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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청 정보부장 입건 임박…정보보고서 존재 알고 삭제 지시했나

경찰청 특별수사본부(특수본)가 용산경찰서 정보보고서 삭제 지시의 윗선으로 지목된 전 서울청 공공안녕정보외사부장인 박성민 경무관의 피의자 입건을 두고 막바지 검토를 하고 있다. 특수본은 박 경무관이 이태원 핼러윈 축제 인파 밀집에 따른 안전사고를 우려한 정보보고서를 처음 인지한 시점을 밝히는 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박 경무관이 문건 존재를 파악한 후에 삭제를 지시한 정황이 드러나면서 박 경무관의 피의자 입건 후 소환조사가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20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 참사 현장에 마련된 추모공간에 꽃이 놓여있다. 연합뉴스
전 서울청 정보부장, 언론 보도 후 정보보고서 인지→삭제 지시

특수본 관계자는 20일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박 경무관의 피의자 입건 여부에 대해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어 “검토가 거의 막바지 단계”라며 박 경무관 입건과 소환조사가 임박했음을 시사했다. 박 경무관은 지난 1일 일선 경찰서 정보과장들이 모인 단체 대화방에서 “감찰과 압수 수색에 대비해 정보보고서를 규정대로 삭제하라”는 취지의 지시를 내려 증거인멸을 시도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경찰청은 지난 14일 특별감찰팀이 박 경무관을 특수본에 수사 의뢰한 뒤 곧장 대기발령 시켰다.

특수본은 박 경무관이 삭제를 지시한 시점과 정보보고서 인지 시점의 상관관계를 집중적으로 살펴보고 있다. 박 경무관이 단체 대화방에서 삭제 지시를 하기 전 정보보고서의 존재를 보고받고 문제가 되리라는 것을 인지했다면 증거인멸의 고의성이 담겼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특수본은 지난 14일 서울청 정보상황과장과 계장급(경정) 간부 등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해 정보보고서가 박 경무관에게 보고된 시점과 보고 경로, 삭제 지시의 전파 여부 등을 살폈다.

서울청 공공안녕정보외사부는 ‘이태원 참사’ 후 언론 보도를 통해 정보보고서의 존재를 처음 인지했다. 지난달 31일 한 언론의 보도를 통해 용산경찰서의 A정보관이 핼러윈 축제를 앞두고 해당 문서를 작성한 사실이 공개됐다. 박 경무관은 보도 직후 공공안녕정보외사부에서 관할 경찰서의 상황 보고서를 취합해 보고하는 정보상황과를 통해 정보보고서의 존재를 확인했다. 서울청 관계자는 “사고 직후 관련 보도가 있어서 확인하니 (보고서가 작성된) 상황이 있었다. 사후에 보고가 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수본은 박 경무관이 단체 대화방에 삭제 지시를 전파하기 전 정보보고서 존재를 인지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박 경무관의 입건 여부를 검토 중이다. 핼러윈 축제 전에도 해당 보고서가 실무자 선에서 열람했지만 별다른 내용이 없어서 윗선 보고나 추가 조치를 하지 않았다고 서울청 관계자는 설명했다.

박 경무관의 지시 후 전 용산서 정보과장 김모 경정은 특수본의 용산서 압수수색이 이뤄진 지난 2일 정보보고서를 작성한 A정보관에게 삭제를 지시했다. A정보관이 이를 거부하자 김 경정은 다른 직원을 통해 A정보관의 PC에 저장된 정보보보고서 삭제하라고 지시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 경정은 지난 15일 특수본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해 한 차례 소환 조사를 받았다.

이임재·최성범 21일 소환…주요 피의자 조사 이번 주 마무리

앞서 특수본은 지난 19일 유승재 용산구청 부구청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했다. 지난 18일 박희영 용산구청장을 소환해 14시간 동안 강도 높은 조사를 한 바로 다음 날 유 부구청장을 소환해 박 구청장의 진술에 대한 사실관계와 용산구청 차원의 사전 안전 대책 적절성 등을 추가로 확인했다. 유 부구청장은 지난달 27일 핼러윈 축제 전 열린 핼러윈 안전대책회의에 참석해 대응 방안에 대해 논의한 바 있다.

업무상 과실치사상 등의 혐의로 입건된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과 최성범 용산소방서장도 21일 특수본에 출석한다. 특수본은 해밀턴 호텔 대표도 이번 주 중으로 소환해 이미 입건된 주요 피의자 7명에 대한 조사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이후 구속영장 신청 등 신병처리 여부를 결정한다.
최성범 용산소방서장이 지난 11일 서울 중구 서울시의회 도시안전건설위원회에서 서울소방재난본부 등을 상대로 열린 이태원 참사 관련 행정사무감사에서 선서하고 있다. (왼쪽)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은 지난 16일 국회에서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 증인으로 출석, 선서하고 있다. 연합뉴스

특수본은 이 전 서장과 최 서장을 상대로 참사 당일의 현장 대응의 적절성을 집중적으로 캐물을 예정이다. 이 전 서장은 삼각지역 인근에서 벌어진 집회·시위 현장을 챙긴 뒤 오후 11시 5분쯤 현장에 도착했다. 이 전 서장이 오후 9시 47분에 저녁 식사를 마친 뒤 45분가량 현장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관용차로 이동하는 동안 시간을 허비한 이유, 김광호 서울경찰청장에게 늑장 보고를 한 경위 등이 소환 조사를 통해 밝혀져야 할 대목이다. 이 전 서장이 지난 16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전체회의 현안질의에서 주장한 경비 기동대 요청 건도 수사 대상이다. 서울청은 용산서가 핼러윈 축제 앞두고는 교통 기동대 배치만 요청했을 뿐 경비 기동대는 요청한 바가 없다며 이 전 서장과 엇갈린 주장을 내놓기도 했다. 이 전 서장의 주장이 거짓이라면 국회증언감정법에 따라 위증죄로 처벌받을 수도 있다.

특수본은 또 최 서장을 소환해 참사 전 예방 활동 충분했는지, 사고 직후 현장 지휘와 대응 2단계 발령 등 초동 대응이 적절했는지 등 소방 구조 활동에 대해서도 집중적으로 살펴볼 방침이다. 특수본은 최 서장과 용산소방서 직원들이 해밀톤 호텔 앞에서 근무하도록 명시된 ‘2022년 핼러윈데이 소방안전대책’과 달리 이태원119센터에서 근무하는 바람에 사전 예방 활동을 충실히 하지 못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소방안전대책에서는 최 서장은 안전책임관으로, 3명의 용산소방서 직원이 안전근무자로 참사 당일 오후 6시부터 10시까지 해밀톤 호텔 앞에서 근무하도록 명시됐다.
이 밖에 최 서장의 지휘권 선언이 사고 최초 신고 시점(오후 10시 15분)으로부터 50분가량 늦은 점(오후 11시 5분), 인근 5~6개 소방서에서 소방력을 동원할 수 있는 대응 2단계 발령이 늦은 점(오후 11시 13분 선언) 등에 대해서도 집중적으로 추궁하며 직무유기 혐의를 조사할 예정이다.



이창훈(lee.changhoo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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