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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38곳서 반전시위…국외 탈출 러시, 항공권값 3배 뛰어


21일(현지시간) 러시아 벨리키 노브고로드에서 열린 국가 탄생 1160주년 기념식에서 연설하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AP=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 21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전쟁을 위한 예비군 부분 동원령을 발표하자 지난 2월 24일 개전 후 처음으로 러시아 전역에서 반전 시위가 벌어졌다. 동원령을 피해 국외로 빠져나가려는 이들로 항공편이 매진됐다.

러시아 인권단체 OVD-인포는 이날 ‘부분적 군 동원령’이 발동된 뒤 수도 모스크바 등 38개 도시에서 반전 시위가 벌어져 하루 동안 1500여 명이 체포됐다고 밝혔다. 모스크바 검찰청은 시위를 조직하거나 참여하는 경우 최대 15년형에 처할 수 있다고 경고했지만, 수많은 사람이 거리에 나와 “전쟁 반대”를 외쳤다.

군 동원령에 반대하는 온라인 청원에는 하루 만에 30만 명이 넘게 서명했다. 수감 중인 반체제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 측이 실시한 긴급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절반 이상이 군 동원령에 반대했다고 뉴욕타임스가 전했다.

또 ‘팔 부러뜨리는 방법’ ‘징병을 피하는 방법’ 등에 관한 검색량이 구글과 러시아 검색 사이트 얀덱스에서 급증했다. 전쟁이 발발하기 전에도 입대를 회피하기 위한 뇌물은 성행했지만, 앞으로는 훨씬 더 흔해질 것이라고 영국 가디언은 보도했다.

‘푸틴의 입’으로 불리는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의 아들 니콜라이 페스코프(32)도 징집을 거부했다고 영국 데일리메일이 전했다. 이날 러시아의 반정부 유튜브 채널인 ‘인기정치’의 진행자는 라이브 방송에서 니콜라이에게 전화를 걸어 자신을 ‘모스크바 입대 사무실 담당자’라 소개하며 니콜라이에게 징집을 통보하자 니콜라이는 이를 거부했다.

이날 모스크바에서 열린 징집령 반대 시위. [AP=연합뉴스]
이날 러시아 밖으로 탈출하려는 사람들로 인해 무비자로 갈 수 있는 튀르키예 이스탄불, 아르메니아 예레반,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 아제르바이잔 바쿠 등의 직항편은 매진됐다. 구글 플라이트 데이터에 따르면 모스크바에서 이스탄불로 가는 편도 요금은 이날 7만 루블(약 160만원)로, 일주일 전 2만2000루블(약 50만원)의 3배 이상으로 치솟았다.

항공편을 구하지 못한 사람들은 육로를 찾고 있지만 이마저도 여의치 않다. 러시아와 국경을 맞댄 5개 유럽연합(EU) 회원국 중 4개국(폴란드·라트비아·리투아니아·에스토니아)이 지난 19일 자정부터 러시아 관광객 입국을 대부분 허용하지 않기로 했다. 일부 러시아인은 서유럽에 가기 위해 핀란드 국경으로 몰리며, 이날 핀란드 국경에 차가 즐비하게 서 있는 영상이 소셜미디어(SNS)에 퍼졌다. 핀란드는 이달 초부터 러시아인 관광비자를 기존보다 10분의 1 이하로 줄여 핀란드행도 쉽지 않다.

유럽 주둔 미 육군사령관을 지낸 벤 호지스는 “러시아 예비군이 제대로 훈련받고 장비를 갖추고 조직돼 우크라이나에 배치되기까지 수개월이 걸릴 것”이라며 “우크라이나군이 계속 반격하고 있기 때문에 (러시아군의) 대규모 포병 지원이 없다면 새로운 병사들은 올겨울 춥고 습한 참호 속에서 총알받이가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고 뉴욕타임스가 전했다.

블라디보스토크 한국총영사관은 22일 홈페이지에 “예비군 동원령 발효로 러시아 각지에서 시위가 발생하고 있어 교민들의 신변 안전에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며 “집회 참가 및 집회 장소 배회를 삼가고 다중 밀집지역 방문도 자제해 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어 “통행 중 주변에서 갑작스러운 시위 또는 시민들의 돌발 행동이 발생하면 신속히 현장을 이탈하고 외출 시 여권을 반드시 지참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박소영(park.soyoung091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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