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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소문 포럼] 워런 버핏의 선택, TSMC

최지영 경제에디터
“내가 잘 이해 못 하는 영역엔 투자하지 않는다.” “하이테크 기업의 비즈니스에 대한 평가를 잘할 준비가 돼 있지 않다.”

테크 기업에 대해 이런 말을 하곤 했던 ‘가치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92). 이런 그가 대만 반도체 기업 TSMC를 선택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시장이 놀라고 있다. 버핏이 회장을 맡고 있는 버크셔 해서웨이는 TSMC의 미국 상장 주식을 3분기에 약 41억 달러(약 5조5000억원)어치 사들인 사실을 최근 공시했다.

TSMC는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의 제왕’으로 불린다. 세계적인 반도체 불황에도 매출 성장세가 꺾이지 않으면서 D램의 강자 삼성전자를 꺾고 올해 3분기 세계 반도체 매출 1위로 올라섰다.

버핏, 41억달러 TSMC 주식 매입
시장 “압도적 기술우위 평가한듯”
미 애리조나 공장도 호재 작용
지정학적 리스크에 대안 마련

워런 버핏 회장이 지난 4월 버크셔 해서웨이 주주총회장에 카트를 타고 들어선 모습. [중앙포토]
테크 기업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고 털어놨던 버핏이었지만, 사실 이런 관점은 최근 몇 년 사이 바뀌어왔다. 현재 버크셔의 포트폴리오 중 가장 비중이 큰 기업은 애플이다.

버핏의 애플 사랑은 유명하다. 지난 5월엔 CNBC 인터뷰에서 “애플을 올해 추가로 더 매수했는데, 기회가 됐다면 더 했을 것”이라고도 했다. 2021년엔 “팀 쿡은 애플의 뛰어난 CEO”라며 “팀 쿡의 경영 수완으로 모든 투자자가 혜택을 받았다”고 칭찬하기도 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버크셔 해서웨이가 3분기 기준 가장 많이 보유한 미국 주식은 압도적으로 애플이다. 약 1265억 달러(약 169조4500억원) 어치다. 이어서 뱅크오브아메리카 312억 달러, 셰브런 244억 달러, 코카콜라 224억 달러,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205억 달러 순이다.

시장에선 버크셔가 가진 테크 기업 주식 비중이 몇 년 사이 꾸준히 늘어 현재는 전체의 절반에 달할 것으로 본다. 이 중 대부분이 애플이지만, HP 같은 하드웨어 회사도 있다. 지난해 갓 상장한 클라우드 데이터베이스 회사인 스노우플레이크는 공모주 주식에 투자했다. 게임회사 액티비전 블리자드는 3분기에 보유 비중을 줄였다.

버핏은 IBM에도 투자했다가 “IBM은 경쟁자들의 거센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면서 주식을 처분했다. 2011년엔 인텔 주식도 샀다가 바로 이듬해 팔기도 했다.

이런 버핏의 테크 포트폴리오에 TSMC가 추가된 것이다. 이번에 사들인 TSMC 주식 규모는 버크셔 보유 주식 전체 톱10 안에 드는 수준인 걸로 시장선 본다. 최근 6년간 테크 기업에 대규모 투자를 해오지 않은 점, TSMC 주가가 올해 들어 40% 넘게 빠진 점 등을 볼 때 이번 버핏의 선택이 예사롭지 않다는 얘기가 나올 수밖에 없다. 확신이 서야 투자에 나서는 버핏의 조심스러운 스타일로 봤을 때 TSMC의 미래에 믿음을 갖게 된 것으로 볼 수 있다.

버핏의 이번 선택은 그간 중국의 대만 침공 위험이란 지정학적 리스크를 안고 있었던 TSMC가 이로부터 벗어나고 있는 국면에서 나왔다. TSMC가 미국 애리조나주에 짓는 반도체 공장이 곧 준공돼 2024년부터 생산에 돌입한다. 이곳에선 첨단 공정인 5㎚(나노미터·10억분의 1m) 공정 반도체 제품을 양산한다. 당장 팀 쿡 애플 CEO가 “애리조나 공장에서 만드는 반도체를 공급받겠다”고 밝혔다.

애리조나 공장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모리스 창 TSMC 창업자 등이 참석하는 성대한 준공식이 다음 달 초 예정돼 있다. TSMC는 미국이 반도체 공급망 안정화를 위해 마련한 반도체 지원법에 따라 500억 달러(66조2000억원)의 인센티브도 받을 수 있게 됐다.

TSMC의 미국 현지화는 액셀을 더 밟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9일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TSMC가 미국 애리조나주 공장에 반도체 라인 추가 건설에 나설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투자 규모는 현재 건설 중인 공장과 맞먹는 120억 달러(약 16조5000억원)가 될 거라고 전했다.

사이클을 심하게 타는 메모리 반도체의 한계를 잘 알기에, 또 비메모리 시장이 앞으로 더욱 커질 걸 잘 알기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2030년까지 TSMC를 꺾고 비메모리 세계 1등에 오르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삼성전자는 늦게 시작한 이 시장에서 GAA(게이트올어라운드) 기술 등 엄청난 기술 발전을 이뤘지만, 안정된 공급과 고객 확보 등에서 뒤떨어지다 보니 TSMC와의 격차가 1년 새 더 벌어지게 됐다.

TSMC는 버핏의 선택으로 ‘비메모리 제왕’이라는 평가가 더 공고해졌다. 삼성전자는 결국 TSMC를 압도하는 안정적인 양산 기술과 기술 격차로 승부를 낼 수밖에 없게 됐다.



최지영(choi.ji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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