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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도시 "농촌 부럽다" 한숨...고향사랑기부제 답례품 뭐길래

지난 17일 서울 서초구 농협 하나로마트 양재점에서 열린 '전북 고향사랑 농축산물 판매 홍보대전'에서 농협중앙회와 전북도·정치권 관계자 등이 전북 지역 농축산물을 홍보하고 있다. 행사는 오는 20일까지 진행된다. 연합뉴스
내년 '고향사랑기부제' 시행…지자체 준비 한창
내년 1월 1일 시행되는 '고향사랑기부제' 답례품을 놓고 도시와 농어촌 지자체 간 온도 차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농어촌 지역 지자체들은 기부자에게 답례품으로 줄 특산품이 넘쳐 대표 품목을 고르느라 고민이다. 반면 별다른 특산품이 없는 도시는 눈길을 끌 만한 마땅한 답례품을 찾지 못해 답답해 하는 모습이다. 이른바 '답례품 양극화' 현상이 생기고 있다.

19일 행정안전부 등에 따르면 전국 자치단체마다 고향사랑기부제 시행을 앞두고 기부자에게 줄 답례품 목록을 속속 선정·발표하고 있다. 고향사랑기부제란 개인이 1인당 연간 500만 원 한도 내에서 본인 주소지 외 고향 또는 지자체에 기부하면 세제 혜택을 주고 지자체는 기부 금액 30% 내에서 특산품을 답례품으로 줄 수 있는 제도다.

10만 원을 기부하면 전액 세액 공제 혜택을 받고 답례품까지 받을 수 있다. 시·군·구 기초자치단체는 물론 특별시·광역시·도(道) 등 광역자치단체도 기부 대상이다.

지자체는 답례품 경쟁력이 기부금 확보를 좌우할 관건으로 보고 있다. 실제 혜택을 중요하게 여기는 소액 기부자들은 답례품을 보고 기부할 지자체를 선택할 가능성이 커서다.

이대호(오른쪽)와 안승대 행정안전부 국장이 지난 10일 부산 벡스코 제1전시장에서 열린 '이대호 선수 고향사랑기부제 일일 홍보대사 위촉식'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곡창 지대' 김제시 누룽지 눈길…"지역 경제 활성화 기대"
이 때문에 지자체들은 기부금 확보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 답례품 선정에 공을 들이고 있다. 특히 인구 소멸 위기 지역인 농어촌 지역 지자체들은 고향사랑기부제를 열악한 지방 재정을 확충하는 데 십분 활용하겠다며 벼르고 있다.

전북 김제시는 답례품으로 지역 특색이 담긴 농축산물과 가공식품 51개를 선정했다. 쌀·감자·한우부터 누룽지·약과·유과까지 다양하다.

김제시는 한국 최대 곡창 지대인 호남평야 중심에 있고, 쌀이 맛있기로 유명하다. 현재 김제에만 쌀로 만드는 누룽지 제조업체가 약 10개에 달한다. 모악산 캠핑파크 이용권, 김제시 지평선몰 이용 포인트 등도 답례품에 포함됐다.

윤상철 김제시 자치행정과장은 "기부자에게 답례품 선택의 기회를 폭넓게 제공하면서 농가 소득 증대와 지역 경제 활성화에 도움될 수 있는 품목을 선정했다"고 말했다.

다른 농어촌 지자체도 잇따라 답례품을 공개했다. 경북 의성군은 의성진쌀·마늘·사과·자두·복숭아·의성마늘소·꿀 등 8개 품목을 답례품으로 골랐다. 충북 보은군은 법주사·속리산국립공원 등과 협의해 템플 스테이(사찰 체험), 속리산 스카이 바이크 탑승 등 체험 행사 이용권을 답례품으로 주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고향사랑기부제 개념도. 사진 충북도
광주광역시 "특산품 많은 전남도 부러워"
그러나 도시권 지자체들은 답례품 선정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해당 지역에서 생산된 농축산물과 가공품 등으로 제한돼 있어서다.

지역에서 생산되는 대표 특산품이 적은 광주광역시는 아직 답례품 목록을 확정하지 못했다. 관련 조례도 다음 달에나 공포할 예정이다.

광주광역시는 잠정적으로 광주 무등산 춘설차(녹차)와 오래 보관할 수 있는 된장·간장 등 10개 품목을 저울질하고 있다. 지역에서 생산되는 농산물 가짓수가 적다 보니 여러 품목을 넣어 만든 꾸러미(세트) 형태도 검토 중이다. 최선영 광주광역시 자치행정과장은 "답례품은 기본적으로 해당 지역에서 나오는 않는 물품은 선택할 수도 없고, 억지로 만들 수도 없다"며 "시·군이 많아 특산품도 많고 다양한 전남도가 부럽다"고 말했다.

이성희 농협중앙회장(왼쪽 세 번째)이 지난 17일 서울 서초구 농협하나로마트 양재점에서 열린 '전북 고향사랑 농축산물 판매 홍보대전' 개막 행사에서 정재호 농협중앙회 전북본부장, 정운천 국회의원, 김종훈 전북도 경제부지사, 김원철 부안농협 조합장 등과 함께 전북 지역 농축산물로 만든 가공식품을 홍보하고 있다. 뉴스1
농어촌 낀 도 단위 광역단체, 지역 안배 중점
일각에서는 "제도 초기에는 지자체 간 과열 경쟁으로 특산품이 많은 지자체나 유명 도시에 기부금이 쏠릴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도시 지역 지자체는 상대적으로 불리하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 출향민 중심으로 고향 기부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원주민보다 외부 유입 인구가 훨씬 많아서다. 업체 간 복잡한 이해관계 때문에 선정 절차도 여의치 않다는 시각도 있다.

그나마 농어촌을 낀 광역시는 사정이 나은 편이다. 울산광역시는 최근 쌀·배·단감·한우 등 농축산물 4개 품목과 미역·언양식 석쇠 불고기·배즙·배잼·배빵·참기름(들기름) 등 농축수산 가공품 6개 품목 등 모두 10개 품목을 답례품 목록에 넣었다.

도 단위 광역자치단체는 시·군 특산품이 워낙 많아 골고루 안배하는 데 신경을 쓰고 있다. 충남도는 5개월간 진행한 답례품 개발 관련 연구 용역을 토대로 15개 시·군 특산품 15개를 선정했다. 쌀·전통주·젓갈류 꾸러미 등이다. 철화분청사기 어문병과 동탁은잔 세트, 백제금동대향로 모형 등 지역 문화유산을 부각하는 품목도 들어갔다.

전북도도 최근 답례품으로 21개 품목을 선정했다. 군산 박대, 남원 추어탕, 김제 누룽지, 전주 한옥마을 숙박권 등 14개 시·군이 검증한 특산품과 서비스로 구성했다. 전북투어 패스 카드와 한옥 LED 조명 등도 포함됐다. 황철호 전북도 자치행정국장은 "답례품은 지역 생산품 중 대중적으로 인지도가 높고 공급과 유통이 안정적인 상품으로 선정했다"며 "시행 후 소비자 선호도를 파악해 도가 내세울 만한 답례품을 지속해서 발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준희(kim.jun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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