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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사우디 대이변에 전아랍권 환호…모처럼 하나된 중동

카타르 국왕, 사우디 국기 흔드는 장면 포착…앙숙이던 두 나라도 '해빙'

[월드컵] 사우디 대이변에 전아랍권 환호…모처럼 하나된 중동
카타르 국왕, 사우디 국기 흔드는 장면 포착…앙숙이던 두 나라도 '해빙'



(서울=연합뉴스) 임화섭 기자 = 월드컵 역사에서 손꼽히는 이변 중 하나로 기록될 사우디아라비아의 아르헨티나전 승리에 사우디뿐만 아니라 전 아랍권과 전세계의 무슬림이 환호하고 있다고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가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사우디는 이날 카타르 루사일 스타디움에서 열린 아르헨티나와의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C조 1차전에서 2대 1로 역전승했다.
미국, 유럽, 동남아시아, 중동 등 어느 지역에 살든, 무슬림과 아랍인은 강팀을 꺾은 사우디아라비아의 승리를 자신들의 승리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WP는 전했다.
아랍권 국가들은 정치·경제·종교·군사 등 이해관계가 서로 복잡하게 얽혀 있어 단합이 쉽지 않은데, 무척 드문 단합의 계기를 사우디의 역전승이 제공해 준 것이다.
카타르에 거주하는 리비아계 미국인 여성이며 24만9천명의 팔로워를 거느린 유명 트위터 사용자 헨드 암리는 "이번 승리는 지역 정치와 무관하게 아랍인들 모두, 특히 페르시아만 지역 아랍인들이 축하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주최국(카타르)이 경기에서 승리를 거뒀을 경우보다 오히려 이번 사우디의 승리가 지역 단합에 더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암리는 또 사우디아라비아와 카타르가 '라이벌'이었으나 이제는 '전(前) 라이벌'이 됐다고 했다.
그는 사우디아라비아가 역전 결승골을 넣는 순간 카타르 월드컵 미디어 센터에서 기자들이 환호하는 모습이 담긴 영상을 트위터에 올리고 "이웃 나라의 승리를 진심으로 축하하고 있다"고 설명을 달았다.
암리는 WP 기자에게 "이번 승리는 축구가 왜 중동에서 그토록 다이내믹한 힘인지 떠올리는 계기가 됐다"며 축구에는 국적과 정치를 초월해 사람들을 하나로 모으는 힘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사우디가 아르헨티나를 상대로 역사에 길이 남을 승리를 거두면서 카타르 월드컵이 아랍 세계의 월드컵이 됐다고 평가했다.
카타르 국왕인 에미르 타밈 빈 하마드 알사니가 사우디 국기를 흔드는 장면이 카메라에 포착되면서 중동인들의 감정이 특히 격해졌다고 WP는 전했다.
사우디는 최근까지 카타르와 사이가 매우 나빴다. 사우디는 2017년 카타르와 교통편을 끊어 버리는 봉쇄 조치를 주도했으며 외교관계도 단절했다. 육·해·공에 걸친 봉쇄조치는 지난해 1월에야 해제됐다.
사우디의 아르헨티나전 승리 직후 트위터에는 "우리의 (페르시아)만(지역)은 하나다"라는 해시태그가 달린 게시물들이 잇따라 올라왔다.
아랍인들의 성원에 힘입어 상대편보다 유리한 조건에서 경기를 할 수 있다는 사우디 골키퍼 무함마드 우와이스의 인터뷰도 트위터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이집트의 한 뉴스 사이트는 사우디의 역전승 후 독자들에게 보낸 이메일 뉴스레터에서 "우리들은 얼굴에 큰 웃음을 띠고 일하고 있다"고 독자들에게 말했다.
반(反) 사우디 성향이 매우 강한 레바논 뉴스채널 '알 마야딘'에서 일하는 한 기자는 사우디 골키퍼에 대해 "골 포스트가 아니라 '카바'를 지키는 것 같았다"고 트윗했다. '카바'는 사우디아라비아 메카에 있는 이슬람의 제1성지를 가리킨다.
사우디아라비아 정부는 승리를 자축하는 의미에서 경기 다음날인 23일을 임시공휴일로 선포했다.
limhwasop@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임화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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