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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위 “군사정권 시절 ‘대학생 강제징집·프락치 강요’, 187명 피해자”

정근식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 위원장이 22일 서울 중구 진실화해위 대회의실에서 열린 제45자 위원회 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뉴스1

군사 정권 시절 학생운동을 벌이던 대학생들을 강제 징집해 프락치(정보원)로 활용한 ‘대학생 강제징집 및 프락치 강요 공작 사건’에 대해 2기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가 ‘공권력에 의한 중대한 인권침해 사건’으로 결론 내리고 187명을 피해자로 인정했다.


진실화해위는 23일 서울 중구 남산스퀘어빌딩에서 제45차 위원회를 열고 “신청인 조중주 등 187명은 국가로부터 중대한 인권침해를 당한 피해자로 인정된다”고 밝혔다. 사건의 윤곽을 파악하는 조사는 그간 진행됐지만, 개인별 피해 사례를 대대적으로 파악해 인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조사에서 강제징집 및 녹화·선도 공작 관련자 2921명 명단도 처음으로 확인됐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1971년부터 1987년까지 박정희, 전두환 정권은 시위 전력이 있는 학생이나 사찰 대상자를 체포·감금한 뒤 학교에서 제적하거나 휴학 상태로 변경해 강제 입영 조치했다. 이후 강제 징집한 학생들의 사상 불온성 여부를 심사한 뒤 프락치 임무를 맡겨 학원, 종교, 노동 관련 정보를 수집하게 했다.

진실화해위는 당시 강제징집의 근거가 됐던 위수령(1971년)과 대통령 긴급조치 9호(1975년), 계엄포고령 10호(1980년) 등이 위헌·위법에 해당해 입영 조치 역시 불법이라고 지적했다.

진실화해위는 “계엄사령부 합동수사본부, 국가안전기획부, 경찰이 피해자들을 불법체포·감금한 상태에서 군에 끌고 가거나 가혹 행위 등으로 휴학계·입대지원서를 쓰게 한 것, 군 복무 중 사상 전향과 양심에 반하는 프락치 활용을 강요한 것 모두 불법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방부는 장기적으로 ‘강제징집 및 프락치 강요 공작’의 개인별 피해를 명확히 규명할 수 있는 조사기구를 설치하고, 피해자들의 명예회복 및 배·보상에 관한 특별법을 제정해 중대한 인권침해에 대한 피해 회복을 실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진실화해위는 지난해 5월 조사개시를 의결하고 1년 6개월 동안 사건을 조사해왔다. 군사안보지원사령부가 국가기록원에 이관한 개인별 ‘존안자료’ 2417건과 선도대상자 명단 등 관련 문건을 확보해 진실규명 신청자 207명 가운데 187명을 피해자로 판단했다. 나머지 20명에 대해선 추가 조사도 예정돼 있다. 개인별 존안자료에는 유시민, 박래군, 이강택, 오동진 씨 등 사회 저명인사와 윤영찬, 기동민 등 현역 국회의원도 포함돼 있다.

한편 과거 밀정활동 의혹을 받고 있는 김순호 경찰국장 역시 진실화해위원회에 피해 신청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진실화해위는 “김순호 경찰국장의 녹화 공작 피해 여부도 안건이 다음 주 전체회의를 통과하면 조사에 들어가겠다”고 밝혔다.



한지혜.김남영(han.jee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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