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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물인 줄 알았더니 미사일 '쾅'…美 수송기, 폭격기 변신 [이철재의 밀담]

지난 9일(이하 현지시각) 노르웨이 안더야 사격장. 미국 공군 특수작전사령부 소속 특수작전 수송기 MC-130J 코만도 Ⅱ에서 팔레트가 투하됐다. 낙하산이 펴진 팔레트가 천천히 떨어지면서 안에 있던 화물을 하나씩 쏟아냈다. 화물은 장거리 공대지 순항미사일인 AGM-158B JASSM-ER 4발이었다. 이 미사일은 최대 사거리가 900㎞다.


 11월 9일(현지시간) 노르웨이 안더야 사격장에서 미국 공군의 특수작전 수송기인 MC-130J에서 JASSM-ER 4발이 실린 팔레트가 떨어지고 있다. 미 공군

4발의 JASSM-ER이 날개를 펴고 엔진을 점화하면서 목표를 향해 날아가 정확하게 명중했다.


미 공군의 래피드 드래곤(Rapid Dragon)이 첫 시연에서 성공한 것이다. 래피드 드래곤은 수송기를 미사일 폭격기처럼 발사 플랫폼으로 만드는 사업이다. 수송기가 미사일이 실린 팔레트를 투하하면, 미사일이 팔레트에서 떨어져 나와 목표를 공격한다.


이번 시연에는 C-130 계열의 특수작전 수송기를 동원했지만, 훨씬 더 큰 전략수송기 C-17 글로브매스터 Ⅲ에서도 래피드 드래곤 운용이 가능하다. 현재 래피드 드래곤의 목표는 C-130에 미사일 6발들이 팔레트를 2개 실어 모두 12발을 탑재하는 것이다.

MC-130J에 JASSM-ER 4발들이 팔레트가 실리는 모습. AFRL

C-17이라면 9발들이 팔레트 5개가 들어갈 수 있어 미사일 최대 탑재량은 45발이다. 최대 24발의 JASSM-ER을 달 수 있는 장거리폭격기 B-1B 랜서보다 폭장량이 더 많게 된다.


수송기가 실전에서 폭격기로 뛴 사례가 여럿 있다. 파키스탄이 1965년 제2차 인도ㆍ파키스탄 전쟁에서 C-130로 폭탄을 떨어뜨려 전과를 거뒀다.

2017년 4월 미 공군이 아프가니스탄에서 수니파 무장세력인 이슬람국가(IS) 세력을 GBU-43/B MOAB으로 폭격했는데, 이때 MC-130이 9.8t짜리 MOAB을 투하했다.

또 미 공군은 베트남 전쟁부터 수송기에 각종 화기를 달아 공격기로 써왔고, 미 해병대도 지상에 화력을 지원할 수 있도록 KC-130J에 미사일 발사 기능을 더 했다.


래피드 드래곤의 개념도. AFRL

그러나 이들 사례는 래피드 드래곤처럼 작정하고 수송기를 폭격기화한 경우는 아니었다.


위협을 늘려 대처하게 힘들게 만들자

래피드 드래곤은 사거리가 수백 km에 이르는 순항미사일을 적 방공망 밖에서 대량으로 발사할 수 있다. 폭격 임무를 마친 수송기는 다시 수송 임무를 맡을 수 있다.

중국의 도련선. 빨간 화살표가 있는 선이 제1 도련선, 파란 화살표가 있는 선이 제2 도련선이다. globalita.com

미 공군이 래피드 드래곤을 연구한 배경엔 중국이 있다. 중국은 쿠릴열도~일본~대만~필리핀~믈라카 해협에 제1 도련선을 긋고서 미 해ㆍ공군이 근처에도 오지 못하게 하는 A2/AD(반(反) 접근-지역거부) 능력을 키우고 있다. 미국은 중국의 제1 도련선을 뚫고 들어가는 방법을 찾느라 고심하고 있다.


중국의 A2/AD 능력에 대해 미국은 전력을 기동성 있는 소규모 조직으로 나누거나 무인 무기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또 장거리 타격 무기의 공격력을 극대화하려고 한다.

이 같은 미국의 노력을 개념으로 정리한 게 미 해군의 ‘분산된 치명성(Distributed Lethality)’이다. ‘치명성’이란 강력한 무기를 뜻한다. ‘분산’은 이들 무기를 가급적 많은 플랫폼에 태운다는 의미다. 적이 대처하기에는 힘들 정도로 많은 표적과 많은 위협을 만들자는 개념이다.

6월 17일 중국 해군의 세 번째 항공모함인 푸젠함(福建艦)이 장난(江南) 조선소에서 진수하고 있다. 중국의 해군과 공군을 키우면서 A2/AD 능력을 강화하고 있다. 신화=연합


이에 따라 미국은 중국 해ㆍ공군을 위협하는 수단을 다양화하고 있다.


4월 28일 미국 플로리다주 에글린 공군기지에서 이륙한 미 공군의 F-15E 스트라이크이글이 GBU-31 JDAM으로 멕시코만의 화물선을 가라앉혔다. JDAM이 정확히 명중한 뒤 큰 폭발이 일어났고, 화물선은 두 동강이 나 곧 바닷속으로 사라졌다.


JDAM은 2000파운드(900㎏)급 폭탄을 GPS로 유도하는 폭탄이다. 이 유도 폭탄으로 지상 목표물뿐만 아니라 해상 목표물도 공격하려는 퀵싱크(QUICKSINK)의 시연이었다.


4월 28일 멕시코만에서 F-15E 스트라이크이글에서 투하한 JDAM이 명중하 뒤 유조선이 가라앉고 있다. AFRL 유튜브 계정 캡처

대표적 대함 무기인 중어뢰는 비싸고, 대함미사일은 위력이 약하다. 미 공군 관계자는 “퀵싱크는 대부분의 공군 전투기를 활용해 적은 비용으로 신속하게 해상 위협에 대응할 수 있는 수단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주변국 견제할 한국판 '분산된 치명성' 필요

미 해병대는 원격 조종이 가능한 로봇 전투차량에 스텔스 대함 미사일인 NSM을 발사할 수 있는 네메시스(NMESIS)를 개발하고 있다.

미 해병대의 무인 지대함 미사일 발사대인 NMESIS.

미 해병대는 무인 대함 미사일 발사대를 남중국해나 동중국해의 작은 섬을 담당할 연안작전연대(MLR)에 배치할 계획이다. 적(중국)으로부터 섬을 뺏은 뒤 이를 되찾으려고 오는 적을 해상에서 거부하거나, 근처 해역에서 적 해상 세력을 움츠러들게 하는 게 네메시스의 목적이다.


미 해병대는 대잠수함전 전력을 갖추려고도 한다. 중국이 공격적으로 잠수함 보유 숫자를 늘리는 데, 미 해군의 해상 초계기와 해상작전 헬기가 충분치 않다는 판단 때문이다.


그래서 미 해병대는 러시아ㆍ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맹활약한 하이마스(HIMARSㆍ고속기동 포병 로켓 시스템)에 지대함 미사일과 대잠 로켓을 쏠 수 있도록 개조하고 있다. 틸트로터 항공기인 MV-22 오스프리에 해양음파 센서ㆍ부이를 실으려고 한다. 잠수함을 탐지ㆍ공격할 수 있는 무인수상정인 LRUSV를 연구하고 있다.


미 육군도 에이태큼스(ATACMSㆍ육군 전술 미사일 체계)를 대체할 정밀 타격미사일인 PrSM(최대 사거리 650㎞)에 해상 목표물을 공격할 기능을 추가하려고 한다.


미국의 방산기업인 록히드마틴이 제작한 Mk 70 모드 1 원정 발사대는 BGM-109 토마호크 함대지 순항미사일과 SM-6 함대공 미사일을 지상에서 쏠 수 있다.

트럭 탑재형 Mk 70 모드 1 원정 발사대. 지상에서 SM-6 함대공 미사일을 쏠 수 있는 발사대다. 미 해군

미 국방부는 이 발사대를 무인함인 레인저에 실어 SM-6를 발사하는 시험을 해봤다. 미 해군은 Mk 70 발사대를 트럭에 탑재했다. 또 SM-6가 항공기나 탄도미사일을 요격하는 기능 이외 대함 목표물도 타격하는 기능도 더 하려고 한다.


미 육군과 해병대도 Mk 70 발사대 트럭에 관심을 보인다. 이 트럭이 남중국해나 동중국해의 작은 섬을 중국의 항공기ㆍ미사일ㆍ함정으로부터 방어하는 데 최고의 무기이기 때문이다.

군사 전문 자유 기고가인 최현호씨는 “현재 미 국방부에서 추진하는 분산된 치명성 관련 전략들은 기존 무기체계들의 새로운 조합과 운용을 기반으로 한다”며 “새로운 무기와 장비를 만드는 것보다 발상의 전환을 통해 중국의 함선 같은 플랫폼 수적 우위를 상쇄하려는 전략”이라고 평가했다.

지난 3월 창설한 미 해병대의 첫 연안작전연대(MLR). 앞으로 남중국해와 동중국해에서 중국과 맞붙을 핵심 부대다. 미 해병대

한국도 미래 주변국의 위협을 억제하고 대처하려면 한국판 ‘분산된 치명성’을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한국 경제력과 국방비로 주변국을 감당하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폼 나지만 값비싼 무기보다는 주변국을 혼란시키며 늘 신경을 쓰게 하는 ‘분산된’ 무기가 더 치명적일 것이다.




이철재(seaja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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