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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FC' 두산 56억 후원금의 정체…뇌물인가 기부채납인가

검찰이 수사 중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성남FC 후원금 의혹' 관련, 두산건설이 성남FC에 낸 56억원이 '뇌물' 또는 '기부채납' 중 무엇으로 규정되는지가 기소 여부뿐 아니라 향후 재판에서 유·무죄를 가를 핵심 쟁점이 될 전망이다. 검찰은 부정한 청탁, 즉 '부지 용도 변경을 해주고 후원금을 받은' 대가성이 인정된다는 데 무게를 두는 반면, 이 대표 측은 '성남시장으로서 합법적 권한을 활용한 시정 업무'였다는 입장이다.
지난 2017년 10월 17일 당시 이재명 성남시장과 이병화 두산건설 대표의 차담 모습. 사진 성남시 공보물.
검찰 '이재명-두산 윈윈 관계' 주목
앞서 경찰은 이 대표에게 제3자 뇌물제공 혐의를 적용했다. 불송치 결정했던 1차 수사와 결론이 바뀐 이유로는 "유의미한 진술과 압수수색을 통해 증거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성남FC 및 두산건설 압수수색 등을 통해 근거를 보강했다는 의미다. 법조계 일각에선 배임 또는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가 적용될 가능성도 제기되지만, 검찰은 우선 제3자 뇌물제공 혐의를 중점적으로 검토 중이다.

이 사건은 이 대표가 성남시장이던 2015년 두산그룹이 소유한 성남시 정자동 병원 부지 3000평을 상업용지로 변경하고, 성남시가 기부채납 받을 면적을 전체 부지의 15%에서 10%로 낮추면서 불거졌다. 줄어든 5%에 해당하는 약 56억원은 이 대표가 구단주로 있던 성남FC 축구단에 후원금 명목으로 들어왔다. 2015년부터 18년까지 매년 각각 3억 3000만원, 20억원, 22억원, 11억원씩 입금됐다.

검찰은 '부정한 청탁에 대한 대가성'에 주목하고 있다. 기업 민원을 들어주는 대가로 후원금을 받았다는 논리다. 공무원이 직접 뇌물을 받지 않았어도, 묵시적 의사표시가 전제되면 부정한 청탁이라고 인정하는 게 대법원 판례다. 국정농단 사건 당시, 대법원은 묵시적 청탁을 인정해 유죄 판단을 한 적이 있다. 삼성이 최순실 일가가 연관된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 16여억원을 후원한 것에 대해 대법원이 “묵시적 청탁만으로도 부정한 청탁이 인정된다”며 유죄 판단한 것이다.

이재명 측 "'제3자' 아니고, '부정 청탁' 아냐"
성남FC 후원금 의혹과 관련 성남지청이 지난 16일 두산건설을 압수수색했다. 뉴스1
반면, 이 대표 측은 성남시장은 성남FC와 '제3자' 관계가 아니라고 반박하고 있다. 이 대표의 변호를 맡고 있는 인사는 "시장이 축구단의 당연직 구단주인데다, 후원금이 부족하면 성남시 예산이 지원되는 산하기관 성격"이라며 "'제3자 뇌물죄' 기초부터 성립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 대표와 성남FC가 한 몸으로 묶이는 경우, 후원금을 공공기관에 대한 기부채납의 성격으로 볼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이 대표 측은 또 '부정한 청탁'이 인정되려면 그렇게 받은 후원금을 따로 돌려쓰거나 해야 하는데 전혀 그런 사실이 없다"며 "성남시의 일자리와 세수 증대를 위해 시장의 권한을 합법적 범위 내에서 활용한 것"이라고 했다. 실제로 성남시는 2015년 8월 '두산그룹 계열사 5개가 본사를 관내에 이전한다'며 홍보했다. 당시 성남시는 "20년 가까이 유휴지인 부지에 기업을 유치해 지역경제에 커다란 이익을 가져온다"며 "(향후) 두산그룹 계열사 직원 2500명이 근무하고, 취득세·지방세 110억 원 등 직·간접 경제효과가 연간 2156억 원 이상이 될 것"이라고 알렸다.

이에 대해 검찰 내부에선 "이 대표가 성남FC 후원금을 통해 정치적 명성 또는 인지도를 키웠다면 이 역시 대가성으로 볼 수도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수사의 향방도 이 대표와 두산이 서로 원하는 바가 있었고, 명시적인 약속이 없었더라도 서로의 욕구를 인식·양해했다는 것을 입증하는 데 달렸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김철웅(kim.chulwo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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