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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사회적 흉기…디지털 범죄" MBC 맹폭, 당내선 역풍 우려도

여권이 MBC와 사실상 전면전에 나섰다.

동남아시아 순방 당시 MBC 기자들의 전용기 탑승을 불허한 데 대해 18일 윤석열 대통령이 직접 “국가 안보의 핵심축인 동맹관계를 사실과 다른 가짜뉴스로 이간질하고 아주 악의적인 행태를 보였다”고 MBC를 비판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18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 기자들과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2022.11.18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j

국민의힘은 윤 대통령이 언급한 ‘가짜뉴스’를 상세히 설명하면서 보조를 맞췄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민의힘 측 간사인 박성중 의원은 이날 오전 라디오 인터뷰에서 “(윤 대통령)미국 순방 당시 자막을 조작한다든지, 백악관에 (관련 입장을 묻는)이메일을 보내 한·미관계를 교란 한다든지, 대통령 배우자에 대해 고지하지 않고 편파방송을 한다”라며 “여론 선동을 하고 있는 MBC에 사회적 경종을 울려 된다는 이야기들이 나오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MBC를 향해 “사회적 공기가 돼야하는데 사회적 흉기가 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선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민의힘 측 간사인 임이자 의원이 나섰다. 그는 최근 MBC에 대해 특별근로감독을 실시 중인 고용노동부를 향해 “지난 4년 간 (파업 불참자에 대한)차별과 인권유린 사례, 편향적 승진ㆍ보직인사 사례를 낱낱이 밝혀내고 왜 편파적 방송이 끊이지 않는지 구조적 문제를 밝혀달라”고 당부했다.

친윤계 전 원내대표인 권성동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대통령 전용기 안 태워줬다고 ‘언론탄압’, 질문에 답 안해줬다고 ‘군사정권’ 운운하며 낯뜨거운 투정을 부리고 있다”며 “애잔할 따름”이라고 했다.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여당 신임 간사로 선임된 박성중 국민의힘 의원이 발언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국민의힘은 이날 오후엔 당 ‘MBC 편파ㆍ조작방송 진상규명TF’ 주관으로 ‘노영방송 MBC 무엇이 문제인가’ 라는 제목의 토론회를 열었다. 최형두 의원은 “디지털 범죄에 가까운 자막조작 사건의 당사자는 언론의 책임에 대해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며 “미국에선 현실적인 악의(악의적 보도)가 징벌적 손해배상 대상”이라고 주장했다.

전날에는 사실상 MBC 광고 중단을 압박하는 듯한 발언이 당 지도부에서 나왔다. 비상대책위원인 김상훈 의원은 “MBC 광고기업 제품 불매운동에 동참 서명한 사람들이 33만명을 넘어서고 있다”며 “이들은 삼성과 여러 기업들이 MBC에 광고로 동력을 제공하는 것을 즉각 중단해야 하며 이는 선택이 아닌 의무라고 역설한다”고 주장했다. 이를 놓고 더불어민주당은 즉각 “용납할 수 없는 언론탄압, 정말 지독한 정권”(임오경 대변인)이라고 논평했다.

여권은 YTN의 지분 매각 문제에도 강경입장을 보이며 연일 공영방송에 대한 압박수위를 높이고 있다. 앞서 정부는 공기업이 보유 중인 YTN 지분 30.95%를 모두 매각하는 내용의 공공기관 자산 효율화 계획을 승인했다. 박성중 의원은 “언론노조의 지분 매각 반대는 밥그릇 지키기”라며 “세계 각국의 방송은 1공영 다(多)민영‘ 체제인데, 우리는 다공영 1민영 체제다. 우리도 원칙적으로는 1공영 다민영 체제로 가야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공기업들이 YTN 지분을 보유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은 “군부독재 시절로 돌아갔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민주당 '언론자유 대책 특별위원회'위원장인 고민정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라디오 인터뷰와 최고위원회의에서 여당의 ’MBC 광고 중단’ 발언에 대해 “대한민국 민주주의가 얼마나 하찮게 보이면 이렇게 언론을 탄압하느냐”라고 비판했다. 김의겸 대변인은 윤 대통령의 ‘가짜뉴스’ 발언에 대해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MBC뿐만 아니라 수백 건의 언론 보도가 있었는데 MBC만 콕 집어 국익을 침해한 언론사로 표적 겨냥을 한다”며 “역사적 퇴행”이라고 비판했다.
권성동 전 국민의힘 원내대표, 박대출 문화방송 편파방송조작 진상규명위원장, 박성중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간사 등 국민의힘 의원들이 9월 28일 오전 서울 마포구 문화방송 앞에서 윤석열 대통령 해외 순방 보도와 관련해 항의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여권 전체가 공영방송 비판에 집중하는 걸 두고 당내에서도 “부작용이 우려된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한 초선 의원은 “편파 방송이 문제라는 데엔 당내에 이견이 없다”면서도 “대통령실까지 나서서 전용기 탑승배제 등으로 강경대응하는 건 언론에 대한 탄압처럼 여겨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익명을 원한 중진 의원은 “국익을 훼손하는 보도는 문제”라면서도 “팩트를 기반으로 한 비판적인 보도에 대해서는 수용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언론과의 관계를 잘 설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학계에서도 우려는 나온다. 원용진 서강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중앙일보 통화에서 “정부ㆍ여당이 언론과의 관계를 힘으로만 누르려는 모습을 보이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원 교수는 “여론에 민감해야 할 정부가 왜 이렇게 극단적으로 가는지 모르겠다”라며 “이런 움직임이 일상화할 경우 전체 언론에도 압박으로 비춰질 수 있다”고 말했다.



성지원(sung.ji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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