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바루기] 으악새
‘으악새 슬피 우는 가을’은 ‘아~ 으악새 슬피 우는 가을인가요’로 시작되는 ‘짝사랑’이란 노래에 나오는 구절이다. 일제 강점기 고복수가 부른 노래로 지금도 애창되는 곡이다. 그렇다면 이 ‘으악새’는 과연 억새가 맞는 것일까?억새의 옛말은 ‘어웍새’이며 사투리가 ‘웍새’ 또는 ‘으악새’다. 한때 사전에도 ‘으악새=억새의 사투리’라고 돼 있었다. 따라서 이 노래에 나오는 ‘으악새’가 ‘억새’라는 게 대체적 의견이었다.
그러나 이 노래의 2절 ‘뜸북새 슬피우니~’에 비춰 ‘으악새’를 새로 보아야 한다는 사람이 적지 않았다. 더욱이 왜가리의 방언이 ‘왁새’이므로 ‘으악새’는 ‘왁새’를 길게 발음한 것이라 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1990년대 들어 대부분 사전이 ‘으악새=①억새의 사투리 ②왜가리의 사투리’라고 올렸다.
하지만 현재 표준국어대사전엔 ‘으악새’가 아예 표제어로 올라 있지 않다. 따라서 사전적으로 설명하기가 어려워졌다. 다만 작곡가인 손목인의 저서엔 작사자에게 ‘으악새’가 뭐냐고 물었더니 “고향 뒷산에 오르면 ‘으악, 으악’ 하는 새 울음소리가 들려 그냥 ‘으악새’로 했다”는 대답을 들었다는 기록이 나온다고 한다. 만약 이게 맞다면 최소한 노랫말에 나오는 ‘으악새’는 새가 되는 것이다.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