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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與, 미등록 업체 '당 대표 지지율' 공표 막는 법안 낸다

지난 9월 발표된 한 여론조사 업체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 여론조사’는 임기 5개월 차 대통령에 대한 탄핵 찬반을 묻는 내용으로 정치권에 논란을 일으켰다. 해당 조사는 넥스트위크리서치라는 업체가 KBC광주방송 등의 의뢰로 이틀 간 1000명의 성인 남녀를 대상으로 진행한 무선 ARS방식의 여론조사였다. 이 업체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원회(이하 ‘여심위’)에 등록되지 않은 여론조사 업체로 확인됐다.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4박6일 간의 동남아 순방을 위해 11일 서울공항에서 공군 1호기에 탑승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지난 달 21일 본지 보도로 해당 업체 대표 A씨가 여심위에 등록된 또다른 여론조사 업체 ‘리서치뷰’의 대표와 동일 인물이며, 노무현 청와대에서 행정관을 지냈던 점도 밝혀졌다. 이를 놓고 여권에선 “여론조사인지 여론조작인지 모를 편향된 불량 여론조사가 판치고 있다”(10월 20일 김상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는 비판이 제기됐다.

이와 관련해 선거 관련 조사가 아니더라도 정당에 소속된 인물에 관한 여론조사의 경우 미등록 여론조사 업체가 실시한 조사의 공표를 제한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국민의힘이 곧 발의한다.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이자 3선 중진 의원인 김상훈 의원은 중앙일보에 “관련 법안을 만들어 현재 (발의 전 단계인)법제실의 감수를 받고 있다. 조만간 입안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해당 법안에는 또 여론조사의 통계 등 원재료, ‘로(raw)데이터’를 의무적으로 제출하는 기준을 현행법보다 구체화하는 내용도 담길 예정이다.
김상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이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현재 공직선거법 제108조에 따르면 여심위에 등록되지 않은 업체는 정당 지지율이나 대선ㆍ총선 등 선거와 관련된 여론조사를 공표할 수 없다. 여심위에 등록하기 위해선 전화조사시스템과 분석전문 인력을 갖추고 최근 1년 내 5000만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하는 등 일정 요건을 갖춰야 한다. 등록 이후에는 심의 등 관리를 받고 설문지나 통계 등 자료 일체를 제출ㆍ공개해야 한다.

반면 정당 대표에 대한 선호도 여론조사나 일반 정책 현안에 대한 여론조사의 경우 미등록 업체가 한 조사도 공표가 가능하다. 넥스트위크리서치가 9월에 실시한 ‘윤 대통령 탄핵 여론조사’ 역시 공직선거법에 포함된 정당 지지율은 조사하지 않아 공표가 가능했다. 지난 10월 해당 업체는 차기 여당 대표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유승민 전 의원이 8주 연속 지지율 1위를 기록했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했는데, 당내 친윤계는 이 조사에 대해서도 “정당 지지율도 묻지 않은 당 대표 선호도 조사가 과연 제대로 된 조사가 맞느냐”는 의문을 제기했다.

17일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 따르면 현재 여심위에 등록된 여론조사 업체는 총 91곳이다. 가장 최근 등록한 업체는 방송인 김어준씨가 만든 업체인 '여론조사꽃'이다. 여심위 홈페이지 캡처
그래서 여당 지도부가 미등록 업체의 조사 내용 공표를 제한하는 법안을 추진하는 것을 두고 정치권 일각에선 “전당대회를 앞두고 유승민 전 의원이 약진하는 여론조사가 적지 않게 나오자 이를 견제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최근 국민의힘 정치인들은 라디오 인터뷰 등에서 “차기 당 대표 지지율을 묻는 여론조사는 실제 당원을 대상으로 한 게 아니어서 신빙성이 없다”는 주장을 펼치는 등 유 전 의원이 선두로 조사된 여론조사의 신뢰도에 의문을 제기해왔다.

해당 법안을 둘러싸고 야당을 중심으로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것 아니냐’는 반발이 나올 수도 있다. 앞서 국민의힘의 전신인 자유한국당은 2019년 12월 여론조사업체의 공정성을 담보하는 규정을 신설하고 이를 위반할 경우 처벌을 강화하는 내용의 ‘정치 및 선거 여론조사에 관한 법률안(김상훈 의원 대표발의)’을 소속 의원 전원의 이름으로 당론 발의했다. 다만 해당 법안이 제정법이어서 심사가 까다로웠던 데다, 더불어민주당 등으로부터 내용상 “표현의 자유 억압”이라는 비판이 제기되면서 해당 법안은 제대로 심사되지 않고 자동 폐기됐다.

김상훈 의원실 관계자는 “이번에는 법안 내용이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부분이 없는지 등을 해외 입법례를 검토해 꼼꼼히 살펴본 뒤 정식 발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성지원(sung.ji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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