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뉴스를 확인하세요.

많이 본 뉴스

광고닫기

기사공유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
  • 공유

경기국제평화센터 폐지…이화영 후폭풍에 경기 대북 사업 휘청

2018년 10월 25일 방북 결과를 발표하는 이화영 당시 경기도 평화부지사. 그는 당시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의 초청으로 북한을 방문해 조선아태평화위원회 김성혜 실장을 비롯한 북측 고위관계자와 남북교류협력 사업에 대해 구체적이고 세부적인 논의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경기도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 구속 기소(지난달 14일) 후폭풍에 경기도의 대북 사업 전반이 휘청이고 있다. 남북관계 경색으로 남북간 실질적 교류가 어려워진 상황에서 이 전 부지사의 뇌물 혐의가 대북 사업과 관련된 것으로 드러나자 경기도 차원의 대북 사업은 완전히 동력을 잃는 분위기다. 지난달 26일 경기도는 2020년 11월 대북사업 콘트롤 타워 개념으로 설립한 경기국제평화센터를 폐지하겠다고 밝힌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재명 표’ 대북사업 전부 의심하는 검찰
민선 7기 경기도 인사들과 쌍방울그룹 등의 유착관계를 수사해 온 수원지검은 이재명 경기도지사 시절 추진한 대북사업 전반이 실체가 없거나 쌍방울 그룹이나 아태평화교류협회(아태협)에 특혜를 제공하는 데 활용됐다고 의심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경기도의 대북 사업 중 아태협과 함께 추진한 사업이 수사의 초점”이라며 “실체가 있는 사업이었는지부터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김희곤 의원실이 경기도로부터 제출받은 2018~2020년 경기도의 대북협력사업 현황자료에 따르면 경기도는 이 기간 10개의 대북협력 사업을 진행했다. 이중 절반인 5개 사업을 아태평화교류협회(아태협)와 추진했다. 아태협 안부수 회장은 경기도의 보조금과 쌍방울 그룹의 후원금을 횡령하고 쌍방울 그룹의 외화 밀반출에 가담한 혐의(외국환거래법 위반) 등으로 지난 11일 구속됐다.

사업 대부분이 이 전 부지사가 활동하던 2018년~2019년에 집중됐다. 경기도는 2018년 11월과 2019년 7월 치러진 ‘아시아태평양의 평화·번영을 위한 국제대회’를 아태협과 공동으로 주최하면서 각각 2억9700만원씩의 예산을 투입했다. 나머지 비용을 쌍방울 그룹이 아태협을 통해 우회지원한 것으로 확인돼 논란이 됐던 행사다.


2019년 4~5월 진행된 묘목 지원 사업과 어린이 영양식 지원 사업(밀가루 지원)엔 경기도 예산 4억9500만원과 9억9300만원이 각각 투입됐다. 그러나 실제 북한으로 묘목과 밀가루가 전달됐는지는 불분명한 상태다. 익명을 요구한 경기도 관계자는 “당시 일부 도의원들이 ‘북한으로 전달된 묘목이 중국에서 얼어 죽은 채 방치돼 있다’ ‘묘목·밀가루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았다’는 의혹을 제기했었는데 경기도는 ‘(2019년) 12월 중으로 사업이 완료된다’ ‘북에서 진행하는 사업은 보안이 엄격해 자세하게 설명할 수 없다’고 말을 돌렸다”고 했다. 한 전직 도의원도 “경기도에 북한에 지원한 사업과 관련한 현황·증빙 자료를 요청했는데 경기도가 제대로 설명하지 않아 ‘도민 예산을 투입하는 사업을 투명하게 처리하지 못한다’고 강하게 질책했었다”고 말했다. 경기도는 2019년 6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린 ‘한반도 평화를 위한 아시아 국제배구대회’ 관련 예산으로 아태협에 4억9000만원을 지원했다.

2019년 7월 필리핀 마닐라 콘래드 호텔에서 열린 2019 아태 평화 국제대회 리셉션 및 개회식. 이화영 당시 경기도 평화부지사와 리종혁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부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경기도

경기도 대북사업 뿌리까지 흔들
경기도의 대북 교류 사업은 지난 2000년 김대중 전 대통령과 김정일 전 북한 국방위원장이 6·15 남북 공동선언을 발표한 직후부터 뿌리를 내리기 시작했다. 임창열 지사 시절인 2001년 관련 조례를 제정하고 남북교류 협력기금을 조성하는 등 남북교류협력 사업을 추진했다. 쌀과 시멘트, 농기계, 산림 방제 약품 등 물품 지원은 물론 개성시 개풍동 양묘장 지원 사업, 평양시 당곡리 남북공동 벼농사, 말라리아 퇴치 남북공동 방역사업 등을 펼쳤다. 보수 진영 소속이던 손학규·김문수·남경필 지사 시절에도 대북 교류사업은 이어져왔다.

그러나 민선 8기(김동연 지사) 대북 사업은 사실상 올스톱 상태다. 경기도 평화협력과 관계자는 “남북관계가 경색되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영향으로 북으로 물품 전달 등이 불가능한 상황이라 현재는 대북 사업이 추진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2019년 4월 경기도가 아태협과 함께 추진한 북측 어린이 간식 및 묘목 지원사업 기념 사진.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 오른쪽이 아태협 회장 안씨다. 아태평화교류협회 홈페이지

경기도 내부에선 “이 전 부지사의 구속 여파가 크다”고 지적했다. 지난달 열린 국정감사는 물론 이달 초 열린 경기도의회 행정감사에서도 이 전 부지사와 아태협의 유착 정황과 경기도의 허술한 보조금 집행 관리에 대한 질책이 쏟아졌다. 한 경기도 관계자는 “북한이 동해 등으로 미사일을 포격하는 등 북한에 대한 여론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경기도의 경우 이 전 부지사의 비리 문제까지 겹치면서 사실상 제대로 된 사업을 추진하기 어려운 상태”라며 “해당 부서 직원들도 의기소침해 있다”고 말했다.

경기국제평화센터 폐지는 도 안팎에서 대북사업 위축의 상징적 사건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경기도 관계자는 “대북 사업을 추진하는 기관이 접경지역인 경기 북부가 아닌 성남시에 있는 점도 그렇고, 직원 절반 이상을 임기제인 어공(어쩌다 공무원)으로 채워서 ‘낙하산 채용을 위한 기관’이라는 말이 돌았었다”며 “이 대표가 대선 출마를 위해 경기지사를 사퇴한 2021년 10월 이후엔 이들 상당수가 선거 캠프로 가면서 남은 직원들이 고생했었다”고 말했다. 이 전 부지사의 비리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은 지난 9월 7일 경기국제평화센터 등을 압수 수색을 한 바 있다. 경기도 관계자는 “조직진단을 거쳐 경기국제평화센터의 폐지를 결정했다”며 “이 전 부지사 문제보다는 남북관계 경색 등을 고려한 조치”라고 말했다.



최모란(choi.moran@joongang.co.kr)

Log in to Twitter or Facebook account to connect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help-image Social comment?
lock icon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