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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여왕 추도 호주 임시공휴일에 곳곳서 군주제 폐지요구 시위

영국 여왕 추도 호주 임시공휴일에 곳곳서 군주제 폐지요구 시위

(시드니=연합뉴스) 정동철 통신원 = 영국 여왕 엘리자베스 2세를 추도하기 위해 호주 정부가 임시 공휴일로 지정한 22일 수도 캔버라 등 호주 곳곳에서 군주제 폐지를 요구하는 시위가 동시다발적으로 벌어졌다.



호주 공영 ABC방송은 이날 캔버라 외에 시드니와 멜버른, 브리즈번 등 전국 주요 도시에서 수천명의 시민들이 참가한 가운데 군주제에 반대하는 시위가 열렸다고 전했다.
특히 캔버라에서는 엘리자베스 2세에 대한 공식 추도식이 열리는 가운데 일부 시민들이 여왕을 식민주의·인종학살·약탈의 상징적인 인물로 규정하고 군주제에 대한 비판과 폐지를 요구하는 시위에 나서 눈길을 끌었다.
멜버른 지역에서 시위를 주도한 인권 단체 '원주민 저항 전사들'은 성명에서 "인종 차별에 기반한 식민 제국주의에 항거하며 이것이 호주 원주민들에게 끼친 해악을 잊지 않는다"며 "여왕의 죽음을 슬퍼하는 동시에 그녀의 군주제가 강탈한 신성한 땅과 역사, 사랑하는 아이들과 생명 등 잃어버린 모든 것들을 애도한다"고 밝혔다.
시위대는 또 군주제 폐지를 통해 호주의 땅을 진정한 주인인 원주민들에게 돌려주고 이들의 복지와 인권을 보장하라고 요구했다.
아울러 여왕의 죽음에 앞서 영국 제국주의에 의해 고통 받은 호주 원주민들의 역사를 기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시위 참가자는 영국 국기인 '유니언잭' 부분을 지운 호주 국기를 들고 나와 공화국 전환을 요구하는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시드니에서도 도심 타운홀 광장에 수백명이 모여 군주제 반대와 원주민 인권 신장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특히 감옥에 수감된 원주민들의 극단적인 선택과 관련해 정부가 특단의 대책을 마련할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브리즈번에서는 비가 오는 중에도 군주제 폐지와 공화국 전환을 요구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한 원주민 시위 참가자는 "영국 제국주의에 의해 이식된 식민체제는 고쳐 쓸 수조차 없을 지경"이라면서 "이제 공정과 책임에 기반한 공화제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그는 또 "이 시대에 엘리자베스 2세의 죽음을 처음부터 끝까지 보도하는 호주 언론의 행태는 실망스럽기 그지없다"고 덧붙였다.
일부 시위대는 군주제 철폐와 공화제 전환을 주장하며 호주 국기를 불태우기도 했다.
영국의 식민지로 출발한 호주의 명목상 국가원수는 아직도 영국 왕실의 대표자이며 현지에 총독을 대리인으로 두고 있다.
dcj@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정동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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