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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단독 국조 임박…민주당선 "與 불참하면 우린 대박"

야3당 의원들이 지난 9일 오후 용산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요구서를 제출하기 위해 국회 의안과에 들어서고 있다. 왼쪽부터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 더불어민주당 위성곤 원내정책수석부대표, 정의당 장혜영 원내수석부대표. 김성룡 기자

이태원 참사의 국정조사 실시를 위한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 기본소득당의 야3당 공조가 본격화되고 있다. 위성곤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와 장혜영 정의당 원내수석부대표, 용혜인 기본소득당 상임대표는 21일 오전 ‘10·29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관련 야3당 의견서’를 국회 의사국에 제출하기로 했다. 국정조사의 목적·범위·기간을 명시한 야3당의 국정조사 실시계획서 초안을 공개하겠다는 차원이다.

국민의힘이 21일 의원총회에서 국정조사 반대 방침을 재확인할 경우, 야당만의 ‘단독 국조’가 현실화될 전망이다. 그동안 ‘여야 합의 국조’ 원칙을 천명해 온 김진표 국회의장도 지난 17일 국민의힘과 민주당에 공문을 보내 국정조사 특위 위원 명단 등을 요구한 상태다. 야권에선 1999년 1월부터 30일간 실시된 ‘IMF(국제통화기금) 환란 원인 규명과 경제위기 진상조사를 위한 국정조사’(이하 ‘IMF 국조)가 단독 국조의 대표적인 선례로 거론된다.

몸싸움 속 통과된 IMF 국조 계획서…YS까지 증인 의결
국회선진화법 이전인 1999년 1월 7일 본회의에서 통과된 ‘IMF 국조 실시계획서’는 여야의 몸싸움 끝에 통과됐다. 여당이던 새정치국민회의·자유민주연합은 한나라당과의 3당 원내총무(현재의 원내대표) 회담이 결렬되자마자 본회의장으로 달려갔고, 3당 당직자·보좌관들이 몸싸움을 벌이는 동안 국정조사계획서는 일방 처리됐다. 당시 여당 소속 김봉호 국회부의장은 의장석에 오르지 않은 채 무선마이크를 쥐고 가결을 선포했다.

1999년 1월 18일 당시 여권 단독으로 개최한 'IMF 국정조사특위'에서 개최한 경제청문회는 한나라당 의원들의 자리가 비어 있는 가운데 '반쪽 국조'로 열렸다. 한나라당은 같은 시간 경기도 수원 시민회관에서 정치사찰을 중지할것 등을 요구하며 장외투쟁을 전개했다. 중앙포토


‘IMF 국조’는 전체 특위 인원 20명 중 여권 11명(국민회의 7명, 자민련 4명)만 출석한 ‘반쪽 국조’로 열렸다. 하지만 25차례의 회의에서 9곳의 기관(한보철강·기아차 포함)과 50명의 증인, 44명의 참고인을 불러 조사한 끝에 “(경제 당국은) 1997년 8월 초 일부 종금사·은행의 외환결재 불능 사태도 위기 인식이 전혀 없었고, 11월 초에야 위험성을 느꼈으나 대통령에게 보고도 바로 하지 않았다”(IMF 국조 결과보고서) 등 내용을 확인하는 성과를 거뒀다.

‘단독 국조’도 힘이 실리는 이유는 ▶증인·참고인 출석 요구 ▶동행명령 ▶불출석 증인에 대한 고발까지 모두 국정조사 특위의 의결로 가능하기 때문이다. IMF 국조 특위는 당시 한나라당 의원들이 불참한 가운데 전직 대통령이던 김영삼 전 대통령에 대해 출석을 요구했고, 김 전 대통령이 불출석하자 형사 고발을 의결했다. 민주당 내부에서 “여당이 끝까지 불참하면 우리로선 대박이다. 증인 채택 논의가 시작되면 결국 국민의힘도 끌려들어 올 것”(중진 의원)이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IMF와 다르다” 지적도…野 단독 국조 실효성 의문
다만 야권 일각에선 “IMF 국조와 단선적으로 비교할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IMF 국조는 한나라당에서도 별도의 국조 요구서를 제출했지만, 이태원 참사에 대해선 국민의힘이 국조 요구서 자체를 제출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야권 관계자는 “당시엔 특위 인원을 의석수 비례로 하자는 여당과 동수(同數)로 하자는 야당이 국조 자체엔 모두 찬성했다”며 “지금 같은 단독 국조와는 다르다”고 말했다.

게다가 지금은 여당이 아닌 야당이 국조를 주도하는 초유의 상황이라 정부 부처의 협조를 장담할 수도 없다. IMF 국조는 여당이 드라이브를 건 것이라 검찰이 공소장은 물론이고 심문자료 같은 수사자료 일체를 제공했지만, 이번엔 ‘수사 중’이란 이유로 자료 협조에 불응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주요 증인들이 불출석할 경우 야당이 일방적으로 고발을 해봤자 얼만큼 실효가 있을지도 불투명하다.

결국 여당이 끝까지 국조를 외면하는 것도 부담이 있고, 야당이 국조를 단독으로 밀어붙이는 것도 만만찮기 때문에 여야가 예산안이나 주요 법안 등과 한데 묶어 ‘일괄 타결’하는 협상이 진행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오현석(oh.hyunseok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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