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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ICBM, 결국 한·미동맹 깨려는 것" 워싱턴 전문가 진단

미국 본토까지 위협할 수 있는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를 두고 워싱턴에선 미국의 핵우산에 대한 신뢰를 흔들어 한·미동맹을 무너뜨리려는 북한의 궁극적 목표의 중요한 한 단계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또 결국 북한이 7차 핵실험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더욱 힘을 얻고 있다. 단 최근 미·중 정상회담에서 핵사용에 반대 의사를 밝혔던 중국이 태도 변화를 보일 수 있다는 기대감도 조심스럽게 나온다.
 북한 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9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전날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의 시험발사를 현장에서 지휘했다고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핵에는 핵으로, 정면대결에는 정면대결로 대답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뉴스1

북한의 18일 ICBM 시험발사에 대한 워싱턴 전문가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브루스 베넷 "김정은 목표는 한·미동맹 깨는 것"
브루스 베넷
지난 17일 최선희 북한 외무상은 미국의 확장억제 강화와 대북 군사협력을 확대를 알린 한·미·일 정상회담 결과에 반발하며 비례적으로 군사적 대응조치를 취하겠다고 위협했다.

이번 북의 ICBM 도발은 "최선희가 언급한 비례적 군사적 대응조치로 보는 게 가장 직접적인 설명"이라고 앤드루 여 브루킹스연구소 한국 석좌는 분석했다.

로버트 매닝 스팀슨센터 선임연구원 역시 "ICBM 면에서 북한은 미국이나 중국, 러시아보다 훨씬 뒤처져 있다"면서 "화성-17형의 능력을 완벽하게 끌어올리는 게 이번 시험발사의 주된 목적"이라고 봤다. 그로 인한 정치적인 효과는 부차적인 보너스라고 했다.

그 정치적 효과 중 하나가 미국의 핵우산에 대한 한국의 신뢰를 흔드는 것이다.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김정은 위원장의 궁극적인 목표는 미국의 확장억제력을 약화해 결국 한·미동맹을 깨는 것"이라고 했다. 이를 위해 핵탄두로 무장한 수십기의 ICBM을 확보해야 하는데, 이번 시험발사가 그 방향으로 가는 중요한 단계라고 봤다.

앤드루 여 "美, 전략자산 장기배치할 것"
앤드루 여
베넷 선임연구원은 이번 북한의 ICBM 발사가 미국의 '반응적' 선을 넘은 것은 분명하다고 했다. 한·미 양국이 북한 미사일 발사대에 대한 정밀 타격훈련에 나서는 등의 후속 반응을 끌어낼 거란 이야기다.

그러나 미국에서 '이제 북의 도발을 끊겠다'는 식의 경고가 나오지 않은 이상, 근본적인 레드라인을 넘었다고는 보기 힘들다고 했다.
북한의 ICBM 시험발사 이튿날인 19일 미 공군은 B-1B 전략폭격기를 한반도에 재전개, 한국 공군과 연합공중훈련을 실시했다. 뉴스1
매닝 선임연구원은 트럼프 정부는 사실상 북한 미사일 시험발사에 거의 반응하지 않았던 반면, 바이든 정부는 강력한 비난 메시지를 내는 등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서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그렇지만 바이든 정부가 "가짜 위기를 조장한 뒤 미국의 양보를 끌어내려는 북한 전략에 말려들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앤드루 여 석좌 역시 "미국은 한·미 연합훈련이나 전략자산을 한반도에 장기적으로 배치하는 등의 조처를 계속할 것"이라며 대북 대응에 "극적인 변화가 있을 거라고 기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로버트 매닝 "다음은 핵실험…중국에도 시험대"
로버트 매닝
북한의 다음 시나리오가 7차 핵실험이라는 점에선 이견이 없었다. 이번 북의 ICBM 시험발사는 7차 핵실험을 향한 북한의 긴장 고조 전략의 연장선상에 있다는 것(앤드루 여)이다.
북한의 목표는 순항미사일에 장착할 수 있는 소형화 된 핵탄두 개발(매닝)일 수도 있고, 비행장이나 항구를 파괴할 수 있는 좀 더 큰 규모의 폭발력을 가진 전술핵 개발(베넷)일 수도 있다.

북한이 결국 7차 핵실험에 나설 경우 중국의 태도 변화 여부가 주목된다.

그동안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선 북한의 잇따른 미사일 도발에 대해 대북 추가 제재 결의안이 추진됐지만, 중국과 러시아의 반대로 무산됐다.

지난 14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정상회담을 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핵전쟁과 핵무기 사용에 반대한다는 의사를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AFP=연합뉴스

우크라이나 전쟁을 두고 한 이야기지만 한반도 등 다른 지역에서도 적용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매닝 선임연구원은 "석유나 식량 등 많은 물자가 중국에서 북한으로 흘러 들어가는 상황에서, 북한의 7차 핵실험은 중국의 신뢰성을 평가하는 시험대가 될 것"이라며 추후 유엔 안보리에서 거부권을 행사하는 데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시사했다.




김필규.이세영(phil9@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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