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뉴스를 확인하세요.

많이 본 뉴스

광고닫기

기사공유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
  • 공유

434억 걸렸다…李의 "김문기 모른다"는 '인식'일까 '행위'일까 [法ON]

지난해 12월 대선 과정에서 검찰 조사를 받은 뒤 극단적 선택을 한 고(故) 김문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에 대해 “성남시장 재직 때는 하위 직원이었으니까 몰랐다”는 취지로 발언했다가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죄로 기소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 대표 측은 “말속에 숨어 있을만한 모든 사실을 끄집어내서 (죄를) 구성할 수는 없다”며 검찰을 향해 날선 주장을 펼쳤습니다. ‘모른다’는 허위사실공표죄가 처벌하는 ‘행위’가 아니라 단순한 인식의 문제일 뿐이라고 하면섭니다. 반면 검찰은 이 대표의 ‘모른다’는 발언이 나온 맥락을 봐야 하며 김 전 처장과 교류 및 관련성을 부인하는 행위라고 맞섭니다. ‘모른다’는 말이 행위가 될 수 있는지를 두고서 한바탕 창과 검이 맞붙은 겁니다.

22일 오전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4부(부장 강규태) 심리로 열린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사건 2차 공판준비기일에서 벌어진 법정 이야기입니다. 이 대표의 유·무죄에 따라 민주당이 중앙선관위로부터 보전받은 대선 선거비용 434억원을 반환해야 할지가 걸린 재판입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2015년 성남시장 당시 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과 함께 찍은 사진. 사진 이기인 국민의힘 성남시의원
이재명 측 “검찰에서 공소사실 임의로 구성했다”
이 대표는 김 전 처장을 알고 있었는데도 작년 12월 민주당 대선 후보로 방송에 3차례 출연해 김씨와 시장 시절 골프를 치지도 않았고, 경기도지사 시절 재판과정에서야 알게 됐으며, 얼굴도 모르는 것처럼 말해 후보자의 행위에 대해 허위 사실을 공표한 혐의로 지난 9월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이 대표는 또 백현동 특혜 의혹과 관련해 “(한국식품연구원 부지 용도를 녹지에서 준주거 지역으로 4단계 변경한 것은) 국토교통부가 요청해서 한 일이고, 안 해주면 직무유기로 문제 삼겠다는 협박을 받았다”고 작년 10월 국회 국정감사에서 발언한 것도 허위사실공표라는 혐의도 받습니다.


이날 공방은 주로 김 전 처장에 대한 공소사실에 집중됐는데요. 이 대표의 변호인은 여러차례 “행위가 특정되지 않아 방어권을 행사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주장을 폈습니다.

이 대표에게 적용된 죄목인 공직선거법 제250조 1항은 “당선되거나 되게 할 목적으로 후보자 등의 출생지‧가족관계‧신분‧직업‧경력등‧재산‧행위‧소속단체, 특정인 또는 특정단체로부터의 지지여부 등에 관하여 허위의 사실을 표한 자 등은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돼있습니다.


법에 열거된 형태 중 이 대표가 적용된 부분은 바로 ‘행위’인데요. 변호인은 이 대표의 ‘몰랐다’는 말속에 과거에 김 전 처장으로부터 접촉하고 보고받은 모든 행위를 포함한 것인지를 명확히 해달라고 검찰에 수차례 요구했습니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김씨를 ‘몰랐다’는 것이 이 대표의 ‘인식’이 아니라 김씨와 이 대표가 골프치고 업무를 보고하는 등의 모든 행위를 아우르는 또 다른 ‘행위’가 되는 것인지에 대해 집중적으로 질의한 것입니다. 그래서 ’과거 골프를 친 적이 있습니까?’라고 묻고 ‘없습니다’라고 했다면 행위사실에 관한 것인데 기소된 발언은 그런 내용이 아니라는 설명도 했습니다.

그러면서 “개인이 했던 이야기를 (검찰이) 해석하고, 그 해석 속에 여러 사실을 추정하고 추출해서, 그것이 ‘행위’이다라고 기소할 수 있냐”, “말 속에 숨어있을 법한 과거의 모든 사실을 끄집어내서 (공소사실을) 구성할 수는 당연히 없다”, “검찰에서 임의로 행위를 추정해서 구성한 내용으로 허위사실이라고 공소할 수는 없다”고 항변했습니다.

증거 8000쪽 낸 檢 “발언의 사회적 맥락봐야, 교류는 행위”
반면 검찰은 3차례 반복된 이 대표 발언의 전체적인 취지를 봐야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모른다’는 표현 자체 뿐만 아니라 사회적 맥락으로 평가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는 김 전 처장 사망 이후 단순히 아냐, 모르냐의 문제를 넘어 그와의 관련성을 부인함으로써 대장동 의혹을 벗어나려고 했다는 게 검찰 시각입니다. 그러면서 “허위사실공표죄는 그 발언이 암시하는 내용까지도 판단하는게 대법원 판례”라고도 반박했습니다.

김 전 처장과 이 대표(당시 성남시장)과의 교류는 일방이 아니라 ‘쌍방’이므로 행위에 관한 것이라고도 덧붙이기도 했습니다. 검찰은 이 대표의 발언이 나온 경위와 관련 기사 등을 포함해 약 8000쪽에 달하는 증거 기록을 재판부에 제출했다고 합니다.


재판부는 양측의 치열한 주장에 대해 “어긋날 수 없는 상황 같다”며 “저도 (행위 사실에 대한 공소사실이) 와닿지는 않는 것 같다”고 수긍했습니다. 그러면서 “공소사실 구성을 약간 달리해야겠다는 생각도 든다. 행위가 쟁점이 된다면 구성요건 명확히 해야할 것 같기는 하다”고 했습니다.

2019년 12월 당시 경기지사였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와 경기도 대변인이었던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판교에서 열린 ‘김용의 북콘서트’에 참석해 손 하트를 하며 사진을 찍고 있다. 이 대표는 이날 축사를 하며 “김용 전 대변인은 뜻을 함께하는 벗이자 제 분신 같은 사람”이라고 소개했다. 김용 부원장 블로그 캡처
구속된 김용 부원장, 공직선거법 위반 재판 나올까
이 대표 측은 지난해 불법 대선자금을 받은 혐의로 구속기소된 김용(56) 민주연구원 부원장, 호주 출장을 함께 다녀온 비서관 등을 증인으로 신청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이 대표와 오랜 기간 함께 해 ‘왼팔’이라고도 일컬어지는 김 전 부원장을 통해 시장 재직 때 김 전 처장을 알지 못했다는 점을 입증하려는 취지로 풀이됩니다. 검찰도 “(이들을) 검찰 측 증인으로도 신청할지 입증 계획을 밝히겠다”는 입장을 내세웠죠.

창과 방패의 치열한 다툼 중인 이 대표 공직선거법 위반 재판은 내달 20일 3번째 공판준비기일이 열립니다.



김수민(kim.sumin2@joongang.co.kr)

Log in to Twitter or Facebook account to connect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help-image Social comment?
lock icon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