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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호판 갈등' 세르비아-코소보, 절충안 합의 무산…긴장 최고조(종합)

EU 중재에도 입장차 못 좁혀…22일부터 코소보 '과태료' 부과 강행시 충돌 우려 보렐 "EU 가입이 목표라면 그에 걸맞게 행동하라" 경고

'번호판 갈등' 세르비아-코소보, 절충안 합의 무산…긴장 최고조(종합)
EU 중재에도 입장차 못 좁혀…22일부터 코소보 '과태료' 부과 강행시 충돌 우려
보렐 "EU 가입이 목표라면 그에 걸맞게 행동하라" 경고



(브뤼셀=연합뉴스) 정빛나 특파원 = '차량 번호판 논란'에 긴장이 고조된 발칸반도의 앙숙 세르비아와 코소보가 갈등 해소의 실마리를 찾기 위해 유럽연합(EU) 중재로 회동했지만 끝내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오는 22일(현지시간)부터는 코소보가 예고한 대로 세르비아 차량 번호판에 대한 과태료 부과가 시작될 전망이어서 이에 반발한 세르비아계와 물리적 충돌 우려가 제기된다.
호세프 보렐 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21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알렉산다르 부치치 세르비아 대통령, 알빈 쿠르티 코소보 총리 간 회동이 끝난 뒤 언론에 "오전 8시부터 시작된 수 시간에 걸친 논의에도 양측은 해결책에 합의하지 않았다"고 결과를 전했다.
그러면서 "오늘 논의 실패와 수일 내에 벌어질 수 있는 그 어떤 긴장 고조나 폭력 상황에 대해서는 양측 모두에게 중요한 책임이 있다"고 경고했다.
이날 EU 중재로 성사된 긴급 회동은 코소보가 세르비아에서 발급된 자국 내 차량 번호판을 코소보 발급 번호판으로 교체하도록 하는 강제 조치를 시행한 이후 양국 간 갈등이 고조된 상황에서 이뤄졌다.
코소보 정부는 22일부터 자국에서 발급받은 번호판으로 바꾸지 않은 차량 운전자에 대해 150유로(약 21만원)의 벌금을 부과한다는 계획이다.
내년 4월 21일까지는 모든 차량 번호판을 코소보 기관 발급 번호판으로 교체한다는 구상이다.
그러자 코소보에 사는 세르비아계 주민들은 번호판 변경을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며 강력히 반발했다.
코소보 정부가 관할하지만, 세르비아인들이 실질적인 자치권을 행사하는 코소보 북부 4개 지역 시장을 비롯해 법관, 경찰관 등 세르비아계 공직자들이 줄지어 사퇴하며 공공 서비스가 사실상 올스톱되기도 했다.

차량 번호판을 둘러싼 갈등 격화는 완전히 정리되지 않은 해묵은 역사적 갈등과도 연계돼 있다.
코소보는 1990년대 말 유고 연방이 해체될 때 세르비아에서 분리 독립하려다 수천 명이 사망하는 참혹한 내전을 겪었다.
이후 2008년 유엔과 미국·서유럽 등의 승인 아래 독립을 선포했으나 세르비아는 우방인 러시아·중국 등의 동의 아래 코소보 독립을 인정하지 않고 여전히 자국 영토의 일부로 간주하고 있다.
EU 등 서방 입장에선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가뜩이나 안보 불안감이 고조된 상황에서 발칸반도 긴장은 악재다.
그러나 이날 합의 무산은 시작부터 예견됐다.
EU 외교부 격인 대외관계청(EEAS)이 EEAS가 공개한 회동 영상을 보면 보렐 고위대표를 가운데 두고 마주 앉은 부치치 대통령과 쿠르티 총리는 시작 전부터 서로 시선을 피하는 등 어색한 기류가 역력했다.
보렐 대표는 "투명성을 위해 (논의를) 공개하자면, 위험한 상황을 피할 수 있었을 방안을 (양측에) 제의했지만 부치치 대통령은 받아들인 반면 쿠르티 총리는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밝혔다.
코소보를 향해 북부 지역에서 차량 번호 재등록과 관련된 과태료 부과 등 '추가적인 절차'를 즉각 중단하라고 제안했지만, 거부했다는 것이다.
세르비아에는 '코소보 도시 명칭'이 포함된 새로운 번호판 발급을 중단하라고 제의했다고 보렐 대표는 전했다.
세르비아는 차량 등록지인 도시명 약자를 번호판에 표기하는데, 코소보 도시 명칭을 딴 번호판은 여전히 자국 영토로 간주한다는 상징적 의미가 담겨 있어 코소보를 자극할 수 있다.
보렐 대표는 양측을 향한 각각의 제안이 "거의 합의에 도달했지만, 다양한 이유로 무산된 만큼 양측 모두가 이 요청사항을 이행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세르비아와 코소보 모두 EU 가입을 희망하고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둔 듯 경고도 잊지 않았다.
그는 "양국 지도자들의 궁극적 목표가 EU 가입이라면, 우리는 지도자들이 그것에 부합하게 행동하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shin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정빛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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