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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영화 이 장면] 낮에는 덥고 밤에는 춥고

박송열 감독이 아내 원향라와 함께 시나리오를 쓰고 부부로 등장하는 ‘낮에는 덥고 밤에는 춥고’(이하 ‘낮덥밤춥’)는 지극히 현실적인 이야기다. 30대 부부인 영태(박송열)와 정희(원향라)는 매일 생계를 걱정해야 한다. 직장이 없는 그들은 각종 아르바이트와 일시적인 일자리를 전전하지만 삶은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집세와 각종 공과금만으로도 빠듯하고, 빚을 내야 하며, 부모님 생신에 용돈도 못 드린다.
 
그럼에도 이 영화의 정서는 궁핍하지 않다. 영태와 정희의 삶은 의외로 여유 있고, 삶의 퀄리티를 고려하며, 가난을 이유로 양심과 도덕을 저버리지 않는다. ‘낮덥밤춥’은 도시의 옥탑방에 사는 가난한 부부가 아니라, 자기 나름의 방식으로 당당하게 살아가는 남녀의 이야기다.
 
여기서 소개할 장면은 영화 속이 아니라 밖에 있다. 바로 ‘낮덥밤춥’의 현장 사진이다. 엔딩 크레디트를 유심히 본 관객이라면 놀랄 것이다. 이 영화의 현장 스태프는 단 두 명, 박송열과 원향라 부부였다. 그래서 영화의 모든 장면은 고정된 카메라로 촬영되었고, 조명과 편집과 녹음도 그들의 몫이었다.
 
촬영 기간은 3개월. 영화 속 캐릭터처럼 이런저런 아르바이트로 제작비를 마련하며 찍지 않았나 싶다. 영화 제작 방식과 작품 내용이 겹치며 미학을 형성하고 리얼리티를 만들어낸 ‘낮덥밤춥’은 그런 점에서 진정한 자급자족 독립영화인 셈이다.



김형석 / 영화 저널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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