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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안 처리 후 협의”…야3당 압박에 국조 가능성 열어둔 與

국회의장 주재 교섭단체 원내대표 주례회동이 21일 국회에서 열렸다. 김진표 국회의장과 여야 원내 지도부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국민이힘 장동혁 원내대변인, 주호영 원내대표, 김 의장,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 진성준 원내수석부대표. 김성룡 기자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에 평행선을 긋던 여야가 협상 가능성을 열어놨다. 국정조사에 반대하던 국민의힘이 “내년도 예산안 처리 후 협의하겠다”는 입장을 내놨기 때문이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21일 오후 김진표 국회의장 주재로 만난 자리에서 이견을 다소나마 좁혔다. 회동 후 주 원내대표는 기자들에게 “다음달 6일까지 예산안을 처리하고 9일까지 정기국회가 열리는데, 여기에 국정조사가 섞이는 건 맞지 않다”며 “(박 원내대표에게) 예산안 처리 후 합의해 함께 국정조사를 할 수 있는 길을 찾아보자고 했다”고 전했다. 박홍근 원내대표도 “기존보다 진전된 안”이라거나 “전향적 입장”이라며 “당에서도 (국민의힘 제안에 대해) 검토를 해보겠다”고 화답했다.

이날 오전만 해도 국민의힘은 ‘선(先) 경찰 수사-후(後) 국정조사’ 방침을 그대로 굳히는 분위기였다. 더불어민주당·정의당·기본소득당 등 야3당이 이날 국정조사 계획서를 제출하자 이에 맞춰 같은 날 오전 개최한 의원총회에서 ‘국정조사 불가’ 방침을 당론으로 확정했기 때문이었다. 의원총회 뒤 주 원내대표는 “국정조사가 필요하면 언제든지 할 수 있다. 단, 수사 결과를 봐서 부족하거나 미흡하면 해야지 지금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인데 국정조사를 시작하면 정쟁만 될 뿐”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당내에선 여당이 불참한 가운데 국정조사가 열리면 야당의 맹공이 예상되는 만큼 조사 범위 및 대상·기간 등을 협상해 최대한 방어에 나서는 것이 현실적이라는 반론도 상당한 상황이다. 의총 직후 한 중진 의원은 “야당의 국정조사 제의에 가부를 정하기로 한 순간부터 우리는 수세에 몰린 것”이라고 진단했다.

실제 이날 의총에서도 일부 의원의 우려가 터져나왔다. 한 재선 의원이 “당장 야당과 내년도 정부 예산안 심사나 금융투자세·종합부동산세 등 세제 개편 관련 협의를 해야 하는데 국정조사를 빌미로 야당이 비협조적으로 나오면 대안이 없다”고 말했다고 한 참석자는 전했다. 일부 중진 의원은 “기자회견 등을 통해 국정조사를 거부하는 이유를 국민들에게 소상하게 설명해야 한다”는 주장도 폈다고 한다.

이같은 상황에서 이날 오후 국회의장 주재 여야 원내대표 회동에서 협상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열린 건 여야 모두 현실적인 실리를 따졌기 때문이다. 여당으로선 야당이 예산안 처리에 협조하지 않으면 사상 초유의 ‘준예산 사태’를 맞을 위험성이 크고, 야당으로선 여당과 합의 없이 국정조사를 도입할 경우 맞딱드릴 역풍에 대해서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야3당이 이미 국정조사 계획서를 제출하면서 우상호 민주당 의원을 위원장으로 하는 국정조사 위원 명단까지 제출한 마당에 향후 여야 협상이 진전되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박 원내대표는 주 원내대표와 회동 후에도 “24일 본회의에서 국정조사 안건이 채택되기 위해선 국민의힘이 내일(22일)까지 (국정조사 찬반) 의견과 특위 위원 명단을 내놔야 한다”며 “김 의장 특위 위원 명단을 ‘9(민주당) 대 7(국민의힘) 대 2(비교섭단체)’로 요청하지 않았느냐”며 국민의힘을 압박했다. 김 의장도 이날 오후 “22일 오후 6시까지 특위 위원 명단을 확정하라”는 내용의 공문을 각 교섭단체에 전달했다. 사실상의 최후 통첩인 셈이다.



최민지(choi.minji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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