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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레니얼 트렌드 사전] 오지다, 지리다

한 인터넷 방송에서 외국의 어느 도시를 여행 중이던 아이돌 스타가 신이 나서 외쳤다. “오지구요, 지리구요.”
 
표준국어대사전을 찾아보면 ‘오지다’는 두 개의 뜻을 갖고 있다. 첫째, 마음에 흡족하게 흐뭇하다. 둘째, 허술한 데가 없이 알차다. 둘 다 좋은 의미지만 문맥에 따라 달리 해석될 수 있기 때문에 쓰임새를 가려 써야 한다.
 
‘지리다’의 뜻풀이는 ‘똥이나 오줌을 참지 못하고 조금 싸다’이다. 말하는 이나 듣는 이나 썩 기분 좋은 상황이나 표현은 아니다.
 
사전 뜻풀이대로 아이돌 스타의 방송 표현을 해석하면, 오지다는 표현은 도시가 마음에 들어서 기분이 흐뭇하다는 말로 들린다. 그런데 지리다는?
 


요즘 밀레니얼 세대들은 ‘아주 좋다, 놀랍다, 굉장하다’라는 표현 대신 ‘오지다, 지리다’라는 말을 즐겨 쓴다.
 
오지다는 비슷한 뜻의 단어라 괜찮지만, 지리다는 새로 만들어진 신조어도 아니고 특별한 의도도 없이 전혀 다른 의미로 쓰이고 있다. 그러니 밀레니얼 세대의 용어를 모르는 사람이 위 방송을 봤다면 ‘저 예쁜 아이돌 스타는 왜 방송에서 오줌을 참지 못하고 조금 쌌다는 얘기를 하는 걸까’ 민망할 뿐이다.
 
물론 ‘오줌을 지릴 만큼’ 놀라고 굉장했음을 설명하는 문학적 표현도 있다. 문제는 주변 젊은 친구들 중에 ‘지리다’의 뜻과 그 말을 왜 이 상황에 쓰는지 이유를 설명할 수 있는 사람은 드물다는 점이다.
 
대부분 남들이 쓰니까 장난삼아 따라한다는 대답이다. 같은 세대끼리 소통과 재미도 좋지만, 적어도 남들 따라 잘못 쓴 말 때문에 민망하고 품격 떨어지는 상황은 만들지 말자.

서정민 / 중앙SUNDAY 문화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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