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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간 못 씻었다" 제주 기우제까지 보고 온 완도 섬, 무슨 일 [영상]

“70년 평생 이런 가뭄은 처음이야. 5일 동안 씻지도 못하는 건 둘째치고 마실 물이 없어서 사 마시고 있어요.”
지난 17일 전남 완도군 소안도에서 만난 주민들은 “살면서 처음 겪는 난리”라며 이렇게 말했다. 소안면은 지난 1일 수원지인 미라제 저수지 저수율이 8%로 떨어지면서 2일 급수, 5일 단수에 들어갔다.
 가뭄이 장기화하면서 광주시민의 주 식수원인 전남 화순 동복호가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동복호의 10월말 평균 저수율은 85.8%이지만 올해는 11월11일 기준 32.3%로 유례를 찾기 힘들 정도로 낮다. 광주시는 비가 오지 않거나 미약할 경우 내년 3월에는 동복호가 고갈되는 심각한 상황에 직면할 것으로 보고 있다. 뉴스1

일주일에 이틀만 물 공급
소안도 주민 2200여명 식수원인 미라제(저수지)는 이날 현재 저수율이 6%(2만1200t)에 불과했다. 완도군이 매일 인근 노화도에서 지하수 240t을 운반해 채우고 있지만, 하루에 필요한 800~900t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이날 고지대에 위치한 집을 찾아가 마당의 수도꼭지를 틀자 물이 몇 방울 나오는가 싶더니 뚝 끊겼다. 집주인은 “엊그제 급수 날에 물을 받아 놓으려고 했는데 집이 고지대라서 물이 올라오지 않아 물탱크에 받아두지 못했다”며 “남은 닷새 동안은 꼼짝없이 군청이 공수해 주는 물을 쓰거나 이웃집 가서 신세를 져야 할 판이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또 다른 집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비서리 이장 이익수(62)씨도 이틀간 받아 놓은 물로 세 식구와 남은 닷새를 보내기 위해 노심초사하고 있었다. 설거지 한 물을 두 번, 세 번 재탕을 해가며 쓰는가 하면 집에서 머리를 감거나 샤워를 하는 것은 꿈도 못 꾼다고 했다. 이씨는 “해마다 이게 뭐하는 일인가 모르겠다. 마을 사람들 다 씻지도 못해서 냄새가 난다”며 “예년에도 이맘때쯤 가뭄이 있긴 했는데 올해는 역대 최악이다”고 말했다.
 전남 완도군 소안면 미라제가 겨울 가뭄으로 저수율이 6.24%로 떨어져 바닥을 드러냈다. 프리랜서 장정필
제주도 기우제 견학하기도
이씨는 “오죽하면 기우제라도 지내볼까 해서 제주도에서 열린 큰 기우제를 보러 다녀오기도 했다”며 “일반 가정은 말할 것도 없고 물을 많이 써야 하는 숙박업소나 김 공장은 언제 작업이 중단돼도 이상하지 않을 지경이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옷가게를 하는 박정숙(65·여)씨는 “물 다 떨어져서 손님에게 화장실도 못 쓰게 한 날도 있다”며 쓴웃음을 지었다.

지금처럼 가뭄이 계속되면 소안도에 있는 19개 김 공장도 가동 여부가 불투명하다. 김 공장은 12월 중순부터 본격적으로 가동한다. 김 공장을 운영하는 문판석(72)씨는 “공장을 가동하면 하루에 120t의 물이 필요하다”며 “올해 공장 가동은 물 건너간 거 같다”고 했다. 소안도에는 지난 11~12일 10㎜ 정도 비가 내렸다. 겨우 땅을 적실 정도 비였다.

전남 완도군 소안면 미라제 저수지가 바닥을 드러내자 제한급수에 들어갔다. 주민들이 대야에 물을 받고 있다. 프리랜서 장정필
완도의 또 다른 섬인 금일도도 제한급수 중이다. 주민 1390명의 식수원인 금일읍 척치제 저수율은 4.31%이다. 완도군은 이곳에 매일 240t의 물을 담고 있다.

완도·진도군 28개 마을에 식수원이 고갈돼 7415명이 제한급수 또는 운반급수로 불편을 겪고 있다. 전남도는 식수 부족을 겪는 지역에 수원 확보를 위해 예비비 10억원을 긴급 지원하고 물 부족 심각성을 알리기 위해 지난 18일부터 재난문자를 오전에 발송하고 있다. 또 가뭄대책 상황실 운영과 장기 가뭄대비 시군별 절수 홍보계획 수립 등 가뭄 극복을 위해 노력 중이다.

광주·전남 지역 가뭄은 30% 이하로 떨어진 주요 댐 저수율로 확인된다. 동구·북구 등 광주 전체 가구의 60%에 식수를 공급하는 동복댐 저수율은 현재 29.5% 수준으로 이대로라면 내년 3월부터 격일제 급수 등이 불가피하다.
 전남 완도군 소안면 미라제가 겨울 가뭄으로 저수율이 6.24%로 떨어져 바닥을 드러냈다. 완도군 관계자가 미라제에 물을 공급하고 있다. 프리랜서 장정필

광주·전남 식수원 내년 5월 고갈 예상
하루 20만t의 식수를 공급하는 동복댐뿐 아니라 광주 서구·남구·광산구에 먹는 물을 대주는 주암댐 저수율도 31.9%에 불과해 내년 5월이면 고갈된다. 강기정 광주시장이 ‘재난급 가뭄’이 올 수 있다고 언급한 광주의 물 부족 현상은 올여름 마른장마와 태풍이 겹친 탓이다. 중부지방에는 장맛비가 비교적 많이 내렸고 영남지방에도 두 차례 큰 태풍이 불어닥쳐 해갈이 이뤄졌다.

하지만 유독 광주는 장기간 비가 내리지 않으면서 격일제 등 제한급수가 거론된 지 오래다. 실제 10월 말 현재 강수량은 동복댐 기준 669㎜로 평년 1520㎜의 44%에 그쳤다. 광주에서는 1992년 12월 21일부터 1993년 6월 1일까지 163일간 제한급수를 한 적이 있다.




황희규(hwang.heegy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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