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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역사 없다, 한덕수엔 기회" 尹이 내린 APEC 특명은

한덕수 국무총리와 박성근 국무총리 비서실장(왼쪽 끝) 등 국무조정실 관계자들이 17일 APEC참석을 위해 태국 수완나품 국제공항에 들어서고 있다. 사진 국무조정실
윤석열 대통령과 한덕수 국무총리가 ‘2인 3각’ 외교전을 펼치고 있다. 동남아 순방에서 돌아온 윤 대통령이 17일 서울 관저에서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겸 총리를 맞이해 국내 기업 투자 유치에 노력했다면, 한덕수 국무총리는 17일부터 20일까지 태국 방콕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의에 참석한다.

윤 대통령은 한 총리에게 2030 부산엑스포 유치를 위한 우군 확보, 공급망 강화를 위한 적극적인 외교 활동을 당부했다고 한다. 정부 당국자는 “외교의 슈퍼위크라 불릴 만큼 주요 일정이 몰린 상황”이라며 “윤 대통령과 한 총리가 업무를 분담해 외교 일정을 소화하게 됐다”고 말했다.

APEC서 韓이 받은 특명은
미·중·일·러를 포함해 21개의 회원국으로 구성된 세계 최대 지역협력체인 APEC의 대면 회의가 열리는 건 코로나19 이후 4년 만이다. 우리나라에선 한 총리가, 미국에선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중국과 일본은 시진핑 국가주석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참석한다. 한 총리는 17일엔 태국 총리 초청으로 열리는 갈라 만찬에, 18~19일엔 APEC 정상회의에 참석한다. 한 총리는 이날 페이스북에 “공급망 강화와 다자무역 체제 복원, 기후변화 대응 등 아태지역의 포용적이고 지속가능한 성장과 무역투자 증진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덕수 국무총리가 17일 APEC참석을 위해 태국에 도착해 영접을 나온 태국 수찻 노동부장관과 대화를 하고 있다. 사진 국무조정실
외교 당국에선 APEC회의의 특성상 한 총리의 역할이 극대화 될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APEC은 다른 회의와 달리 회원국 정상들이 참석하는 다자회의장에서 정상 외에 별도의 통역사나 보좌진의 출입이 불가능하다. 공식 회의 중엔 이어폰을 통한 동시 통역은 제공되나, 휴식시간 등 공식 회의 외 시간엔 한 총리 홀로 다른 나라 정상들을 마주해야 한다는 뜻이다.

통역 없어, 韓장점 극대화
외교 당국자는 “APEC에선 별도의 양자 회담이 아닐지라도 다자회의 석상에서 정상 간 솔직한 대화가 오간다”며 “영어에 능통한 한 총리에겐 기회가 될 수도 있는 환경”이라고 했다. 별도의 양자 회담 없이도, 한 총리가 직접 2030엑스포 유치와 공급망 문제에 대한 우리 측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전달할 수 있다는 뜻이다. 이틀 동안의 회의 기간 한 총리의 옆자리엔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앉는다. 한·일 양국 간의 대화 역시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참석하는 한덕수 국무총리가 17일 오후(현지시간) 태국 방콕 로즈우드 호텔에서 열린 한·뉴질랜드 양자회담에서 저신다 케이트 로렐 아던 총리와 악수를 하고 있다. 뉴스1
이날 태국에 도착한 한 총리는 뉴질랜드 저신다 아던 총리와 별도의 양자 회담을 가졌다. 한 총리는 아던 총리에게 60주년을 맞은 양국 관계를 기념하며, 6·25에 한국을 위해 싸워줬던 뉴질랜드 참전 용사들에 대한 사의를 표했다. 아던 총리는 이태원 참사에 대한 위로를 전하며 “지역의 긴장을 유발시키는 북한에 대한 제재를 계속 이행하겠다”고 밝혔다. 한 총리는 2030 엑스포 유치에 대한 지지를 요청했고, 외교부 고위 관계자 이와 관련해 “분위기가 매우 따뜻하고 좋았다”고 귀띔했다.

다만 회의 기간 한 총리와 미·중·일 등 주요국 정상과의 양자 회담 일정은 잡혀있지 않다. 미국 해리스 부통령과는 지난 9월 일본에서 회담을 했고, 중·일 정상은 윤 대통령의 동남아 순방 때 이미 정상회담을 했기 때문이라고 총리실은 설명했다.

김재천 서강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APEC의 영향력이 줄어들었다고 하나 여전히 글로벌 공급망 핵심 국가들이 포진해있다”며 “우리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공급망이 재편될 수 있도록 한 총리의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태인(park.tae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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