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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율 처져도 '나경원 연대설'...다시 뜨는 김기현의 저력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은 일찌감치 여당의 당권 주자로 거론됐다. 이준석 전 대표 징계 사태로 당권에 공백이 생기자 대선과 6월 지방선거 당시 원내대표로 활동한 김 의원이 자연스럽게 당 대표에 도전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다. 김 의원이 실제로 당권 의지를 드러낸 뒤에는 ‘김·장 연대론’(김기현·장제원 연대론)이 떠오르며 주목받기도 했다.

김 의원이 주도하는 여당 공부모임인 ‘새로운 미래혁신24’에서 24일 나경원 전 의원이 초청연사로 참석한다. 사진은 김 의원이 9월 30일 오후 대구 북구 엑스코에서 열린 대구시당 당원 교육에서 특강을 하는 모습. 연합뉴스

하지만 이후 각종 차기 여당 대표 선호도 여론조사에서 김 의원이 한 자릿수 지지율로 고전하자 의문 부호가 붙기 시작했다. 특히 유승민 전 의원이 여론조사에서 선전하고, 나경원 전 의원이 당 지지층 조사에서 두각을 드러내자 김 의원의 존재감이 묻혔다는 평가가 나왔다. 코리아리서치·MBC의 7~8일 조사에서 김 의원 지지율은 1.2%로 유승민(24.2%), 안철수(11.1%), 나경원(9.3%) 등 주요 후보군에 크게 밀렸고, 황교안(2.5%) 전 대표보다도 낮았다. 당 지지층 조사에서도 김 의원 지지율은 3.1%에 그쳤고, 다른 업체 조사에서도 대체로 5% 안팎의 지지율을 기록하며 부진했다.

이 때문에 낮은 대중 인지도가 김 의원 발목을 잡는다는 지적이 나왔고, 김 의원과 친윤계의 연대가 느슨해졌다는 뒷말까지 나왔다.(자세한 내용은 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김 의원이 주도하는 여당 공부모임인 '새로운 미래혁신24'에 나경원 전 의원이 24일 초청연사로 참석한다. 당내에서는 이를 두고 '김기현-나경원' 연대설도 흘러나왔다. 김기현 의원실 제공

하지만 최근 당내에서 ‘친윤 당권 주자’로 김 의원의 이름을 다시 거론하는 이들이 부쩍 늘고 있다. 김 의원이 주도하는 공부 모임인 ‘새로운 미래혁신24’에 나 전 의원이 24일 초청 연사로 나서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김·나 연대설’(김기현·나경원 연대설)이란 말까지 흘러나왔다. 김 의원은 나 전 의원에게 연사로 나서달라고 직접 부탁했고, 의원들에게도 일일이 전화를 돌려 모임 참석을 독려했다고 한다. 이 모임에 친윤계 핵심인 장제원 의원이 참석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당 관계자는 “나 전 의원이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과 기후환경대사 등 공식 직책을 두 개나 맡은 상황임을 고려하면 둘의 연대가 불가능하지 않다는 반응이 꽤 있다”고 전했다. 한 친윤계 의원은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이 전당대회 불출마를 선언하고, 나 전 의원도 출마 여부에 대해 모호한 입장이라 확실한 ‘친윤 원톱’이 없는 상황에서 돌고 돌아 김 의원을 대안으로 거론하는 친윤계 인사들이 늘어난 분위기”라고 전했다.

김 의원도 이런 분위기를 의식한 듯 최근 내부 비판 대신 야권을 정조준한 공세에 집중하며 친윤계와 발을 맞추고 있다. 김 의원은 20일 유승민 전 의원과 윤 대통령 퇴진 집회, MBC 논란 등을 겨냥해 오전에만 3개의 비판 메시지를 페이스북에 올렸다.

김 의원은 20일 당권 경쟁자인 유승민 전 의원과 MBC 논란 등을 겨냥한 비판 메시지를 오전에만 3개나 페이스북에 올렸다. 사진은 지난 3월 10일 당시 국민의힘 원내대표였던 김 의원(오른쪽)이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을 국회에서 안내하는 모습. 중앙포토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김 의원이 당 대표 룰 변경 등 믿는 구석이 있는 것 같다”는 반응도 나온다. 최근 당내에서는 친윤계를 중심으로 여론조사 30%, 당원투표 70% 비율인 현행 당 대표 선거 방식을 변경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적지 않게 흘러나온다. 당원 투표 비중을 80% 혹은 90% 수준으로 높이고, 막판 1대1 방식의 결선투표제를 도입하는 방식 등이 거론되는데, 이 경우 친윤계 후보가 최대 수혜자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김 의원 측은 “현재 김 의원 지지율이 부진한 것은 사실이지만 향후 비윤계 후보와 1대1 구도가 형성되면 당심이 김 후보에게 몰릴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친윤계와 김 의원이 손잡는 것만으로 2024년 총선을 승리로 이끌 시너지가 나오겠냐는 부정적인 시선도 있다. 여권 관계자는 “윤 대통령 지지율이 30%대에 머물고, 중도층의 외면이 난제로 떠오른 상황에서 과연 ‘김기현 호’가 돌파구가 될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비윤계 성향의 여당 초선의원은 통화에서 “대선에서 윤 대통령을 지지했다가 등을 돌린 청년층의 마음을 되돌릴 묘안이 김 의원에게 있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손국희(9ke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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