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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명 자리 좌우 맨끝 앉았다…게이츠-멜린다, 이혼 뒤 열린 '길' [뉴스원샷]

멀린다 프렌치 게이츠. 지난 19일 공식 석상에 등장해 환히 웃고 있습니다. AP=연합뉴스

님이라는 글자에 점 하나만 찍으면 남이 되는 게 인생이지만, 남이 되어 새로운 관계를 쌓아가는 이들도 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 빌 게이츠와 이혼한 멀린다 프렌치 게이츠 얘기입니다. 이들은 지난해 5월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며 27년 결혼생활에 마침표를 찍었습니다. 그런데 이들이 지난 2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의 한 행사장에 함께 등장했습니다. 둘이 함께 꾸렸던 게이츠 재단의 주요 어젠다인 젠더 평등을 논하는 자리였습니다.

과거에 그랬듯 서로를 사랑스러운 눈으로 바라보며 호쾌한 웃음을 터뜨리지는, 물론 않았습니다. 청중이 보기에 멀린다는 맨 왼쪽, 빌은 맨 오른쪽에 앉았고 둘 사이엔 게이츠 재단 이사회 소속인 스페인 총리 등 세 명이 앉아 있었습니다. 멀린다는 혼전 성(姓) 프렌치를 함께 쓰되, 게이츠라는 성과 병기하는 방식을 택했습니다. 이혼 후 멀린다 프렌치 게이츠로 새로 태어난 거죠.

맨 왼쪽이 프렌치 게이츠, 맨 오른쪽은 전 남편 빌 게이츠. 지난 21일 행사장 사진입니다. epa=연합뉴스

젠더 평등은 사실 빌 게이츠보다는 프렌치 게이츠가 주력하는 이슈입니다. 영국의 권위있는 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운영하는 팟캐스트에서 23일 공개한 젠더 문제 팟캐스트에도 멀린다가 홀로 등장했습니다. “식탁을 차리고 세탁기를 돌리는 건 여성이 하는 거라고 누가 정한 것이냐”부터 “아이를 낳건 안 낳건, 결혼을 하건 비혼이건, 사회나 정부가 아닌, 여성 개개인이 자신의 인생에 대한 결정권과 그를 실현할 수 있는 경제적 자유를 가져야 한다”고 역설하는 그의 목소리엔 에너지가 넘쳤습니다.

이코노미스트 팟캐스트 진행자가 아마도 독자분들도 궁금하실 다음 질문을 던졌습니다. “미국은 그래도 여성의 권리가 그나마 나은 곳 아닌가요?” 프렌치 게이츠의 답은 이렇습니다. “팬데믹으로 인해 육아 지원을 포함한 모든 사회 시스템이 무너지고, 육아나 가사는 여성이 주로 해야 한다는 고정관념 때문에 결국 여성이 직장을 그만두거나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 지금의 현실이다.” 낙태할 권리를 인정한 로 vs 웨이드 판결을 미국 대법원이 지난여름 뒤집으면서 미국 전체가 발칵 뒤집힌 것 역시 언급됐습니다. 프렌치 게이츠는 “나는 낙태를 지원하지는 않는다”면서도 “분명한 것은 모든 여성이 자신의 신체에 대한 결정권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라고 못박았습니다.

재단을 시작한 지 얼마 안 되었을 때의 행복한 한 때. 신화=연합뉴스

혹시 정치인을 꿈꾸는 걸까요? 적어도 아직은 직접 뛰어들 생각은 아닌 듯 합니다. 프렌치 게이츠는 팟캐스트에서 “좀 더 많은 여성이 정계에 진출하는 것을 적극 지원할 것”이라며 “정계에 여성 숫자가 실제로 늘어나야 여성 관련 정책에 실질적 변화를 견인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전 남편 얘기가 안 나올 수 없겠죠. 진행자가 “(이혼 후) 좀 더 (프렌치 게이츠) 본인이 주도적으로 재단을 꾸려가고 있다고 보면 되나”라고 묻자 그는 “내가 하고 싶은 말은 다 할 수 있고, 추진하고 싶은 일은 이사회와 잘 조율해서 추진하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이어 이렇게 덧붙였죠. “이 재단을 창업한 사람은 저에요. 재단을 떠나는 건 상상할 수도 없군요.”

시간이 약이긴 한가 봅니다. 지난 3월 CBS와 인터뷰에서 프렌치 게이츠는 이렇게 털어놓았습니다.
“(이혼 후) 계속 울면서 분노에 가득 찬 나날을 보냈어요. 평생 가리라고 생각했던 것이 사라지는 것은 정말이지 고통스러운 일이거든요. 하지만, 그래도 나는 치유의 여정을 시작했습니다. 제 말을 믿으세요. 삶의 절반이라고 생각했던 것이 사라져도, 삶은 바뀌지 않을 수 있습니다.”
빌 게이츠의 부인이 아닌, 사회운동가로서의 프렌치 게이츠의 젠더 이슈 여정, 앞으로가 더 기대됩니다.

전수진(chun.s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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