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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코로나 차르’ 재등장…中 갈팡질팡 방역에 감염·피로 급증

21일 쑨춘란(오른쪽 두번째) 중국 국무원 부총리가 충칭의 격리 지역을 방문해 방역 상황을 지도하며 제로코로나 실현을 촉구했다고 CC-TV가 보도했다. 왼쪽은 천민얼 중앙정치국원 겸 충칭시 당서기. CC-TV 캡쳐
‘제로코로나’ 차르가 돌아왔다.
중국중앙방송(CC-TV)은 21일 쑨춘란(孫春蘭·72) 부총리가 충칭(重慶)의 코로나19 방역 실태를 시찰하면서 “조금도 지체 말고, 속도감 있게 역량을 집중해 코로나 섬멸전에서 승리할 것”을 강조했다고 보도했다. 쑨 부총리의 등장은 지난 8월 확진자 급증으로 관광객이 격리됐던 휴양지 하이난(海南) 시찰 이후 넉 달 만이다.

쑨 부총리는 의료·보건·여성·교육·체육을 담당하며 부총리 4명 중 서열 2위다. 지난달 20차 당 대회에서 정치국원에서 물러나면서 내년 3월 부총리직을 내려놓을 예정이다. 쑨 부총리는 지난 2020년 1월 우한(武漢)에 중앙지도조 조장 자격으로 파견돼 45일 동안 방역을 진두지휘하며 “전시에 결코 탈영병이 될 수 없다. 역사의 치욕의 기둥에 못 박힐 것”이라고 말했다. 이후 쑨 부총리가 시찰하는 곳마다 대규모 봉쇄가 이뤄지면서 뉴욕타임스는 그를 ‘제로코로나’ 차르로 묘사했다.

쑨 부총리는 21일 충칭 시찰에서 ‘제로코로나’ 관철을 지난 10일 시진핑 주석이 주재한 정치국 상무위원회 결정인 20개 조 방역 완화 조치보다 앞세웠다. 방역 완화 조치를 철회하지는 않겠지만 제로코로나는 절대 포기하지 않겠다는 당 중앙의 방침을 몸으로 보여준 셈이다.

중국의 확진자 발생은 2020년 우한 이후 최악이다. 국가위생건강위원회(위건위)는 22일 전날 확진자 2225명과 무증상확진자 2만5902명이 발생했다고 발표했다. 전날 확진자 2365명, 무증상 2만4730명과 비슷한 수준이다. 방역의 과학화·정밀화를 내세워 시설 격리를 완화하면서도 제로코로나는 견지하는 모순된 방역 방침에 확진자가 늘고, 방역 피로감도 급증하고 있다. 일반 시민과 네티즌 사이에서도 갈팡질팡 방역 난맥상에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선전 매체는 여론 달래기에 나섰다. 국수주의 매체 환구시보의 후시진(胡錫進) 전 총편은 21일 SNS에 자신도 격리당했다고 실토했다. 그는 “단지에 양성 확진자가 나와 어젯밤(20일) 봉쇄됐다. 지금은 5일 봉쇄라고 한다. 5+5가 아니길 바란다”며 “예전 같으면 집중 격리(별도 격리시설로 이송)당했겠지만 지금은 재택 격리다. 20개 조가 바꿨다. 매우 다행이다”라고 안도했다. 후 총편은 “중국은 올겨울과 내년 봄까지 개방은 불가능하다”고 방역 완화 가능성을 부정했다.
지난 18일 태국 방콕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기구(APEC) 정상회의에서 시진핑(習近平, 왼쪽) 주석과 리자차오(李家超, 존 리) 홍콩행정장관이 노마스크로 회의에 참석했다.  성도일보 캡쳐

방역 난맥상은 위아래와 지방을 가리지 않고 있다. 지난 17~18일 태국 방콕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기구(APEC) 정상회의에서 시진핑(習近平) 주석과 노마스크로 접촉한 리자차오(李家超, 존 리) 홍콩행정장관이 20일 확진자로 판명됐다. 마오닝(毛寧)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1일 정례브리핑에서 시 주석 건강을 묻자 “외국을 방문한 중국 대표단은 언제나 코로나19 방역 규정을 따르고 있다”고만 답했다. 해당 답변은 외교부 홈페이지에는 올리지 않았다.

21일 1438명이 신규 확진된 베이징 시 정부는 식당 내 취식을 금지하고 공공장소 개방을 중단하며 사실상 반(半) 봉쇄 상태에 돌입했다. 지난 5월 노동절 연휴를 놓친 데 이어, 월드컵과 연말 특수를 기대했던 상가와 식당의 영업 손실은 회복이 어려울 전망이다.

여기에 지난 19일 트럭 기사 2명에게 코로나 유발 혐의로 징역 4년 형을 판결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중국 네티즌들의 분노가 폭발했다. 베이징청년보의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 공식계정인 베이징터우탸오(北京頭條)는 이날 후루다오시 쑤이중(綏中)현 법원이 피고인 허(賀)·한(韓) 모 씨를 전염병 예방 방해 혐의로 유기징역 4년형을 판결했으며 피고인이 법정에서 유죄를 인정했다고 보도했다. 트럭 기사인 이들 피고인은 지난 1월 22일 쑤이중현을 출발해 헤이룽장 무단장시에 화물을 운송하고 25일 돌아올 당시 행적을 보고하지 않아 183명 감염, 7865명 격리, 34개 단지를 봉쇄하게 만들어 지방 정부 재정 1억5500만 위안(293억원)을 사용하게 만든 혐의다.

이에 아이디 안티고네(安提戈涅)를 쓰는 네티즌은 만만하고 약한 사람만 골라 괴롭힌다는 중국 속담(柿子挑軟的捏)을 인용해 “말랑한 감을 주무르니 아주 재미있나”라며 판결을 비난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구이저우 격리 이송 중 27명을 숨지게 하고, 시안에서 임산부를 유산시키고, 충칭에서 영아를 숨지게 한 진료 거부 중 누가 처벌을 받았나”며 분개했다.

한편, 지난주 주택 단지를 둘러싼 철제 가림막을 부수는 등 과격 집단 시위가 벌어졌던 광저우 하이주(海珠)구도 봉쇄가 계속되고 있다. 시위 직후 무장경찰이 투입돼 질서 유지에 나섰다는 소식이 해외 트위터에 올라오는가 하면, 중국 내 SNS에는 검열을 뚫고 현지에서 물자 부족으로 불편을 호소하는 하소연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신경진(shin.kyung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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