시간과 힘을 쏟으면서 테슬라 등 자신이 경영을 맡은 다른 기업들에 제대로 신경을 쓰지 않고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그러나 테슬라 이사회 의장이며 사외이사인 로빈 데넘은 지난 15일 델라웨어주 형평법 법원에서 '테슬라 CEO로서 머스크가 일하는 시간이 몇 시간이냐'는 질문을 받자 "시간의 양은 내가 신경쓰는 지표가 아니다"라며 중요한 것은 머스크가 내는 성과라고 답했다.
NYT는 데넘 의장의 발언을 전하며 "테슬라 이사회는 머스크로부터 독립성이 없다는 지적을 주주 단체들로부터 오랫동안 받아 왔다"면서도 "테슬라 주가가 치솟고 테슬라가 전기자동차 시장 대부분을 차지한 것으로 보이는 상황에서는 그런 주주 단체의 주장이 그다지 반향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제는 테슬라가 엄청난 규모의 시장인 중국 등에서 치열한 경쟁에 맞닥뜨리고 공급망 문제와 운전자 보조 시스템의 안전성 문제 조사 등도 대처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NYT는 지적했다.
테슬라 주가도 1년 전의 정점에서 거의 60%가 빠졌다. 특히 지난달 머스크가 트위터를 인수한 이래 S&P 500 지수는 5% 상승했으나 테슬라 주식은 25% 하락했다. 머스크는 작년과 올해에 걸쳐 테슬라 주식을 약 300억 달러(40조 원)어치 매각했으며 이 중 일부는 트위터 인수에 썼다.
주주 의결권행사 자문기관인 글래스 루이스의 미국시장 조사 담당 선임 디렉터인 브리아나 카스트로는 "좋은 이사회라면 CEO가 그 회사에 충분히 집중하도록 보장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나는 기대한다"며 "또 테슬라와 유사한 상황에서라면, 좋은 이사회는 '시장은 오르는데 왜 우리 주식은 내리느냐'며 우려할 것이고, 문제가 있으면 해결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론 머스크 CEO와 일부 이사들이 매우 친한 사이인 점도 테슬라 이사회의 독립성을 떨어뜨리고 있다고 NYT는 지적했다.
킴벌 머스크 이사는 CEO의 동생이며, '미디어 재벌' 루퍼트 머독의 아들인 제임스 머독 이사는 CEO의 오랜 친구다. 또 일부 테슬라 이사들은 우주개발업체 스페이스엑스 등 일론 머스크가 경영하거나 창업한 다른 기업들에 재정적으로 엮여 있다.
테슬라 이사들이 보수의 거의 전액을 주식으로 받으며 그 규모가 다른 대기업 이사들이 받는 것의 몇 배에 이른다는 점도 이사회의 독립성을 해치는 요인이라고 NYT는 지적했다.
주주 의결권행사 자문기관인 ISS 거버넌스의 미국시장 조사 담당 부서장인 마크 골드스타인은 이런 요인으로 이사가 경영진으로부터 독립해 경영을 감독하는 것이 방해를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ISS는 일부 테슬라 이사의 재선임에 반대표를 던지도록 테슬라 주주들에게 권고했다.
머스크는 2018년 테슬라 이사회 의장에서 물러나고 CEO직만 유지키로 하면서, CEO 보수로 수백억 달러 규모의 테슬라 주식을 받는 보수 약정을 회사와 체결했다.
이런 보수 약정을 승인한 후임 데넘 의장은 2020년 580만 달러(78억 원)를 본인 보수로 받았으며, 이 중 거의 전액이 스톡옵션 형태로 지급됐다. 이는 같은 해 상장 대기업 이사 평균 보수의 19배 수준이며, 구글 모회사인 알파벳의 존 헤네시 이사회 의장이 2021년 받은 62만 달러의 9배가 넘는다.
머스크의 보수를 정하는 보수산정위원회 위원장인 아이라 에렌프라이스는 머스크와 친한 사이이며 2018년 머스크가 의장직을 그만둘 때 CEO 보수 산정을 맡았다. 당시 약정에 따라 머스크는 12개 실적 목표 중 11개를 달성하고 테슬라 주식을 보수로 지급받았다. 현재 주가로 따진 액수는 약 400억 달러(54조 원)다.
2018년에 에렌프라이스는 3년간 이사회에서 일하는 보수로 테슬라에서 1천만 달러(135억 원)에 해당하는 스톡옵션을 받았다.
limhwasop@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임화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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