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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수대] 어깨 격려

심새롬 정치팀 기자
최근 유독 눈길을 끄는 대통령의 제스처가 있다. 어깨를 두드려 상대를 북돋는 행동이다. 지난 11일 동남아 순방 출국길에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에게 한 ‘어깨 격려’가 선명한 정치적 메시지로 읽혔다. 이태원 참사로 야당이 경질을 요구하고, 여론조사에서도 사퇴 응답이 큰 이 장관에게 인사권자인 윤 대통령이 손을 뻗어 어깨를 다독였다. 정치권에서 “최측근에 대한 명백한 신임의 표현”이란 해석이 나온 게 당연했다. 아니나 다를까. 닷새 뒤 입국 때도 윤 대통령은 “고생 많았다”라며 이 장관을 위로했다.

논쟁적 측근에 대한 어깨 격려 장면은 처음이 아니다. 윤 대통령은 지난달 25일에도 내년도 예산안 시정연설 후 국회 본회의장을 순회하다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의 어깨를 두드리며 귓속말을 나눴다. 대부분의 여당 의원과 의례적 악수를 한 것과 분명 다른 태도였다. 장 의원은 다음날 기자들에게 “내가 지역에만 있으니 불쌍해 보였나 보다”라고 농담했다. 한동안 권력 중심부에서 멀어진 듯했던 그의 표정이 한층 밝았다.

어깨 격려는 상대에게 친밀감을 표시하는 대통령 특유의 버릇으로 보인다. 검찰 재직 때 자주 후배들의 어깨를 두드렸다. 대선 후보 경선이 한창이던 지난해 10월 15일에는 당내 ‘일대일 맞수토론’ 직후 경쟁 상대였던 홍준표 전 의원(현 대구시장)의 어깨를 격 없이 툭툭 쳐 곤혹 아닌 곤혹을 느낀 일도 있었다. 보수 성향 온라인 커뮤니티에 ‘그만해라 아 진짜’라는 자막을 입힌 영상이 퍼졌고, 홍 전 의원이 “새카만 후배가 (할 만한) 적절한 행동은 아니다. 내가 태연하게 웃고 말았다”고 인터뷰해 이른바 ‘태도 논란’이 이어졌다.

커뮤니케이션 분야 권위자인 앨런 피즈는 의사소통의 83%가 몸짓·표정 등 비언어적 요소로 이뤄진다고 분석했다. 언론을 통해 전 국민이 바라보는 공개석상에서는 손짓 하나, 한숨 한 번까지 메시지로 여기는 게 정치권 불문율이기도 하다. 의도된 연출이든 아니든, 이제 앞으로 또 누가 어느 상황에서 대통령의 어깨 격려를 받을지가 궁금해진다. 이 장관 어깨를 두드린 날 윤 대통령은 비행기를 타며 “어깨가 무겁다”고 했다. 그가 다독인 어깨들에도 한층 무거운 책임감을 바라는 게 지나친 기대는 아닐 것이다.



심새롬(saero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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