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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바루기] ‘금 너머’

“금 너머로 넘어오지 마!” “너야말로! 금 넘어오는 건 다 내 거야.”
 
초등학교 시절 짝꿍과 이런 대화를 나눈 적 있다고 추억하는 사람이 있을지 모르겠다. 학기 초 아웅다웅하던 사이가 학년이 끝날 무렵이면 단짝이 되던 그 시절의 추억을 가슴속에 간직한 이들이 분명 있을 것이다.
 
짝꿍 간 대화에서 ‘너머’와 ‘넘어’가 번갈아 가며 쓰여 있어 둘 중 하나는 잘못이 아닌가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너머’와 ‘넘어’는 모두 바른 표현이다.
 
‘넘어’는 지나가거나 건너는 동작을 의미하는 동사 ‘넘다’를 활용한 단어다. “버스는 강을 넘어 시내로 들어왔다” “우리 국민은 코로나19로 인한 위기를 넘어 다시 일어났다” 등과 같이 사용된다.
 
‘너머’는 동작을 나타내는 동사가 아닌 장소를 나타내는 명사로, 높이나 경계로 가로막은 사물의 저쪽이나 그 공간을 뜻한다. “뒤뜰 돌담 너머 붉은 지붕 건물이 우리 집이다” “고개 너머 읍내에 5일마다 장이 들어선다” 등처럼 쓸 수 있다.
 
그렇다면 ‘산 넘어 산’과 ‘산 너머 산’ 중 바른 표현은 무엇일까. ‘넘어’와 ‘너머’ 둘 다 가능하지만, 어떤 단어를 쓰느냐에 따라 의미가 달라진다.
 
‘산 넘어 산’은 산을 넘었는데 또 산이 나타난다는 것으로, 힘든 일이 계속된다는 걸 의미한다. ‘산 너머 산’은 ‘산 저편의 산’이란 뜻이 된다.
 
쉽게 말해 동작을 나타내면 ‘넘어’, 장소나 공간을 말할 때는 ‘너머’를 쓴다고 기억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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