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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친 아들 학대한 30대, 그걸 보고도 방치한 친모…판결은 집유

여자친구의 친아들 2명을 상습적으로 학대한 30대와 학대 사실을 알면서도 방치한 친모가 나란히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창원지법 형사3단독 박지연 판사는 17일 아동복지법 위반(상습아동학대) 혐의로 구속기소 된 A씨에게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하고, 40시간의 아동학대 재범예방강의 수강을 명령했다.

아동복지법상 아동 유기·방임 혐의로 기소된 B씨에게는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이 선고됐다. 보호관찰 및 120시간의 아동학대 재범예방 강의 수강도 함께 명령했다.

A씨의 여자친구이자 학대당한 두 아이(3살, 1살)의 친모인 B씨는 지난해 7월 초순부터 A씨와 교제했다.

A씨는 교제 두 달쯤 됐을 무렵부터 훈육을 명목으로 B씨의 친아들에게 신체적 폭력을 행사하기 시작했다.

A씨는 지난해 9월 22일 경남에 있는 B씨의 집에서 B씨의 막내아들이 이불에 우유를 쏟았다는 이유로 발목을 잡아들어 올린 뒤 구둣주걱으로 발바닥을 5차례 때려 멍이 들게 했다.

그해 10월에는 자신의 말을 듣지 않았다는 이유로 B씨의 첫째 아들에게 같은 방식으로 폭행을 저질렀다.

11월 4일에는 B씨의 첫째 아들 발목을 잡아들어 올린 뒤 구둣주걱으로 몸을 여러 차례 때려 무릎과 양손, 정강이, 허벅지 등에 멍이 들게 했다.

11월 6일에도 또다시 같은 방식으로 B씨 첫째 아들을 폭행하려 하다가 아이가 몸부림을 치자 이를 제압하는 과정에서 8주간의 치료가 필요한 골절 등 상해를 입혔다.

B씨는 A씨가 자기 아들에게 신체적 학대행위를 하는 것을 직접 목격해 알고 있었는데도 제지하거나 신고 등의 조치를 제때 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B씨는 첫째 아들이 A씨의 신체적 학대로 우측 대퇴부에 멍이 들고 많이 부어 일어서지 못하고 누워만 있는 것을 확인했는데도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아동학대 혐의로 지난해 말 구속돼 6개월가량 구금돼 있다가 1심 재판이 진행 중이던 지난 5월 보석으로 석방됐다.

A씨는 재판이 시작된 이후 법원에 반성문을 10여 차례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판부는 "아동 학대 범행은 신체적·정신적으로 성숙하지 않은 피해 아동의 성장과 발달에 치명적 영향을 미칠 수 있어 그 잠재적 위험성이 크고, 저항이 거의 불가능한 약자에 대한 범죄라는 측면에서 비난 가능성도 매우 크다"며 "피고인들의 범행으로 아동들이 상당한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겪었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다만 재판부는 "피고인들이 악의적인 학대 의도를 가지고 범행에 이른 것으로 보이지는 않고, 아동들에게 생명의 위험이나 신체 장애와 같은 중대한 결과가 발생하지는 않았다"며 "피고인들이 동종 전과나 폭력으로 처벌받은 전력이 없고, 둘 사이 연인관계가 종료돼 피해 아동들에 대한 재범 위험성이 현저히 낮은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피고인들이 뒤늦게나마 피해 아동을 병원에 데려가 치료받게 한 점과 가족과 지인들이 선처를 탄원하는 점, 피해 아동이 수사과정에서 피고인들에 대한 애정을 표현한 점 등을 참작해 형을 정했다"고 덧붙였다.



김은빈(kim.eunb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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