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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으로 읽는 책] 살갗 아래

살갗 아래

 
콩팥은 그 위치 때문에 접근하기가 특히 어려운 기관이다. 도축업자가 가장 나중에 잘라내는 부위도 콩팥이다. 그 때문에 사람의 몸에서 가장 은밀하게 감추어진 부분을 상징하게 되었고 구약성서 욥기에서는 “콩팥을 갈가리 찢는다”라는 표현으로 한 개인이 완전히 파괴됨을 나타냈다. 신성함과 감춰진 위치 때문에 콩팥은 가장 내밀한 윤리와 감정적 충동이 자리하는 곳이라고 생각했다.
 
토머스 린치 외 『살갗 아래』
 
다양한 이력의 작가들이 피부, 맹장, 담낭, 귀, 뇌, 간, 갑상선, 피 등 인간의 몸을 주제로 에세이를 썼다. 작가들의 예리한 시선으로 몸이 아팠던 경험, 잡학 지식, 인문학적 통찰을 녹였다. ‘콩팥’ 편을 쓴 영국 시인 애니 프로이트는 정신분석학자 지그문트 프로이트의 증손녀다.
 
그는 구약성서에 콩팥이 서른 번 넘게 나온다는 사실과 제임스 조이스·셰익스피어·보들레르와 랭보의 문학 속 콩팥, 고통스러운 투석 경험을 묘사한 휴고 윌리엄스의 시를 인용한다. 콩팥을 성적 이미지로 쓴 팝송 가사들, 콩팥의 근면·복잡·유능함을 찬양하는 의료인들, 심지어 콩팥 요리 레시피까지 종횡무진한다.


 
미국 작가이자 대를 이어 장의사 일을 하고 있는 토머스 린치가 기획했다. 그는 ‘자궁’편에서  “사람의 언어 가운데 가장 분명하게 운율을 맞추고 있는 단어는 ‘자궁womb’과 ‘무덤tomb’”이라고 썼다. “죽음은 몸의 사라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나는 ‘표면이 곧 심연이다’라고 한, 니체의 의견에 동의한다”고 시인 박연준이 추천서를 썼다. 

양성희 / 중앙일보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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