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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대북 제재”…韓총리는 방콕서 기시다·해리스와 번개회의

18일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에 윤석열 정부가 전방위적으로 강력한 경고음을 냈다.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에 참석한 윤석열 대통령은 직접 “강력한 대북 제재”를 언급했고, 정부도 별도 성명 발표를 통해 “즉각 응징 가능한 압도적 대응능력을 갖고 있다”며 대북 압박 수위를 끌어올렸다.

먼저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ICBM 발사에 대해 “미국 및 국제사회와 함께 유엔 안보리 대응을 포함한 강력한 대북 규탄과 제재를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이날 한·스페인 정상회담 뒤 김성한 국가안보실장이 주재한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찾아 이같이 말하며 “한·미 간 대북 확장억제 실행력 강화 방안 이행과 한·미·일 안보협력 강화”도 지시했다.

정부는 NSC 성명보다 격이 높은 정부 성명을 발표했다. “북한의 어떠한 도발에 대해서도 이를 즉각 응징할 수 있는 압도적인 대응 능력과 의지를 갖고 있고 북한은 이를 오판해서는 안 된다. 북한 정권의 잘못된 선택에 따른 북한의 경제난과 도탄에 빠진 민생은 더욱 악화할 것”이라고 규탄 수위를 더욱 높이는 내용이었다. 윤석열 정부 출범 뒤 ‘정부 성명’이 발표된 건 지난 5월 북한의 ICBM인 ‘화성-15형’발사 이후 두 번째다. 윤석열 정부가 이처럼 평소보다 강도 높은 대응에 나선 건 북한의 이번 도발이 전례를 찾기 어려울 만큼 강력했고 위협적이기 때문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18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 기자들과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국제사회도 북한 도발에 빠르게 대응했다. 18일(현지시각) 태국 방콕에서 개최 중인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의에 참석 중인 한덕수 국무총리는 북한의 도발에 대응해 미국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주재한 긴급 6자 안보회의에 참석했다.

예정에 없던 회의로 해리스 부통령의 긴급요청에 따라 성사됐다. 이 자리엔 두 사람 외 기시다 후미오 (岸田文雄) 일본 총리,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 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도 참석했다.
(방콕=뉴스1) 김명섭 기자 = 한덕수 국무총리가 17일 오후(현지시간) 태국 방콕 왕립 해군 컨벤션홀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갈라 디너에 참석하고 있다. 2022.11.18/뉴스1

미국·영국·캐나다·호주·뉴질랜드 5개국이 참여한 기밀정보 공유 동맹인 ‘파이브아이즈’(Five Eyes) 중 영국을 제외한 4개국이 머리를 맞대는 가운데 한국과 일본이 동참한 모양새다. 이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도 APEC에 왔지만, 회의 참석 대상은 아니었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이번 회의에 대해 “북한의 강력한 도발에 따라 평소 북핵 문제에 공통된 우려를 가진 나라들이 시기 적절하게 모여 공통된 입장을 밝힌 것에 의미가 있다”고 자평했다. 총리실에 따르면 이날 회의에 참석한 국가들은 북한 도발을 “유엔 안보리 결의의 후안무치한 위반"이라고 규탄했다. 오전 APEC 정상회의 자유 발언에서도 한 총리와 해리스 부통령, 기시다 총리는 북한의 도발을 규탄했지만 중국 시 주석은 언급 하지 않았다고 한다.

한 총리는 모두 발언에서 북한의 도발에 대해 “북한의 이번 장거리 미사일 발사는 올해 전례가 없이 많이 행한 여러 차례의 미사일 발사와 함께 복수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명백히 위반하는 행위”라며 “한반도와 아시아, 전 세계 평화와 안전에 심각한 위협”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이 같은 행위를 강력히 규탄한다”며 “북한의 이런 불법 행위는 절대 용인될 수 없으며 국제사회가 통일돼 단호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총리는 “평양 정권은 모든 도발이 북의 고립을 심화하고, 자국민의 경제적 곤경을 악화시킬 뿐이라는 것을 자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북한 ICBM도발에 대응해 한덕수 국무총리와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가운데) ,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지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 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가 APEC 회의 중 열린 긴급 6자 안보회의에 참석했다. 사진 총리실
해리스 부통령은 “북의 도발은 복수의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이라며 “지역 안보를 위협하고 불필요한 긴장을 고조시키는 행위”라고 규탄했다. 이어 “북한은 더이상의 불법적이고 안정을 위협하는 행동을 멈추라”며 “저는 미국을 대표해 미국의 인도ㆍ태평양 우방국을 향한 철통같은 약속을 재확인한다”고 강조했다.


기시다 총리는 “북한은 올해 50기 이상의 탄도미사일을 전례 없는 고도로 발사했다”며 “오늘 모인 국가들과 이 같은 행위를 가장 강력하게 규탄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일본과 북한 사이에는 납북자 문제도 있다”며 “이번 기회에 참석 국가들의 지속적인 강력한 지지를 요청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박인휘 이화여대 국제학부 교수는 중앙일보에 “북한의 도발이 한반도 수준을 넘어서는 국제안보 위협요인이 되었다”며 “경제안보를 공유하는 국가들끼리 공동으로 강력한 대북 메시지를 전달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덕수 국무총리가 지난 17일(현지시간) 태국 방콕 왕립 해군 컨벤션홀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갈라 디너에서 저신다 케이트 로렐 아던 뉴질랜드 총리와 건배를 하고 있다. 총리실 제공
한편 한 총리는 APEC에서 2030 부산 엑스포 유치를 위한 우군 확보에도 총력을 기울였다. 한·파푸아뉴기니, 한·페루 양자 회담도 가졌다. 현장에선 17일 윤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했던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겸 총리와도 조우했다. 2030 엑스포 유치의 최대 경쟁국인 사우디는 APEC 회원국은 아니지만, 초청국 자격으로 참석했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APEC이 세계 최대 지역협력체인 만큼 우리와 사우디 모두 엑스포 유치를 위해 최선을 다하지 않겠느냐”며 치열한 물밑 외교전의 분위기를 전했다. 그러면서 19일 APEC 회의가 종료되면 나올 공동 정상 선언문에 북한 언급이 포함될지 여부에 대해선 “원래 의제가 아니었던 만큼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했다.



박태인(park.tae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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