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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국민 "평화협상 지지" 과반 넘어…동원령 이후 불안 커져

“모두가 우울한 상태다. 우린 불안과 초조, 그리고 우려 속에 있다.”(중년의 교사 카티야)

지난 5월 9일(현지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모스크바 붉은광장에서 열린 2차 세계대전 전승기념일 열병식을 지켜보고 있다. AP=연합뉴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장기화하고 군동원령 등 추가 조치가 잇따르면서 러시아 국민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고 20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특히 러시아 각 가정에 전쟁의 직접적인 영향을 알린 부분 동원령 이후 여론이 급변하고 있다고 전했다.

모스크바에 사는 중년 교사인 카티야는 FT에 “우린 처음에 키이우로 갔지만 수많은 사망자만 남기고 빠져나와야 했다”며 “이후 헤르손에서 또다시 막대한 피해와 함께 그곳을 떠났다. 그들은(군인들은) 왜 죽은 것인가”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 9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동원령을 발포해 30만명의 병력을 보충했다. 그런데도 러시아는 최근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유일하게 점령한 주요 도시 헤르손에서 철수해야만 했다.

지난 9월 24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 시내에서 정부의 예비군 부분 동원령에 반대하는 시위에 참가했다 경찰에 체포된 여성. EPA=연합뉴스


러시아의 독립 여론조사기관인 레바다센터가 지난달 20~26일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평화협상을 바라는 여론이 절반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군사작전의 지속과 평화협상 중 무엇이 더 필요한지에 대한 질문에 응답자의 36%가 ‘작전을 계속해야 한다’고 답했다. 반면 ‘협상이 필요하다’는 응답은 57%였다. 이는 지난달보다 9%포인트 오른 수치다. 반면 ‘반드시 군사작전을 계속해야 한다’는 응답은 22%로 지난달보다 7%포인트 줄었다. 특히 응답자의 65%가 러시아에 총동원령이 선포될 것이 우려된다고 답했으며, 88%는 현 상황이 걱정된다고 했다.

레바다센터에 따르면 전쟁 지지 여론을 갈수록 약화하고 있다. 지난 8월 48%에서 지난달 36%로 감소했다. 반면 협상을 지지하는 여론은 지난 8월 44%에서 지난달 57%로 증가했다. 이달 초 이뤄진 헤르손에서의 본격적인 철수가 해당 여론조사 이후였다는 점에서 여론은 더 나빠질 수 있다.

지난 12일(현지시간) 러시아군이 퇴각한 헤르손에서 주민들이 우크라이나군을 환영하는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한 러시아 전직 고위 관리는 “헤르손에 대한 합병을 발표한 지 6주 만에 그곳을 잃은 건 정부의 전략적 계획이 부족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들은 문제를 완전히 잘못 처리하고 있다”며 “이는 완전히 굴욕적인 일”이라고 불만을 표했다.

다만 한 올리가르히(정권과 유착된 러시아 재벌)는 FT에 “푸틴의 주변은 매우 안정된 상황이고, 이번 침공에 대한 반대 목소리를 낼 사람은 거의 없다”고 전했다.




김홍범(kim.hongbu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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