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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순방에…野 "빈손·굴욕·막말 외교" 與 "국익 해치는 공격"

더불어민주당은 22일 윤석열 대통령의 해외 순방에 대해 총공세를 퍼부었다. 민주당은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에 대한 ‘조문 불발’ 논란에 이어, 미·일 정상과의 잇단 만남을 “빈손 외교, 굴욕 외교,막말 외교”로 지칭하며 ‘외교 무능’ 프레임을 전면에 내걸었다. 반면, 국민의힘은 “야당의 공격이 도를 넘어 국익을 해치고 있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뉴욕 한 빌딩에서 열린 글로벌펀드 제7차 재정공약회의를 마친 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대화하고 있다. 뉴시스
민주, 尹 순방에 “빈손·굴욕·막말 외교” 총공세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정책조정회의에서 21일(현지시각) 열린 한·일 정상 약식 회담에 대해 “과정도 결과도 굴욕적이었다. ‘흔쾌히’ 합의했다던 한·일 정상회담은 구체적 의제조차 확정하지 않은 회동에 불과했다”고 비판했다. 박 원내대표는 특히 이번 회담이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참석한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CTBT)의 친구들’ 행사장에 윤 대통령이 방문하는 형식으로 이뤄진 점을 거론하며 “일방적 구애로, 태극기 설치도 없이 간신히 마주 앉은 비굴한 모습에 불과했다”고 지적했다.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가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48초 동안 나눈 ‘스탠딩 환담’에 대한 평가는 더 가혹했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 본회의 직전 의원총회 모두 발언에서 “윤 대통령이 빈손 외교도 모자라서 최악의 국가 참사를 빚었다”며 “한·미 정상 간 48초짜리 미팅 후에 우리 대통령은 믿기지 않는 막말을 내뱉었다. 인플레이션 감축법과 관련해 어떤 식으로든 가서 좀 혹 좀 떼어보라고 했더니, 오히려 혹을 더 붙이고 온 격”이라고 지적했다.

박 원내대표가 ‘막말’로 지칭한 건 윤 대통령이 글로벌 펀드 제7자 재정공약 회의장에서 걸어 나오면서 박진 외교부 장관 등 주변 사람들을 향해 말한 내용이다. 취재진 카메라에 잡힌 이 음성은 “국회에서 이 XX들이 승인 안 해주면 바이든이 쪽팔려서 어떡하나”라고 들린다. 민주당 의원들은 이 발언을 문제 삼아 “외교 성과는 전무하고 남은 것이라곤 ‘이 XX’뿐”(강병원),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에게만 쓴 육두문자가 아니었다”(양이원영) 같은 비판을 종일 이어갔다.

국민의힘 “대통령 고군분투…마구잡이식 흠집내기 도 넘어”
민주당이 공세 수위를 높이자, 국민의힘은 “비판도 최소한의 품격과 예의는 지켜야 한다”고 반발했다.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오후 국민의힘 의원총회에서 “대통령이 정상외교 강행군으로 고군분투하고 있는데 민주당이 쏟아내는 마구잡이식 흠집내기가 도를 넘었다”며 “국가원수인 대통령의 정상 외교를 이렇게 악의적으로 폄훼하는 건 국격에 맞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정진석 국민의힘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이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정 위원장은 민주당의 제기해 온 ‘조문 불발’ 논란에 대해서도 “어제 주한영국대사 논평에 한마디로 요약됐다. 대한민국 정상이 영국을 방문해 새로운 국왕을 만났고, 공식 장례식에 참석해 조문이 완성됐다는 것”이라며 “그것에 무슨 토를 달 게 있나”라고 말했다. 이어 “대통령 부인 패션이 어떻고, 방명록을 왼쪽 또는 오른쪽으로 쓰는 게 무슨 문제가 되나. 왼쪽에 쓴 정상도 수두룩하다”며 “조문을 조금 늦게 간다고 문제가 되나. 지엽적·말단적 문제”라고 지적했다.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페이스북에 “윤 대통령에 대한 야당과 언론의 공격이 도를 넘어 국익을 해치고 있다”며“대통령의 외교 행보에 대해 초당파적 협력까지는 기대하지도 않습니다만, 비판하더라도 넘지 말아야 할 금도가 있다”고 지적했다. 윤 대통령의 사적 대화를 둘러싼 ‘막말 논란’에 대해서도 윤 의원은 “무심코 사적으로 지나치듯 한 말을 침소봉대했다”며 “야당은 대통령이 비속어를 썼다고 비난하는데, 눈곱만치라도 국익을 생각한다면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대통령실 “사적 발언, 외교 성과 연결 부적절”…국회 곳곳 공방
대통령실도 윤 대통령의 '이XX' 발언 논란에 대해 “어떤 사적 발언을 외교적 성과로 연결하는 것은 대단히 적절치 않다”는 입장을 밝혔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22일(현지시간) 자정 무렵 현지 프레스센터 브리핑에서 “지금 어떻게 해서든 대한민국 국익을 위해 힘든 일정을 소화하고 있는데 그런 어떤 일로 외교 참사를 언급하는 것 자체가 상당히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무대 위의 공적 말씀도 아니고, 지나가는 말씀으로 이야기한 것을 누가 어떻게 녹음을 했는지 모르지만, 진위도 사실은 판명을 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사적 발언이라고 해도 해당국 의회 관계자들이 불쾌감을 표할 수 있다’는 질문엔 “해당국이 어떤 나라를 얘기하는지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대통령실의 유감 표명에도 논란은 국회로 옮겨붙었다. 이원욱 민주당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 종료 직전 의사진행 발언을 신청해 “관련 상임위로서 우리라도 나서서 즉각적인 사과 성명이라도 발표하는 게 필요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윤호중 민주당 의원도 “외교적으로 대재앙이고 대참사”라며 문제를 제기했다.

그러자 국민의힘 소속 윤재옥 외통위원장은 “우리 대통령이 순방으로 외교 활동을 하고 있는 중이란 점을 감안해달라”며 “사실관계를 확인한 뒤 여야 간사들과 상의해 필요한 조치가 있다면 하도록 하겠다”며 회의를 종료했다.

김원이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 교육·사회·문화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한덕수 국무총리에게 질문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민주당은 이어 열린 국회 본회의에선 해당 발언이 담긴 영상을 재생하기도 했다. 김원이 민주당 의원은 이날 교육·사회·문화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한덕수 국무총리를 향해 “이 동영상을 보았나. 현지에서 (관련) 보고가 없었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한 총리는 “어떤 내용을 명확하게 들은 사람들은 좀 드문 것 같다”며 “무슨 얘기인지 명확하게 들리지 않는다는 분들도 많다”고 답했다.

이어 김 의원이 사과를 요구하자, 한 총리는 의아하다는 듯 “제가 사과를 해야 하는 거냐”라고 되묻기도 했다. 김 의원은 재차 “왜 (한·일 정상 회담에) 태극기 설치를 하지 못했느냐”고 따졌으나, 한 총리는 “풀어사이드(pull-aside·약식회담)에서도 만날 수도 있는 것 아닌가. 그런 경우에는 (태극기가) 없다”며 물러서지 않았다.



오현석.정수경.조수진(oh.hyunseok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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