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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희영부터 불렀다…특수본 대책회의 불참, 춤 허용 조례 급조 경위 등 조사

이태원 참사 부실 대응 의혹을 수사중인 경찰청 특별수사본부가 18일 박희영 용산구청장과 류미진 전 서울경찰청 인사교육과장(총경)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조사했다. 박 구청장은 핼러윈 기간 이태원 일대 인파 운집 가능성을 알고도 대책 마련을 소홀히 해 참사를 막지 못했다는 혐의(업무상 과실치사상)를, 류 전 총경은 참사 당일인 지난달 29일 서울경찰청 당직 상황관리관을 맡았지만 상황실을 비우고 자신의 사무실에서 업무를 본 혐의(직무유기)를 받고 있다.

박희영 용산구청장이 18일 오전 경찰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마포구 이태원 사고 특별수사본부로 들어가고 있다. 뉴스1
특수본은 전날 행안부, 서울시 등 22개소를 압수수색한 데 이어 두 사람을 소환하면서 수사 초반 용산서의 정보보서 삭제 의혹에 맞췄던 초점을 일부 조정하는 모양새다. 지난 11일 정보보고서 삭제 의혹으로 입건된 전 용산서 정보계장의 극단적 선택에도 불구하고 특수본은 지난 15일 전 용산경찰서 정보과장 김모 경정을 피의자 중에 첫 소환했다. “전 정보계장의 극단적 선택이 의혹 규명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특수본 관계자)이라면서다. 조만간 박성민 전 서울청 공공안녕정보외사부장(이하 정보부장)도 곧 소환할 것이라는 얘기도 나왔었다.

일각에서는 “삭제 지시는 규정에 따른 것”(김모 전 용산서 정보과장)이라는 반론에 부닥치면서 정보보고 삭제 연루자들에게 수사가 법리적인 장벽을 만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규정에 따른 것이라면 직권남용이나 증거인멸 혐의 적용이 쉽지 않을 것”(경찰 출신 변호사)이라는 전망도 있었다. 그러나 초점 변화와 관련해 특수본 관계자는 “사고 원인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사안이 더 중요하기 때문에 먼저 들여다볼 예정이고 나머지 사안도 신속하게 수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특수본 관계자는 “보고서 삭제 의혹과 관련된 수사는 단계를 밟아 진행중”이라고 말했다.



특수본 “류미진 직무유기 객관적 증거 확보”

이태원 참사 당시 서울경찰청 상황관리관으로 근무했던 류미진 총경이 18일 경찰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마포구 이태원 사고 특별수사본부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박 구청장은 지난 27일 안전대책 회의에 부구청장을 출석시킨 데다 이태원 일대 일반음식점에서 춤을 출 수 있게끔 하는 조례 도입을 주도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재난안전법상 재난안전 책임기관 장으로서 제 역할을 하지 않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특수본은 이같은 박 구청장의 행보와 참사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는지 들여다보고 있다. 또 박 구청장에 대해선 참사 당일 퀴논길 일대에서 두 차례 현장을 점검했다는 해명이 거짓이라는 의혹도 제기된 상태다. 특수본은 지난 11일 박 구청장을 출국 금지 조치했다.

이날 오전 9시 50분쯤 굳은 표정으로 특수본에 출석한 박 구청장은 “참사 전 대비가 부족했던 점 인정하시냐”, “퀴논길을 점검했다는 해명이 거짓이었는데 입장 밝혀달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별다른 답변 없이 “성실하게 조사받겠다”는 말을 남기고 청사로 들어갔다.

류미진 총경은 오후 4시께 검은 정장을 입고 고개를 숙인 채 특수본에 출석했다. 류 총경은 “관행에 따라 상황실 밖 근무라고 했는데 조치가 늦어진 책임을 인정하나”, “서울청장에게 보고가 늦었던 이유가 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거듭 “죄송합니다”라만 답했다. 류 총경은 지난 16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긴급현안질의에 출석해 참사 당일 자신의 사무실에서 시간을 보낸 것에 대해 “관례”라고 반응했다. 류 총경은 참사 발생 84분이 지난 11시 39분에야 자신의 사무실에서 첫 보고를 받고 상황실로 돌아왔다.

특수본 관계자는 “보고 라인에 있는 용산경찰서 112 상황실장에 대해서 수사 초기 참고인 조사를 마쳤다”며 “서울경찰청 상황3팀장에 대해서는 특별감찰팀의 수사 자료를 넘겨받았기 때문에 이날 류 총경을 조사하기에 무리가 없다”고 설명했다. 이날 브리핑에서 특수본 관계자는 상황3팀장에 대해서는 “조만간 (특수본에서도) 소환 예정”이라고 밝혔다.

특수본 관계자는 이날 오전 브리핑에서 “압수한 업무용 휴대전화, 청사 CCTV, 상황실 직원 진술 등 객관적 증거를 통해 (류 총경이) 상황실에서 정착하여 근무하지 않았음이 확인되었다”며 “직무유기 판단을 위한 객관적 자료를 확보했다”고 말했다.
'이태원 참사' 부실 대응을 수사하는 이태원 사고 특별수사본부(특수본)의 현판이 6일 오전 서울 마포구 경찰청 마포청사 입구에 걸려 있다. 연합뉴스
류 총경은 지난 특수본의 압수수색 과정에서 개인 휴대전화를 분실했다고 주장하며 제출하지 않아 의혹을 키웠다. 특수본은 업무용 휴대전화만 입수했다. 특수본 관계자는 “영장 집행 시 본인이 개인 휴대전화를 업무용으로 착신전환해 사용해왔다고 주장해 통화 내용을 분석한 결과 올해 9월 이후 발신내역이 확인되지 않았다”며 “9월 이후 사용 흔적이 별로 없어 추가 압수수색 필요성이 없어 보인다”고 설명했다. 특수본은 오는 21일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과 최성범 용산소방서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할 방침이다.

이태원 참사 전 작성된 안전보고서의 삭제 지시 의혹을 받는 서울 용산경찰서 전 정보과장 김모 경정이 15일 오후 서울경찰청 마포청사에 마련된 이태원 사고 특별수사본부(특수본)에서 조사를 마치고 나서고 있다. 뉴스1

핼러윈 위험분석 정보보고서 삭제 의혹에 대해선 물밑 조사가 계속되고 있다. 특수본은 지난 17일 서울경찰청 정보 과·계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일선 경찰서 정보과장들이 있는 메신저 대화방에서 “감찰과 압수수색에 대비해 정보보고서를 규정대로 삭제하라”고 지시했다는 이유로 특별감찰팀이 수사를 의뢰한 박성민 서울청 정보부장의 신분에 대해 특수본 관계자는 여전히 “참고인”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특수본 소속 인사는 “소환에 앞서 하급자들의 진술과 증거를 바탕으로 필요한 사실관계들을 확인하는 단계”라고 말했다.



최서인.위문희(choi.seo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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