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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바루기] 그렇죠

“내가 힘든데 힘내라고 하면 힘이 납니까? 아니죠. 그쵸? 그러니까 힘내라는 말보다 저는 사랑해라고 말해 주고 싶습니다.”  
 
‘그쵸’라는 말을 두고 갑론을박이다. “그쵸가 아니라 그죠로 써야죠!” “그쵸가 어법에 맞지 않나요!” 누구의 주장이 옳은 걸까?
 
이 말이 어디서 왔는지 알면 문제를 쉽게 해결할 수 있다. ‘그죠’든 ‘그쵸’든 ‘그렇죠’를 줄여 쓴 말이란 데는 이견이 없다. ‘그렇다’의 어간 ‘그렇-’에 ‘-지요’의 준말인 ‘-죠’가 붙은 구조다. ‘-지요’는 종결어미 ‘-지’에 존대를 나타내는 보조사 ‘요’가 결합한 말이다. ‘그렇다’의 본딧말은 ‘그러하다’이다. 정리하면 ‘그러하지요→그렇지요→그렇죠’가 된다. 여기서 더 나아가 ‘그죠/그쵸’로 줄었다는 주장이지만 둘 다 현행 문법상 허용하지 않는 말이다. ‘그렇죠’에서 더 줄어들 수 없다는 얘기다.
 
‘그렇다’는 ㅎ불규칙용언이다. ‘그렇고, 그렇게, 그렇지, 그러니, 그런, 그러면, 그렇소’ 등과 같이 활용된다. ㅎ불규칙용언은 받침 ㅎ이 불규칙하게 탈락하면서 활용되지만 다른 어간의 형태는 안 변한다. ‘그죠’는 어간 ‘-렇-’ 부분이 통째 탈락한 형태다. ‘그쵸’는 어간의 ‘러’가 탈락하고 받침 ‘ㅎ’이 ‘-죠’와 결합해 거센소리로 바뀌었다. 모두 ㅎ불규칙용언의 활용형에서 벗어나 있다. ‘그렇죠’를 ‘그죠/그쵸’로 줄이는 것은 잘못이다. ‘그렇죠’로 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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