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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너몰리면 외교 비판했던 李…이번엔 “尹,장기판 말 됐다"

18일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이재명 대표(왼쪽)가 박홍근 원내대표와 대화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검찰의 전방위적인 수사 압박을 받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8일 윤석열 대통령의 동남아시아 순방을 ‘빈손 외교’라며 맹비난했다. 자신의 최측근 정진상 정무조정실장이 구속기로에 놓인 가운데 반격에 나선 모습이다. 아울러 민주당은 “이태원 핼러윈 참사 국정조사를 수용하라”며 여당을 강하게 압박하고 있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번 외교에서는 ‘빈손 외교’를 넘어서 아무런 실익도 없었다”며 “미국과 일본의 대(對)중국 압박 공세 전략에 일방적으로 편승하는 모양새를 띄면서 ‘일종의 자충수를 둔 것 아닌가’하는 생각이 든다”고 비판했다. 그는 “‘어쩌면 국익을 위태롭게 하는 진영 대결에 장기판의 말이 된 것이 아닌가’라는 우려가 된다”고도 지적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13일(현지시간) 프놈펜 국제공항에서 G20 정상회의가 열리는 인도네시아 발리행 공군 1호기에 올라 인사하고 있다. 뉴스1
이어 “외교의 기본은 우리의 국익을 중심으로 한 실용외교여야 한다”며 “주변 강대국 간에 갈등이 격화될 경우에는 자칫 우리가 희생물이 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철저한 자기 중심성을 가지고 실용외교적 접근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친이재명계인 서영교 최고위원도 “윤 대통령의 순방에는 성과가 없다”며 “미국과는 인플레이션 감축법(IRA)과 관련한 논의를 못 했고 일본과는 굴욕적 외교를 벌였다”며 비판에 가세했다.

이 대표 최측근인 정진상 정무조정실장은 이날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했다. 친이재명계 인사는 “정 실장 구속 이후에는 이 대표에 대한 강제수사가 시작될 것”이라며 “이를 직접적으로 반발하기보단 현 정부정책 기조를 차분하게 비판하는 게 국민들에겐 호소력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 외교에 대한 비판에 여러가지 계산이 깔려있다는 뜻이다.

  정진상 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이 18일 서울중앙지법에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동안에도 이 대표는 검찰의 수사압박을 받을 때마다 현 정부의 외교·안보 정책을 강하게 비판해왔다. 그는 사법리스크가 본격화하던 지난 10월 한·미·일 합동군사훈련에 대해 공개석상에서 수차례에 걸쳐 “극단적 친일행위” “외교참사에 이은 국방참사”라고 맹비난했다.


이 대표의 강공은 윤 대통령이 해외순방을 다녀올 때마다 지지율이 흔들리는 것과도 무관치 않다. 한국갤럽이 이날 발표한 여론조사(지난 15~17일)에서 윤 대통령 직무수행평가는 29%로 지난주보다 1%포인트 떨어졌다. 외교 성과는 긍정평가 사유(12%)이기도 했지만, 부정평가(9%)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쳤다. 민주당 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각국 정상과 어울리지 못하는 듯한 모습이 카메라에 찍힌 점도 국민들에게 실망으로 연결됐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18일 오전 용산 대통령실에서 취재진과 출근길 문답(도어스테핑)을 하고 있다. 뉴스1

한편 민주당은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카드로 여권에 대한 압박을 이어갔다. 김진표 국회의장이 21일 정오까지 국정조사 계획서에 대한 의견과 특위 위원 명단 제출을 여야에 요구한 걸 최대한 활용하겠다는 태세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의힘은 국회의 책임을 회피하려는 태도에서 이제라도 벗어나 이태원 참사의 진상을 규명하라는 국민의 명령을 받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이날 총 9명의 특위명단을 확정했다. 비상대책위원장을 지낸 4선 우상호 의원을 국정조사특위위원장으로 추천됐다. 특위 간사에는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김교흥 의원이, 위원으로는 권칠승·신현영·윤건영·조응천·진선미·이해식·천준호 의원이 내정됐다. 비교섭단체 몫 2명에는 장혜영 정의당 의원,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이 참여할 전망이다.

지난 8월 당시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국회에서 열린 새로고침위원회 활동 결과보고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7명의 특위위원 명단을 내야 하는 국민의힘은 장고에 들어갔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현 시점에서 국정조사를 수용할 수 없다는) 기존 입장에 변화가 없다. (경찰의) 수사 결과가 나오고 난 다음에 필요하다면 국정조사를 할 수도 있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이어 “민주당이 일방적으로 국정조사 계획서를 의결하는 것도 염두에 두고 있다. 김 의장께서 여야 합의 없는 국정조사를 진행하지 않을 것으로 믿지만, 일방적으로 의결이 되면 어떻게 할지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김효성(kim.hyos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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