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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투세' 스텝 꼬인 野…與는 尹공약대로 "무조건 유예하겠다"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가 지난 13일 오후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 앞에서 금융투자소득세 도입에 반대하는 촛불시위를 하고 있다. 뉴스1

주식시장 초미의 관심사인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도입과 관련해 국민의힘이 ‘무조건 2년 유예’ 방침을 강하게 밀어붙이기 시작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원장을 맡은 류성걸 국민의힘 의원은 20일 통화에서 “조세소위가 열리기도 전에 공개적으로 조건을 걸고 딜(거래)을 하려는 (더불어민주당 측) 태도는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내일부터 소위에서 금투세를 포함한 세법 개정안 전반을 세밀하고 심도있게 심사하겠다”고 말했다.

금투세는 주식 매매로 얻은 이익이 연 5000만원 이상일 때 그 초과분에 대해 22%가량의 세금을 물리는 일종의 주식 양도소득세다. 당초 “과세 강행”을 주장하던 민주당이 개미 투자자 여론에 밀려 ‘조건부 유예’로 입장을 선회했는데, 당·정이 해당 요구조건들도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강경 대응을 시사하고 나선 것이다. 지난 18일 김성환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국회 기자간담회에서 “주식양도소득세 대주주 기준을 100억원으로 높이는 정부 방침을 철회하고, 증권거래세율을 0.15%로 낮추는 것을 전제로 금투세 2년 유예를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정부가 곧장 이에 반발해 “연말 시장 안정을 위해 대주주 기준 상향이 필요하고, 증권거래세 인하 폭은 현행 정부안의 0.03%포인트(0.23%→0.2%)가 적절하다”는 뜻을 국민의힘에 전달했다. ‘금투세 뿐 아니라 나머지 주식 관련 정책에서도 민주당과 추가 협상이 어렵다’는 방침을 여당에 공유한 것이다. 금투세 유예는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다. 기재위 소속 국민의힘 의원은 통화에서 “민주당이 입장을 바꾼 것 자체가 시장이 금투세를 수용할 수 없는 상태라는 걸 스스로 인정한 것”이라며 “안그래도 주식, 채권 등 금융 시장이 전부 불안정한데 가뜩이나 민감한 투자자들을 더 혼란스럽게 만들어서야 되겠느냐”고 말했다.

여야가 금투세 유예를 처음 공식 논의할 기재위 조세소위는 21일 첫 회의를 연다. 국민의힘 5명, 민주당 7명, 정의당 1명으로 구성돼 수적으로 여당이 불리하지만 상정·의결권을 가진 조세소위 위원장을 국민의힘이 맡고 있다. 야당의 단독 강행 처리에 대한 현실적 방어선이 생긴 셈이다. 여당에서는 “입장 번복으로 한 번 스텝이 꼬인 민주당이 법인세·종부세 등을 제치고 굳이 금투세로 여당을 강하게 압박하지는 않을 것”(정책위 관계자)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윤석열 대통령이 국민의힘 대선후보였던 지난해 12월 27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자본시장 공정회복 정책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이런 가운데 여야에서는 이날까지 이른바 ‘동학개미’를 의식한 금투세 유예 주장이 경쟁적으로 터져나왔다. 국민의힘 당권 주자인 안철수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현재 상태의 금투세는 답답한 악법”이라며 “정부안대로 금투세 시행은 유예되어야 한다”고 썼다. 그는 “외국인과 기관을 제외하고 1400만명의 개인 투자자들에게만 과세하겠다는 것은 역차별이고 개미 독박과세”라면서 “세금 내는 ATM(현금인출기) 취급당하는 불쾌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고 원천징수형 과세 방식까지 문제삼았다.

또 다른 당권 주자인 권성동 의원도 전날 “금투세는 개미부터 잡아버리는 ‘개미눈물법’”이라며 “오는 25일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금투세 유예를 위한 긴급토론회 ‘개미가 먼저다’를 개최하겠다”고 예고한 상태다. 권 의원은 “1400만명에 이르는 주식투자자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며“관심 있으신 누구나 (토론회에) 참석해 힘을 모아달라”고 밝혔다.

민주당에서도 이원욱 의원이 이날 “상인적 현실 감각을 지닌 민주당임을 국민에게 보여줘야 한다”며 당 지도부가 금투세 조건부 유예로 입장을 돌린 것에 대해 “늦었지만 다행”이라는 페이스북 글을 올렸다. 이 의원은 “종부세와 전혀 관련 없는 국민까지 종부세 반대로 돌아선다”는 문재인 정부 당시 부작용을 거론하며“자본시장 세제 문제에서도 국민 수용성을 높이는 데 주력해야 한다. 안타까운 일이지만 국민의 66%가 금투세 유예를 지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심새롬(saero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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