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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시다, 시진핑에도 강경 발언하나..오늘 3년 만에 中·日 회담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17일 오후 6시 30분(한국시간은 오후 8시30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열리는 태국 방콕에서 회담을 갖는다. 중·일 정상의 대면 회담은 3년 만이다. 기시다 총리는 이번 회담에서 대만 문제를 포함한 동중국해 상황에 대한 우려를 중국 측에 전달하고 양국 간 신뢰 관계 구축에 나설 예정이라고 일본 언론들이 전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교도=연합뉴스

기시다 총리는 전날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진행된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기자들과 만나 "(중국에 대해) 주장할 것은 주장하고 책임 있는 행동을 요구하면서 협력할 것에 대해서는 협력할 것"이라며 "건설적이고 안정적인 일중(중일) 관계를 구축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이번 회담에서 대만 문제와 함께 중국의 동중국해 가스전 개발, 북한 핵과 미사일 개발 등 국제 정세에 대해 의견을 나눌 것으로 보인다고 요미우리신문은 전했다. 앞서 기시다 총리는 13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만나 이번 회담과 관련한 의견 조율을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동중국해 센카쿠(중국명 댜오위다오) 열도에서 중국 해경의 일본 영해 진입이 계속되는 가운데 시 주석과 처음 만나는 기시다 총리가 어느 정도 수위로 유감을 표명할 지 주목된다. 기시다 총리는 지난 13일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열린 동아시아정상회의(EAS)에선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를 앞에 두고 중국을 직접 거명하며 "동중국해에서 일본의 주권 침해가 계속되고 있다"고 강하게 비난했다. 대만해협 상황 역시 "지역 안보와 직결되는 중요한 문제"라고 언급했다.

일본 지지통신은 "시 주석과의 만남에서도 일본의 이런 입장이 전달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시 주석이 14일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대만을 건드리지 말아야 할 '레드라인'으로 규정한 만큼, "대만 문제가 본격 거론될 경우 중국의 반발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코로나로 미뤄진 국빈 방문
중·일 정상의 대면 회담은 시 주석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일본 총리가 2019년 12월 중국 베이징에서 한·중·일 정상회의를 계기로 만난 뒤 약 3년 만이다.

지난 2019년 12월 23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한중일 정상회의에서 아베 신조 당시 일본 총리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회담에 앞서 악수를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J

이후 양 정부는 2020년 '벚꽃이 필 무렵' 시 주석이 국빈으로 일본을 방문하기로 하고 일정 조정에 들어갔다. 하지만 일본 국내에서 홍콩과 신장·위구르 인권 문제 등을 지적하며 시 주석의 국빈 방문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또 2020년 초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이 본격화하며 국빈 방문은 무기한 연기됐다.

지난 8월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 의장의 대만 방문 당시엔 중국이 군사 시위를 하며 쏜 미사일이 일본의 배타적경제수역(EEZ)에 떨어지는 사건도 있었다. 이로 인해 캄보디아에서 열릴 예정이던 중·일 외무회담이 무산되는 등 분위기가 냉각됐으나 지난 9월 29일 양국 정상이 국교정상화 50주년을 맞아 축전을 교환한 것을 계기로 회담 추진이 탄력 받았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17일 정상회담 성사에 대해 "미·중 관계가 악화되었을 때 대화 채널로써 중·일이 기능해 온 측면이 있다. 중국은 미국과 대립할 때 일본에 접근하는 움직임을 보이는 경향이 있었다"고 해석했다.

중국이 원하는 건 일본의 투자?
17일 기시다 총리와의 회담으로 시 주석은 최근 안보·군사 관련 삼각 공조를 강화하고 있는 한·미·일 3국 정상을 이번 주 모두 만나게 된다. 앞서 시 주석은 주요 20개국(G20) 참석을 계기로 발리에서 14일 바이든 미국 대통령, 15일 윤석열 대통령과 각각 회담했다. 

요미우리신문은 "최근 집권 3기를 시작한 시 주석이 역사 문제 등으로 민감한 관계에 있는 일본의 총리와 회담해 관계를 제어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줌으로써 정권 기반 강화로 연결키시려는 의도가 있다"고 해석했다. 또 "중국 경제가 주춤한 상황에서 대일 관계를 일정 정도 안정화시켜 투자를 끌어들이려는 생각"이라고 전했다.

마오닝(毛寧) 중국 외교부 대변인도 16일 정례 브리핑에서 중·일 정상회담 소식을 전하며 "중국과 일본은 서로 가까운 이웃이자 같은 지역의 중요한 국가이며 올해는 중·일 국교정상화 50주년"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어 "양측은 대세에 순응해 평화·우호를 견지하고 호혜 협력을 심화하며 이견을 적절하게 관리 및 통제하고, 새로운 시대의 요구에 부합하는 관계 구축에 함께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영희(misquic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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