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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명 속 하늘서 내려다보는 카파도키아 절경

하기환 회장의 튀르키예 여행(2)
경건 모스크·화려한 왕궁부터
5000명 거주 지하 도시까지
강달러 덕분에 음식값 저렴

소피아 성당은 2년 전까지만 해도 가톨릭 성당이라 신발도 신고 2층 발코니도 올라가고 관리도 잘 안 되었다고 한다. 모스크로 개조된 후로는 복잡한 절차를 거쳐 입장이 가능하고 기도 시간엔 잠시 닫는다. 이슬람교의 모스크는 성당과 달리 일체의 조각품 등 장식품이 없다. 재단도 없고 코란을 읽고 설교하는 아주 작은 시설물이 있을 뿐이다.
 
이슬람교 창시자인 모하메드가 당시 기독교 성당의 사치를 배제하고 오직 신에게 기도하는 장소로 모스크를 지은 것이다. 로마에 있는 바티칸 성당과 이스탄불 모스크를 비교해 보면 확연한 차이가 있다. 텅 빈 공간에 전등만 있고 양탄자가 깔린 바닥에 앉아서 기도하는 곳이 모스크다. 기독교보다 늦게 나온 이슬람교의 정신을 볼 수 있는 것이다.  
 
소피아 모스크에 남아있는 가톨릭 성당 흔적은 출구 쪽 높은 벽에 모자이크로 만들어진 성모마리아와 예수님뿐이다.  
 
다음날 톱카프(Topkapi) 궁전 관광에 나섰다. 호텔서 5분 거리로 15~16세기에 모하메드 II 술탄 왕이 살던 곳이다.  땅이 150에이커 되고 방이 400개 이상 되는 커다란 궁전이다. 궁전 안에 5000명 직원이 있었다고 하는데 궁을 지키는 근위병은 대부분 아프리카 노예들을 데려다가 훈련시켰다고 한다.
 


로마 교황청이 근위부대를 스위스 용병같이 자기 민족보다는 다른 이방인을 시키는 것이 안전한 것과 같은 이유인 것 같다. 이 안에 모스크, 도서관 등 왕이 필요한 모든 시설을 갖추고 있다.  
 
관광객에겐 일부만 보여주는데 술탄 왕의 접견실, 침실, 모스크, 5000명분 식사 준비를 할 수 있는 부엌 시설 등이다. 무기 진열장 안에 68 캐럿짜리 다이아몬드가 있다. 엄지발가락보다 더 커서 손가락에 끼는 것 같지는 않다.  
 
진열된 그릇 중에 중국 청자기가 많았다. 청자기에 담은 음식에 독이 있으면 색깔이 변한다고 믿어 유독 중국 청자기를 많이 사용한 것이다.  특히 정교히 세공하고 보석으로 장식된 창, 도끼, 칼이 종류별로 진열돼 있다. 옛날 구식 장총, 단발총도 보석을 붙이고 정말 아름다운 장식을 했다.  
 
아침부터 내린 비가 궁전을 다 돌아볼 때쯤에는 세차게 와서 호텔로 돌아왔다. 얼마나 피곤하지 점심도 먹지 못하고 자기 시작해서 오후 늦게나 눈을 떴다.
 
저녁에는 가까운 바다 쪽으로 내려가면서 상점도 둘러보고 바다도 보고 저녁은 루프톱 식당에서 먹었다. 유람선도 보이고 바닷바람도 있는 전망 좋은 식당이라 분위기가 아주 좋았다. 제일 비싼 와인이 40불에 음식도 골고루 잘 시켜 먹었는데 청구서가 팁 10% 포함해 120불 정도다. 요사이 터키 환율이 높아서 여행 할만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실감했다.  
 
이스탄불을 뒤로하고 유명한 관광지인 카파도키아로 향했다. 항공편으로 1시간 반 정도 걸리는 시골 마을이다. 공항시설도 형편없고 자동차 2대를 렌트해서 호텔로 향했다. 아르고스 호텔에 숙박했는데 동굴 속에 방을 만들어 아주 예쁘게 방갈로 같이 꾸며놨다.
 
첫 번째 관광지인 고레메 오픈 에어 뮤지엄에 갔다. 동굴을 파서 만든 작은 성당이 많았는데 로마 시대에 가톨릭 종교 활동을 동굴 안에서 한 것이다.  
 
그 전에는 항상 전쟁이 잦았던 지역이라 동굴 속에서 생활을 하며 피신했던 곳이었다고 한다. 동굴 속에는 예수님 벽화와 그 당시 생활을 그린 그림들이 보존되어 있다. 화산암이라 동굴 파기에 쉬운 바위라고 한다. 한국서 흔히 보는 화강암이었다면 동굴 만들기는 애초에 포기했을 것 같다.  
 
다음날 새벽 4시에 이 동네에서 유명한 열기구를 타러 나갔다. 우리는 아프리카 탄자니아 세랑케티 국립공원서 열기구를 탄 적이 있고 새벽 3시부터 일어나는 것도 힘들고 해서 아이들 5명만 갔다. 기구는 꼭 새벽에 바람이 안 불 때만 운영을 한다. 열기구는 개스 불로 내부 공기를 데워 더운 공기 힘으로 올라가는데 수년 전에 개스 불이 기구에 옮겨 붙어 탑승자 전원이 추락사한 일이 있었다. 3000피트까지 올라가니 거기서 추락하면 당연히 살아남을 수가 없을 것이다.
 
호텔에서 1시간이나 떨어진 카이마클리 동네 지하도시를 방문했다. BC 200년부터 시작된 카이마클리 지하도시는 주민들의 피난처다. 항상 전쟁에 시달린 지역이라 일종의 방공호같이 시작된 땅굴이 점점 커져서 5000명까지 수용 가능한 지하도시를 만든 것이다. 이 속에서 수개월 동안 생활 할 수 있도록 모든 시설을 갖추어 놓았다.  
 
주변에 있는 레드밸리, 로즈밸리, 러브밸리 등 경관이 수려한 골짜기를 보았다. 특히 러브밸리는 돌멩이 생김새가 남근을 연상시켜 손녀들과 함께 보기에 민망할 정도였다. 러브 밸리라는 이름이 붙은 이유를 알 것 같았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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