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료비 급등·매출감소에 인건비까지 올라
[한인 요식업계 3중고]
식자재값 100~200% 올라
매출 최고 30%까지 감소
임금 인상 요구도 거세져
더욱이 인플레이션에 따른 외식 비용 증가로 식당을 찾는 고객들의 발길이 크게 줄면서 코로나 경기부양책에 따른 ‘반짝 붐’도 사라진 지 오래다.
한인 요식업계 관계자는 “양상추가 박스당 30달러에서 80달러, 청상추는 박스당 70달러까지 치솟았다”며 “식자재 가격이 100~200%나 올랐는데 고객 눈치로 음식값을 100%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김용호 남가주한인외식업연합회 회장은 “한인 식당들의 점심 매출은 10% 이상, 저녁은 30%까지 대폭 줄었다”며 “식당마다 인건비 부담으로 마지막 주문시간도 앞당기는 실정”이라고 밝혔다.
식자재 비용 상승과 더불어 지난 7월 인건비 상승으로 한인 요식업계 부담은 더욱 높아졌다. 이에 점심 영업을 중단하고 일주일에 휴업을 하루에서 이틀로 늘리는 등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한 업주는 “모든 비용이 다 상승한 가운데 이제 줄일 곳은 인건비밖에 없다”며 “종업원 근무시간을 축소하고 운영이 더 힘들어지면 인력을 줄여 인건비와 종업원 상해보험(워컴) 비용도 줄어야 할 판”이라고 말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2023년 프랜차이즈 종사자의 최저 시급 22달러 소식이 전해진 이후 식당 종업원들의 임금 인상 요구도 거세지고 있다.
한 식당 업주는 “현재 시간당 20달러를 받는 요리사가 내년부터 맥도날드에서 고기패티만 구워도 22달러를 받을 수 있다면서 내년 시급을 22달러 이상으로 올려주지 않으면 그만두겠다는 엄포를 놓았다”고 혀를 내둘렀다. 또 다른 프랜차이즈 매장을 운영하던 한 업주는 비즈니스를 시세보다 싼 가격에 정리했다.
그는 “시급 22달러를 주면 음식값을 크게 올려야 한다”며 “현재와 같은 경기 상황에선 임금을 그렇게 올려주고 마진을 남길 수 있는 구조가 안 된다는 판단에 사업을 정리했다”며 “프랜차이즈 업종의 시급 22달러가 현실화하면 문을 닫는 식당이 늘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인 요식 업계는 가주 정부가 내년 1월 1일부터 패스트푸드점 최저시급을 22달러로 올리면 그 파급효과가 프랜차이즈 업계에 국한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며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일각에선 요식업계의 인력 부족 현상이 더 악화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현재 한인타운 요식업계 직원들의 평균 50% 이상이 타인종으로 대부분 최저시급 16.04달러를 받고 일하고 있다.
한 한인 요식업계 관계자는 “프랜차이즈점에서 22달러를 주면 현재 최저시급보다 37%를 더 주어야 하는 것”이라며 “새해부터 시행 예정이어서 성수기인 연말연시에 종업원들이 이직할까 봐 걱정”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프랜차이즈 종업원 시급이 요식업계에서 잠재적인 표준 시급이 될 수 있다”며 “그렇게 주지 못하는 식당에선 구인이 매우 어려울 수 있다. 임금이 오르면 음식값 인상으로 이어져 결국 소비자도 피해를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한인타운 식당들의 음식 가격이 유독 비싸다고 생각하는 한인 고객이 많아서 가격 인상도 쉽지 않다며 결국 업소들이 3중고를 버티지 못하고 문을 닫아야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은영 기자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